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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런건 다 알아 듣는다구....


BY 은지~네 2008-05-28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거꾸로 말하면 말 한마디로 평생 원수가 될수도 있고

목숨을 잃는 수도 있다.

그만큼 말이란 매우 중요하며 또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사이 아이들을 보면 말들이 점점 거칠어져 가는 것을 느낀다.

전에 한국에 살 때 밖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아~ 이년아! 그러면 말을 했어야 할 것 아니야.\"

마치 중년의여인이 자신의 딸에게 하는 소린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문을 열고 보니 .....

 

아구야~~~~

우리 딸아이의 친구가 우리아이에게 하는 말이었다.

\"아니 이게 누구야? 나는 어떤 아줌마인가 했네.\"

하고 내가 말하자,

그 아이는 놀라서 고개만 숙이고 달아 났고,

집으로 들어 온 우리딸은 나에게 혼이 났다.

그러지 않아도 학교에서

학교아이들이 저희들끼리 욕으로 대화하는 소리를

신물이 나게 듣고 있었던 나였다.

 

얼마전부터 우리가 자라면서 욕이라고 생각했던 언어들이

아이들에게는 더이상 욕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착하고 반듯하다고 생각했었던 아이들의 입에서도

욕은 거리낌없이 튀어 나왔다.

특히나 인터넷이 보급이 되고

채팅이 만연해지자 욕은 급속도로 확산이 되었다.

저희들끼리 욕하는 것만 가지고는

아이들의 가정교육을 논할수 없을 정도였다.

아무리 야단을 쳐도 소용이 없었다.

저희들의 말로는 그냥 대화하는 것이란다.

아이구 두야~~~~

 

그러다가 이곳 미국에 왔다.

영어로 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나에게는

아이들의 언어를 지도 하는 것이 가장 큰일이었다.

세계 어디서나 아이들은 욕부터 배워 가지고 오니,

부모가 알아야 야단을 칠 것이 아닌가 말이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줄 모르고 있다가

이제는 알아 듣고 야단을 치는데....

이것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곳 미국도 점점 자랄수록에

욕이 판을 치고 있다.

어려서는 야단을 치면 되었지만

크다보니 점점 부모의 눈을 피해서 하기 때문이다.

가끔 아이들의 주고 받는 메신저를 통해서 보면,

욕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렇다고 남의 자식을 내가 야단 칠수도 없고...

한국에서야 그래도 선생이라는 타이틀로라도 먹힐 수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말 더듬거리는 아줌마가 어쩌랴.

 

내가 우리아이들에게 고운말을 쓰라고 강조를 하자,

놀러 온 둘째의 친구가 나에게 말한다.

\"우리엄마는요, 내 동생들이 욕을 했을 때요.

입에다가 비누를 물고 있게 했어요.\"

이렇게 강력한 엄마도 있다.

그렇다.

오래 전에 미국에서는 나쁜말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교사가 수돗가로 데려가서 입을 비누로 씻어 주었었다.

지금이야 경고나 다른 벌칙을 가하지만....

그래도 욕은 더 늘어만 가고 있다.

 

문제는 아이들이 지네끼리만 있을 때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나라사람이면 못알아 들을 줄 알고

그 사람들에게 거리낌없이 하니 문제다.

전에 한국에서 군인으로 근무했었던 사람이 우리에게

\"니미 씨 세기 가 무슨 말이냐?\" 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누가 너한테 했냐고 물으니까,

자신에게 한 말은 아니고 단지 한국사람들이 미군기지안에

일하러 와서는 자기네끼리 싸울때 하던 말이란다.

처음에는 나도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고 하다가

나중에 우리남편이 알아듣고는

나쁜말이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하였다.

미국에도 똑같은 욕이 있다.

그러나 그 말을 어찌 해 줄수 있으랴.

거의 이십년이 다 되어 가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아직도 기억하는지...

그 말을 직접 들었다면 나중에 뜻을 알게 되었을때,

얼마나 화가 날까?

우리가 입조심을 해야 하는 대목이다.

 

얼마전에는 인터넷으로 상대방과 대화를 하면서 하는

엑스박스란 게임을 하고 난 우리 둘째가 말한다.

\"엄마! 나 방금 한국아이랑 게임하고 있었어.\"

\"어떻게 한국아인줄 알았어?\"

\"응~~ 처음에는 영어로 말했는데, 잘 못알아 듣겠어서

가만히 게임만 하는데 한국말이 들리더라구.\"

\"그래서? 아니 지금 걔네들은 새벽인데 안자?\"

\"몰라, 그리고 내가 한국말로 말하니까 걔네들이 놀라던데?

그러면서, 어? 한국말 할 줄 아네? 그러더라구.\"

\"그래서?\"

\"뭘 그냥 같이 게임 했지. 한국말을 하면서...\"

아이구~~ 정말 다행이다.

 

얼굴도 안 보이고 소리만 들리는 인터넷상이다.

서로가 상대방이 못알아 들을 줄 알고,

나쁜말이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같은 한국아이들끼리 나쁜 감정을 갖게 되고

이것은 나중에 알게 모르게 서로 반목하는 결과를 갖게 될것이다.

\"그것 봐라, 안 보이더라도 항상 조심해야 해.

걔네들이 네가 못알아 들을줄 알고 한국말로 욕했으면 어땠겠어?

그리고 너도 영어 잘 못한다고 영어로 욕했으면 어땠겠니?

어느나라 사람이나 가장 먼저 알아 듣는 것이 욕이란다.

그러니 항상 말 조심 해. \"

\"엉~~~~\"

그러면서 지니한테

\"비치.\" 라고 한다.

\"또~~\"

\"엄마, 지니는 개야. 비치는 개란 말이야.\"

\"그래도 지니도 알아 듣는다. 하지 말아.\"

\"치~~ 엄마는 지니를 사람으로 생각 해.\"

\"예전에 할머니께서 말하시기를 개도 말만 못할 뿐이지

다 생각이 있다고 하셨다. 개한테도 말 조심해!\"

 

슬그머니 꽁지를 내리고 자기방으로 들어 가는 둘째에게 말한다.

\"언제나 입조심 해. 사람은 물론이구 개도 다 알아 듣는다.\"

 

그럼,  그런건 누구나 다 알아 듣는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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