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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90

보이스피싱 그 후..


BY ㄴㄴ된장녀 2008-05-28

==> 나는 이렇게 당했습니다. 마지막 편,

 

5월 8일? 여기서부터 날짜에 별 의미없음은..

사건을 당하고 황당하게 넋을 놓을 겨를도 없이 너무 바쁘게 돌아간다

주문. 또 주문..

누가 주문을 했고 어떤 물건을 주문하고 어디로 보내야 되는지..

그것만으로도 나의 한계는 벗어나 있었고 자잘한 메모할 일도 없어졌다.

 

간간이 손님이 찾아온다.

 

손님1, 꼬치동창,

중1때 동창이 블로그뉴스 읽고 찾아왔다.

1학년 5반, 이ㅇ숙, 맨 앞줄에 앉은 반곱슬, 조그만 꼬맹아이, 

노란 눈동자가 유난히 똘똘했고 악바리처럼 책을 붙들고 열심히 공부하던 아이,

방과 후에 모여 연극을 하곤 했는데

학교 단체로 영화를 보고온 다음날은 꼭 영화흉내를 내곤 했다.

그때 연극에 탁월했던 주동자 이ㅇ자, 이 아이(?)는 지금 원로 연극인으로

경주문화원을 지키는 터줏대감이 되었다.

목소리 걸걸한 내게 돌아온 역할은 언제나 할배, 교장샘 역할이였다.

 

\'느티나무 있는 언덕\' 학교 방송에.. \'용문아~ 용문아~~\'  부르는  할배역할을 했는데

\'콜록콜록 해~숫병이 고질입니다~ 콜록콜록 \' 기침소리가 쪽팔려

그 장면만 나오면 \'콜록콜록\' 말로 읽었다.

나 때문에 안달이 난 국어샘이 급기야 기침을 대신 해주셨다.

 

ㅇ숙이는 그때를 기억하고 나를 찾아왔지만..

나는 너무 경황없어 전화번호를 외우기는 커녕 메모도 못했다.

(ㅇ숙친구는 이 글 보거든 다시 전화해~  안그러면 잊어뿌린다)

 

학교 샘으로 반평생을 늙었다며 최근에 명퇴했고 딸을 시집 보냈단다.

내게는 그저 가마솥에 불질할 일꾼이다.  반갑다 친구야~ 콩솥에 불 때거라, ㅎㅎ

소중한 추억 속의 친구를 찾았다. 

이 또한 보이스피싱이 날 유명하게 해 준 덕분이지..

 

손님2,  진짜선교사,

블로그뉴스를 읽고 찾아온 진짜선교사님 부부, 목사님 부부..

그분은 진짜 필리핀에서 선교하는 선교사님, 너무나 안타깝고 공감하고..

마닐라 한인회장 부부를 잘알고 있으니 그 진범을 찾는데 도움을 주겠단다.

\'오명근\' 필리핀에서 10년 전쯤 호텔업에 종사했답니다.

교민회엔 전 교민들의 연락망이 있을테니 꼭 잡아주세요.

\"예, 꼭 잡아 드릴께요. 마닐라에서 경찰 고위간부도 아는사람 있습니다. 오명근.오명근..\"

 

나는 내 명함 뒤에다 오명근의 이름과 안*성의 이름. 그리고 피해 당한 내용을

깨알같이 적어 진짜선교사님에게 건네줬다.

그리고 담당형사한테 전화했다. 

 

나: ㅅ형사님, 있잖아요.. 필리핀 마닐라에 진짜선교사님 풀어서

오명근이 잡을수 있어요. 교민회장을 잘 안대요. 그럼 그사람 잡을수 있거든요~;

# ㅅ형사 : 외국에 있는사람을 우리가 어떻게 잡아요?

나: 잡아도 소용없나요?

# ㅅ형사: ...

나: .. (무신 형사가 이따구고?)

 

..

5월 9일, 서울갔던 엄마가 내려 오셨다. 외삼촌이 마중 나가 무지 바쁘게 돌아가는 나를 배려하여

(삼촌은 내가 아직도 필리핀 선적문제로 바쁜줄 알고 계심) 엄마네로 직행했다.

어버이날 선물겸 무사 귀향한 엄마에게  헐렁한 봉투를 내밀며

\'엄마~  적지만 이거.. 맛있는거 사 묵어요. 히힛\'

엄마: 인녀이 (울엄마의 애칭 \'이년이\') 돈벌었다고 재찍해가 (거만스러움) 전화도 안받고..

나: 그래, 엄마 내 재찍~하다 (배를 불쑥 내밀고 디뚱대뚱) 으하하하

 

그간의 정황을 엄마한테 대충 얘기함. ~!@#$$%^^&

 

..

마침 금요일 오후,  3일 연휴가 시작되는 시간임으로 짬을내어 엄마와 한담을 하고 있는데

(토요일 배송 못함, 일요일 배송 못함, 월요일 석가탄신일)

전화가 띠리리리~

 

# 안녕하세요. 저 안*성입니다. 사모님 저 통장 풀어주세요..

좀전에 사모님 카페에 들어가 봤는데 속으실만 하더라고요..

나: 예, 맞습니다. 나는.. 예수, 선교, 선교사.. 하면 무조건 약합니다. 그래서..

 

# 그러니까 저도 풀어주세요.. 주거래 통장인데 이렇게 막아 놓으시면..

큰돈도 아니고 이백사십만원으로..

나: (열받음) 아저씨, 댁한테는 작은 돈이지만 내게는 전재산이거든요~

작은돈 그거 주세요~  그럼 풀어드리께요. ㅜㅜ /

 

# 그건 말도 안되죠~  제가 왜 돈내줍니까?

사모님이 제통장 풀어주시면.. 저도 그사람들 잡는데 도움을 드릴꺼고..

아니면.. 저도 협조 안할랍니다.

나: 맘대로 하세요. 난 그냥.. 내돈 받으면 풀어 줄랍니다.

 

# 툭/  전화끊음.

..

 

잠시 후.. 다시 띠리리~

# 사모님 저 안*성입니다. 필리핀에서 또 전화왔습니다.

나: 으와! 그래요? 머라꼬?

 

# 또 통장 빌려달랍니다. 내일부터 또 연휴잖아요.

나: 오모모모~  그럼 통장번호 불러줘서 유인을 해야죠.

 

# 싫습니다. 이제 더이상 이일에 연루되고싶지 않습니다.

경찰에 담당형사한테는 얘기했습니다.

나: 형사가 뭐래요?

 

# 외국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잡냐그래요..

나: 그럼.. 수수방관하겠다 이겁니까?

나: (열받아) 인터폴 있잖아요!  뭐 한답니까?

# 중요 경제사범이나 살인자만 잡는답니다.

나: 뜨아.......................

.. 

 

그날 후.. 열흘이 가고..  보름이 가고..  5월이 다 가는데

안*성은 전화도 없고 더이상 통장을 풀어달라 아우성도 않고,

담당형사는 전화 한통 없다.

 

일이 진행되고 있기나 하는건지..............

 

 

.. 보이스피싱, 연휴를 이용하더군요. 소규모 장사를 생업으로 하는 님들..

조심, 또 조~심하세요.

 

** 사건 후 시일이 지남으로 날짜에 차질이 있을지 모르나

위의 긴긴 내용은 내가 당한 실제상황입니다.

특히 나처럼 무조건 믿는 님들은 조심 또 조심하세요. 선교사도 가짜가 있습니다.

연휴를 조심하세요.

 

 그동안 긴글 읽어주심 고맙습니다.

 

`08, 5,23, 토함산 된장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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