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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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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이 흘러 간다


BY 영롱 2008-04-28

눈부신 아침이다.

하얀 풍선을 잔뜩 공중에 띄워 놓은듯 하던 벚꽃길

그 아찔한 길은 이제 연두빛이 짙어 녹색이 되어 간다.

아침 방송에서 어떤 연예인이 제대를 했다더니, 카키색 카고 바지가 꺼내

입고 싶은 아침이다.

씩씩하게 두 팔을 저으며 걸어간다.

사월이 흘러간다. 반짝반짝 인공 호수에 은비늘을 단 파문처럼...

언제부턴가 철쭉은 여러 가지 색깔로 피기 시작했다.

흰색, 빨강, 분홍, 진분홍 심호흡을 하면 향기가 가슴에 빨려들어와

쓸쓸함을 달랜다.

왠지 막 힘이 나는 아침이다.

나락에서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처럼...

걷기를 마치고 운동 기구에 올라서서 허리를 크게 돌린다. 빙빙빙...

허리를 비틀며 우울을 비틀어 댄다.

머릿속 수많은 생각을 비틀어 댄다.

그 누가 비틀어도 비틀대지 않는 돌처럼  묵묵히 견디기위해,

나는 나를 비튼다. 운동 기구에서 정해진 시간을 초과하며...

스트레칭을 한다. 한 때는 누가 볼까봐 하지 못했던 스트레칭을 쭉쭉하면서

뻔뻔해진 나를 더욱 쭉 펴 댄다.

 

\"목소리가 어쩜 그대로야.\"

이사 오기 전에 듣고 처음 듣는 전화기 속 목소리...

아직도 나를 기억하는 몇몇 사람들이 있었다.

이제는 정든 사람을 만들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가끔, 이렇게 불쑥...

 

나무 가지를 모두 쳐낸 길을 걸어서 집으로 온다.

횡하다.

간신히 잎사귀 하나 매달렸다.

\'무슨 마지막 잎새도 아니고...\'

사월이 흘러 간다.

잔인한 사월이 가고, 계절의 여왕 오월이 오면, 나도 여왕처럼 멋지게

살아갈 것이다.

성공을 할 것이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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