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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다


BY 달맞이 2008-04-23

사랑에 빠졌다.

그립고 그리던 그시절 그자리에 돌아와 나는 사랑에 빠졌다.

늦은 나이에 눈에 보이는것이 없다는 몹쓸 사랑에 빠져 버렸다.

누가 뭐라도 하던지 나는 돌아갈 생각이 없다.

아니, 돌아가고 싶어 질까봐 두렵기까지 하다.

그저 매일 매일 조금더 뜨겁게 사랑하고 싶다.

 

지난 3월 방송대에 입학을 했다.

지난 20여년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26년 만에 교과서도 받았다.

학번이라는 것도 생기고 스터디 라는 것도 해보고...

이건 대학 1학년이 아니라 초등학교 일학년 기분이다.

나이 어린 선배님도 있고 나이어린 동기도 있다.

 

같은 뜻을 갖고 모였다는 그 기쁨에 우린 \'우리 만남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 고 외친다.

행여 지쳐 포기 할까봐 작은것 하나 하나 챙겨 주시는 선배들...

사소한 유인물 까지 빠뜨리지 않고 챙겨주는 학우들..

 

먼지 앉고 녹슬은 기억의 창고에서 단어들을 꺼내어 오기도 하고, 생소한 단어는 열번을 들어도 못알아 듣지만 그래도 그자리에 앉아 있다는 자체가 기쁨이다.

\' 그래 맞어. 이건 고등학교 때 들어 본거야.\'

\'도대체 뭐라고 하는거야. 한국말인데 왜 못알아 듣겠지?\'

30분 공부하고 두시간은 쉬어줘야 하는 머리 이지만

그래도 순간 순간이 행복이다.

 

3월말엔 시험이란걸 쳤다.

시험지 받아 드는 순간 나는 기억 상실증에 걸리고 말았다.

10여분을 가만히 앉아 있다가 겨우 겨우 아는 단어 몇개 적어놓고 교실을 빠져 나왔다.

논술 형식으로 쓰라는데 그넘의 논술 배운적이 있어야지...

핑계 아닌 핑계다. 기초도 없이 공부 하겠다고 덤빈 결과 인가보다.

그래도 시험 끝났다고 할건 다한다.

풀긴 긴장감에 그냥 갈수 없다 하여 술 한잔 씩 하고 늦게 헤어 졌다.

 

아들 녀석 대학 들어 가고

\'너는 술마시러 대학갔냐?\' 했더니 내가 그 꼴이 났다.

그래도 대학 생활이라 할건 다 해야지 않겠는가?

 

늦게 시작한 공부에 어린 동생들 따라 가려니

뱁새가 황새 따라 가는 꼴이다.

이러다 제풀에 포기 하는 일은 없어야 할텐데...

 

이렇게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새는 줄 모른다더니

출장간 남편도 가끔은 잊어 버리고

군대간 아들 녀석도 깜박 깜박하고...

이런걸 눈치 챘는지 아들 녀석 편도선 수술한다고  아들 있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에고... 얼마나 대단한 일 한다고

아들 녀석 수술했다는데 가보지도 않고 못된 계모가 되고 말았다.

토요일 시험 끝나고 갈께 하면서..

 

졸업하면 나이 50이라 뭘 하겠다는 계획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저 순간 순간의 즐거움이다.

앞으로 4년간 나는 심심해서 우울증 따윈 걸릴일은 없을것 같다.

매일 매일 할일이 있어 행복하고

매 순간 순간 살아갈 목표가 있어 즐겁다.

시험이 과제물이 주는 긴장감도 즐길만 하다.

 

생각했던 것보단 훨씬 어려운 공부 이지만

과락 않고 4년 안에 졸업하는 쉽지만 어려운 목표를 가지고

하루 하루 사랑을 하련다.

내 삶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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