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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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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노래하며(2)


BY 오월 2008-03-18

주민등록증이 말소되 듯 그렇게 번호판을 떼어 시청에 반납하고 한 대의 장비가

외국으로 떠나고 오늘 그래도 우리 사무실에서 가장 값나가는 또 한 대의 장비를

팔았다. 사람이 듯 그렇게 스다듬어 보았다.

마음으로 미안하다고 하지만 훗날을 위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고

혼자 중얼거리며 작은 경비행기가 곧게 그어가는 푸른하늘을 올려다 본다.

장비를 사가는 사장님이 오셨다.

남의집에서 장비기사로 63세가 되었다는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둘이서 아직 미혼인

자식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모아둔 결혼자금을 들고와 장비대금을 치룬다.

월급이 나오지 않는 남의집 살이 우리 장비를 사시며 희망을 꿈꾸고 계실것이다.

난 장비를 팔아야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지만 장비를 사시지 말라고 죽어라 말렸다.

 

아홉시 뉴스에 레미콘 한 차가 팔려나가면 18만원이 손해라는 그 말을 난 이해

하고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사를 태우는 것과 내가 직접하는 차이는 있겠지만

63세의 노인이 나름 거금을 들여 장비를 사며 희망을 노래하기엔 너무나 현실에

어두워 계신 듯 하다. 하지만 그분의 꿈도 내가 꺾기는 역부족 이다.

한달을 끌고가면 적은 적자가 1년을 끌고가면 많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누군가에게 실없는 사람소리 들어본적 없고 신용잃어 본적 없고 형제들 많아

지금것 힘들어도 \"누나,힘들면 얘기해 나 얼마쯤 모아뒀거든\"

늘 이런 지원자들 곁에 있었든 탓에 하나하나 늘려가며 지금에 올 수 있었다.

하지만 다섯이나 되는 내 남동생들 모두 실업자 된 지 오래다.

목을 조여오는 위기감 속에서 내가 지고있는 빚을 맨 먼저 생각한다.

아직 동생들에게 가져다 쓴 돈도 갚아주지 못했고 사무실 부지를 매입하며 받은

대출금도 장난이 아니다.

 

은행빚이 무섭다.

형제들은 그 힘든 IMF 때도 누나를 믿고 봐주고 응원해 줬으니 우선 미루고 장비

판 대금을 들고 은행을 찾았다.

눈물나는 속에서 웃음을 웃고 돌아왔다.

부지점장님과 과장님이 나오셔서 로또에 당첨됐느냐는 농담을 하시며 절대 상환을

못한다 하시며 약속한대로 돈을 써달라며 사정을 하신다.

얼굴은 웃고 속으로는 울고 일단 마이너스 통장을 막아놓고 돌아왔다.

난 내가 이렇게 부자인줄 몰랐다.

내가 어려워져도 내 재산을 모두 팔아 그동안 우리를 믿고 도와준 시댁가족이나

친정가족이나 은행이나 하나도 피해 주지않고 감사한 마음담아 그동안 도와주셔서

가슴따뜻하고 행복했노라고 말하고 갚아 줄 수 있는 능력되고 내 몸 건강하고 남편

건강하니 아직도 난 정말 부자다.

힘들어 지니 남에 돈이라도 빌려서 그렇게 늘리고 싶어하던 장비에 대한 욕심을

완전히 버린 남편 우선 남에 돈부터 빨리 갚으라고 성화다.그 마음 쓰리고 아까운

것 나는 안다. 하지만.....

 

그런 남편이 너무 좋다.

내것 아니여도 세상에 예쁘고 좋은 것 얼마나 많은데 슬쩍 지나가며 \"우리 마누라

요술쟁이 같아 뭘 이렇게 뚝딱 먹을걸 만들어내지?\" 남편이 건낸 한 마디에 난 못만드는

음식을 행복한 마음으로 잘 만들려 애쓰고 아내 믿고 부른배 내보이며 흐뭇한 표정짓는

건강한 남편 있고 그러면 됐지 우리둘이 그랬다.

폐지를 주워 팔아서라도 우리가족 행복하게 살 자신있다고....

힘들어도 우리 다같이 희망을 노래해요.

까짓것 지금까지도 살아왔는데 앞으로를 못살까.

또,다시 시작하는 거야.

산다는 것은 참 재미난다.

아무것도 없었든 빈털털이가 그래도 제법 이루어 봤고 열심히 최선을 다 해 살았으니

후회도 없고 나 나름 성공한 인생이라 자부하며 희망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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