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 30분 까지 오라는 문자를 받았기에
여유있게 가자 싶어 간만에
결혼식 직전에 사 입었던 정장을 입어보았다.
잘룩해진 스커트.
어쩌면 그 시대 유행이었는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살들을 살짝 구겨 넣은 채 꾹꾹 올려보니
제법 자크가 잠겨진다.
지난 가을에 앞집으로 부터 얻어놓은 부츠를 신으니 촌티?는 겨우 면한 모습이다.
\"나 예전의 직장 동료 결혼식이 있어서 나갈거야~~~\"
매일 붙어살다시피한 남편 끄떡끄떡거린다.
\'제발 훌훌 아침이면 나갈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11명 모집에 세상에~~
자그마치 89명이 응시했단다. 결시생은 거의 없고.
뭐 대단한 직장이라고...
겨우 8,90만원 월급에
대졸, 대학원졸, 다양 화려한 경력자.....의 응시생이란다.
그 인원 수에 겁에 질려버렸다.
\"특수교육보조원의 역할이란? 무엇입니까?\"
공통질문에
\"화려한 이력들을 살펴보면서 이 보수에 이런 직종에 근무할 수 있겠습니까?\"
돌아가며 면접관들은 개별질문을 해댄다.
매번 느끼지만, 면접자의 위치에서는
왜 그렇게 묵묵부답, 답변이 빈약했던지...
내가 말을 이렇게 잘 못하는 사람인가? 자괴감이 들었다.
간만에 아주 오랫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 면접대기실에서...
그는 20여년의 경력에
난 10여년의 경력에 5년 재택에 이런저런 파트에
얼마나 말을 잘하는 사람이냐? 얼마나 성실한 답변을 하느냐?
소시쩍엔 나도 면접관이었는데....피식 웃음이 나왔다.
면접자가 되고 보니 어찌이리 언어함량미달인가 싶다.
아~~그냥 하늘의 운명에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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