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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33

면접을 보고서...


BY 늘봄 2008-01-29

1시 30분 까지 오라는 문자를 받았기에

여유있게 가자 싶어 간만에

결혼식 직전에 사 입었던 정장을 입어보았다.

잘룩해진 스커트.

어쩌면 그 시대 유행이었는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살들을 살짝 구겨 넣은 채 꾹꾹 올려보니

제법 자크가 잠겨진다.

지난 가을에 앞집으로 부터 얻어놓은 부츠를 신으니 촌티?는 겨우 면한 모습이다.

 

\"나 예전의 직장 동료 결혼식이 있어서 나갈거야~~~\"

매일 붙어살다시피한 남편 끄떡끄떡거린다.

 

\'제발 훌훌 아침이면 나갈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11명 모집에 세상에~~

자그마치 89명이 응시했단다. 결시생은 거의 없고.

뭐 대단한 직장이라고...

겨우 8,90만원 월급에

대졸, 대학원졸, 다양 화려한 경력자.....의 응시생이란다.

그 인원 수에 겁에 질려버렸다.

 

\"특수교육보조원의 역할이란? 무엇입니까?\"

공통질문에

\"화려한 이력들을 살펴보면서 이 보수에 이런 직종에 근무할 수 있겠습니까?\"

돌아가며 면접관들은 개별질문을 해댄다.

 

매번 느끼지만, 면접자의 위치에서는

왜 그렇게 묵묵부답, 답변이 빈약했던지...

내가 말을 이렇게 잘 못하는 사람인가? 자괴감이 들었다.

 

간만에 아주 오랫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 면접대기실에서...

그는 20여년의 경력에

난 10여년의 경력에 5년 재택에 이런저런 파트에

얼마나 말을 잘하는 사람이냐? 얼마나 성실한 답변을 하느냐?

소시쩍엔 나도 면접관이었는데....피식 웃음이 나왔다.

면접자가 되고 보니 어찌이리 언어함량미달인가 싶다.

 

아~~그냥 하늘의 운명에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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