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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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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죽과 산천어 축제


BY 레떼 2008-01-18

 

 

 

춘천댐을 지나 화천으로 향했습니다.
겨울강은 얼은 물표면위 쌓인 눈으로
거대한 하얀 운동장같습니다.

북한강 물줄기따라 빙어낚시하느라
사람들이 군데군데 까맣게 몰려있습니다.

우린 화천에 어죽 잘 한다는 집을 찾아
점심 한끼를 채우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늦은 점심이라 벌써 배에서 꼬르륵 꼬르륵~
도대체 죽 한그릇으로 채워질것 같지 않아
죽한사발을 제안한 친구에게 은근히 화가 치밀며,,
겸연쩍게 친구에게 묻습니다.
\"그 집엔 어죽밖에 안파냐?\"
\"응\"
\"그럼 죽은 한그릇 이상 먹을수 있는곳이냐?\"
\"아니,딱 한그릇 나와\"
덩달아 함께한 몇명의 친구들까지
머라 그 기분을 표현할수가 없습니다.
그저 별말없이..말을 해도 웃음을 잃은채
그렇게 그 집을 들어섭니다.

배는 고프고 먹어도 션찮을것 같은 죽한사발을 생각하니
발걸음이 가볍지가 않습니다.
우거지상을 하고 들어서는,미인(?) 사총사를 쥔장은
먼길을 온 우리들을 반기듯 미소가 아름답습니다.

차림표도 보지않고 \"어죽 4인분\"하고 친구가 외칩니다.
이그 젠장,,
우리는 그렇게 외치는 친구가 미웠습니다..ㅎ

어죽 나오기전 나온 동치미 국물과 무우를 어석어석 애꿎게 씹어먹으며
시장한 배를,,아니 정말 곱창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제 어죽이 나오고..
다들 불만 가득한 얼굴로 말도없이 그냥 어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몇숟갈을 뜨고,,
무거운 침묵이 흐른 몇분뒤,,동시에 눈길들이 마주칩니다.
다들 콧물이 쫄쫄,,얼굴엔 환한 미소,,
드뎌 말문들이 터지며,
어머머 넘 맛있다가 연발입니다.
한국사람들 추운날 뜨거운 거 먹고 콧물 쭈욱 흘리면 잘 먹은것입니다..
우와 정말 맛있었습니다.
우리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은 친구의 부은간(?)..
후회없는 한판 굳히기였슴다.

우린 그렇게 어죽을 끝내고 해물전 한접시로 입가심하고,,
촌동치미 국물 한사발씩 마시고 흐뭇한 얼굴로,,
칭구의 탁월한 선택에 따봉을 외치며..ㅋ


그제사 세상이 보이고,북한강 줄기의 설원과 자연을 감상하는 여유를
부려봅니다.


오는길에 화천 산천어잡이 축제에 들려
구경만 할 우리가 아니죠!..
낚시도구를 사서 얼음구멍에 낚시를 드려봅니다.


산천어가 슥슥 돌아다니는 모습이 좁은 얼음구멍사이의
두 눈동자를 흥분케합니다.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좁은 얼음구멍안의 세상을 한참들여다 보다 눈을 들어보니
여기저기엔 가족단위의 즐기는 모습이 보기좋고,,부럽기까지합니다.
고기를 낚은 가족들의 함성이 얼음판을 가르며,,모두의 부러움을 삽니다.

고기는 잡지 못했지만,,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저녁놀 지는 산등성이를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길

그저 입가에 미소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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