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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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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원더걸스 좋아한다, 어쩔래


BY 휘발유 2007-11-28

엊저녁에 초등학교 대전분회의 모임을 가졌다.
식당에서 1차로 삼겹살과 소주를 마시는데
마침 친구 하나가 의미십장한 얘길 꺼냈다.

\"이제 다음에 만나면 우린 모두 50대가 되는구나!\"

그도 그럴것이 두 달에 한 번씩 만나는 터임에
이제 두 달 후인 내년 1월에 만나면 틀림없이
다들 한 살 씩을 더 먹는다는 어떤 \'원론\'을 제기한 것이었다.

\"그렇구나!\"
\"아~ 내가 어느새 50대라니?!\"

하지만 여자동창생 중 하나는 뜬금없이
말도 안 되는 허풍을 떨어
좌중을 포복절도하게 하였다.

\"숫자로는 오십일지 몰라도 암튼 내 나이는
새해가 되어도 서른 여덟이야.\"

그러자 한 친구가 의표를 찔렀다.
\"너는 어찌 된 애가 해가 갈수록 나이가 줄어드니?
 올 초엔 서른 아홉이라더니?\"

\"쟤는 동방삭이라도 되는 모양이지, 뭐.\"

아무튼 그렇게 웃고 떠들다가 40대 마지막의 밤을
1차로만 끝내선 서운하다는데
금세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하여 2차로는 모처럼 노래방에 갔는데
한 친구가 \'당돌하게도\' 요즘 인기절정인
원더걸스의 <텔미>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미쳤어!\"
\"맞아!\"

야심만만하게 노래를 시작한 친구는 그러나
중도에 \'텔미\'를 다 부르지도 못 하고 아예
노래방 기기에서조차 그 노래를 삭제하기에까지 이르렀다.

\"푸하하하~ 그럼 그렇지, 요즘 신세대들 노랠 중늙은이가 어찌 불러?\"
\"그러게 말야, 누울 자릴 보고 발을 뻗었어야지.\"

나는 어제도 내 \'18번\'인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친구여\'를 불렀는데
어제 희한한 현상은 과거엔 그리도 자주 불렀기에
얼추 귀가 따가울 지경이었던 가히 국민가요인 김수희의
\'남행열차\'를 부르는 친구가 단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하기야 요즘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신곡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만치 \'고루한\'
남행열차를 계속 부른다는 것도 실은
\'실정법 위반\'이자 지겹기도 할 터이겠지만 말이다.

요즘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라는
그룹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한다.

특히나 원더걸스의 \'텔미\'는 노래도 발랄하지만
그들이 선보이는 춤은 정말이지
만인의 어깨까지 덩달아 들썩이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텔미\'라는 노래가 어찌나 인기가
하늘 높을 줄 모르는가 하면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 거개가 그 노래를 개사하여
로고송으로 만들 작심이 대단했었다는 게 그 방증이라 하겠다.

여하튼 원더걸스의 \'텔미\' 춤사위에
나와 친구들 같은 중늙은이들도 더불어
흥얼거리며 따라하는 걸 보자면 노래엔
역시나 나이와 국경의 경계마저 없음을
새삼 천착하게 된다.

그래서 나 또한 \'텔미\' 춤을
배워보고픈 게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그랬다가 행여 아이들 눈에라도
띄게 되면 나이에 걸맞지 않게
주책을 부린다며 흉이나 보지 않을까
염려되어 이도저도 못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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