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부끄럽게, 얼굴 붉어질 일이다.
그러길래......
휴... 그놈이, 나쁜놈이네.
그럼에도, 고맙다고? 네 놈이 더 나쁜놈이네.
나쁜놈도 몰라보는 나쁜놈.
천천히 처음부터, 사정을 얘기하는 나쁜놈이, 왜이렇게 나쁜바보로 보이던지...
한숨이 나오는데, 참았다. 욕도 함께 나올것만 같아서.
\" 등신... \" 이라고, 맘껏 비꼴거 같아서.
시작은, 우습다.
힘 좀 있다는, 형님의 딸을 어린양아치녀석이 때렸단다.
힘 좀 있다는, 형님의 집앞에서 어린양아치녀석이 술을 마시고,
힘 좀 있다는, 형님의 딸을 발로 차고, 주먹질을 했단다.
힘 좀 있다는, 형님이 맞은 딸을 보고, 최초로 한 일이 우습다.
힘 좀 있다는, 형님이, 고작 힘없고, 배고픈 양아치에게, 전화질을 했단다.
\" 아 씨! 어떤 어린새끼가 우리 공주를 발로 차고 말야......
너 뭐하냐? 당장 와봐라! 아 씨! 뒷골 땡긴다. \" 라고 했다나?!
이 등신같은, 양아치가 술 마시다 말고 뛰쳐 갔단다.
눈동자가 풀려서는, 어스름한 밤길에 휘청 거리며, 골목길을 헤메다가...
힘 좀 있다는, 형님의 백설공주를,
매질했다는, 난쟁이만한 어린양아치를 드디어 잡았다나?!
잡아서 버릇을 고치겠노라며 패주고야 말았다니... 머저리지.
머저리를, 이용한 힘 좀 있다는 형님은 머저리는 아닌게다.
그러고, 잠이 오는지...
집에 들어가 잠을 잤단다.
잠을 잘 자고, 머리가 질끈질끈 아프면서,
발길질처럼 머리를, 한방씩 때리며, 간밤의 기억들이 떠오르더란다.
난쟁이만한 어린양아치를, 패주며 자기의 이름을 말했고,
경찰에 신고할테면 하라고, 친절하게 알려줬다나?!
경찰에서, 그를 모를까? 이용당한게 한두번도 아니고 말이다.
난쟁이만한 어린양아치는, 친절하게 알려준대로 경찰서에 갔고,
이름 석자를 말하며, 신고를 했고,
어린양아치의 부모들이 경찰서에 뛰쳐왔고,
합의도 필요없다고 소리소리쳤고,
머저리양아치는, 또 다시 경찰서에 쭈빗쭈빗 들어갔단다.
어린양아치의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노랗게 물들인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 합의 안해요! \" 라며,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치더란다.
그 여자 웃기는 엄마네.
드라마를 많이 보았나보네.
합의하자고 무릎을 꿇은것도 아닌데 재밌군.
정작, 길길이 뛰고 날뛰고 한던 어린양아치의 아버지는, 머저리양아치를
보자마자 얼굴을 가리고 도망치듯 경찰서 밖으로 나가버렸다네.
머저리양아치를, 보고 도망을 쳤다니... 알만 하군.
부모와는 상관없는듯, 부모가 소리치는 모습을 구경하듯 바라보던,
어린양아치가 자기를 바라보며, 낄낄거리는데...참 어이없었다는군.
어이없긴... 이미 자신이 어이없는 세상에 속한걸 모르나보군.
그렇게, 어이없어 하다가 어이없게도, 얼키고얼킨 다른 사건과 묶여져서,
결국엔... 사회봉사명령을 받게 됐단다.
그런데, 점심은 봉사하는 곳에서 먹는데... 저녁을 몇일 못먹었단다.
힘 좀 있다는 형님은 뭐하길래? 야비한 힘이군.
그래서, 저녁 좀 사달라고, 진정한 친구인 남편을 불렀다나?!
\" 재수씨? 우리가 어떤 친구인지 알어요? \" 그가 또 시작이다.
내것도 아닌데... 그 놈의 어떤친구 얘기는 만날때마다 하는가?
참... 남자들은, 편하다 편하다 별걸 다 편하게 외치고...
여자가, 우리는 \'ㅇㅇ친구\'라고 하면 얼마나, 이상한가?
\" 재수씨? 막내 유치원 다니지요? \" 라고 묻는다. 대뜸.
남편이, 식탁 밑에 쪼그린 내 발을 슬쩍 누르며, 눈을 꿈벅 거린다.
눈치가 없는 나는. 일단 가만히 있어 본다. 빈웃음을 지어 본다.
\" 아니... 제가 유치원에서 봉사해서... 어디다녀요? \" 라고 묻는다.
\" 아... 네... 막내는 유치원도 안 다니고, 그냥 제가 보고 있지요. 하하하 \"
괜히 웃었나? 그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숙이고, 어색해 한다.
\" 하하하... 다행이네요. 아니... 어제, 막내같은 아이가
저한테 인사를 하는데, 저도 모르게 모른채 해서요... 하하하.
애들이 얼마나 웃기는지... 내가 우산으로 골프치는 흉내늘 내니까,
깔깔거리고 웃는데...... \" 그가 말을 마치지 못한다.
괜스레, 아까부터 찍어대던 김치만 더 쪼아댄다. 젖가락 두개가...
남편과 나와 머저리씨가 저녁을 먹었다. 맛없게.
막내가 준비물을 놓고 갔던, 비오던 어떤날 유치원에 갔었다.
준비물을 주고, 돌아서려니 어떤 남자가 유치원 텃밭을 서성인다.
풀을 뽑는지... 비는 오는데, 풀을 왜그리 한참 바라보는지...
\' 아니? 왜? 저런 남자를 유치원에서 일하게 하지? \'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긴... 마약 복용한 연예인에게 유치원에서 일하라고 해야하나?
세상을 어찌 살아야 하나?
양아치로 잘 이용 당하듯...
힘 좀 있다는 형님처럼, 잘 이용하듯...
아니다. 우산대로 골프를 치는게 우습다고 깔깔거리는 아이처럼 살고 싶다.
우수운 꼴 앞에서, 참지않고 팡팡 웃고 싶다.
우수운 꼬라지하고는...
힘 좀 있다면서......
힘이라는 건 이용하는... 잘 이용하는... 그런가보군.
힘없는 내 꼬라지가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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