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상를 떨어서 생긴 거 죄다 노름빚 갚을 거면 뭐하러 돈 버냐 ? 나 같으면 미친 척하고 나도 한 판에 보내는 거 일도 아녀? 그 까짓거 돈? 나 죽어도 노잣돈 남이 챙겨 주더라.. 시체가 지돈이라고 박박우기는 거 봤어? 봤냐구?
그래도 돈은 필요한디..니이미 제길럴 그 필요할 땐 쌈짓돈도 나 몰라라 남한테 훌러덩 바람난 여편네처럼 날아가더라.. 맘 잡아서 쬐께 돈 모아 놓으면 어디서 똥개처럼 앵겨갖고 그 돈 나올 때까지 오만가지 아양은..근디..그래두 좋더라...
한 번은 한 여름밤에 왜 갑자기 그 시뻘건 오만가지 양념에 버무린 닭발이 먹고 싶은 거여..
다른 때 같으면 그런 말한다고 니 주제를 알라느니 입맛도 여러가지라고 할텐디..참 내 아무말없이 나가더니 소주 한 병에 얼마나 빨리 달려 왔나 닭발이 식지 않은 거여.
임신 삼개월 될 때 입덧하는 여자처럼 먹고싶은 거 먹을 때말여...그것 말고는 다른 거 비행기공수로 날아 온 상어 등짝 준다고 해도 난 못 잊어 버린당께.
그 놈의 돈을 미리 준다고 하지만 않았어도 아마 한 밤중에 족발도 같이 뜯고..소주 한잔에
캬아..넘기는 맛도 쏠쏠할 텐디..그 남자 고단수 잔머리 통째로 굴리는 거 내 잘 아는 디..
꼭 당하고 후회만 원 없이 하면 뭐하냐?
에휴... 내가 지천명이 넘어 간 단다..기막혀서 별 말을 골라서 이 싱숭생승 한 오늘이 아무래도 곧 날 잡을 것같으니 불길혀... 니! 뭔 말 좀 혀 봐봐? 듣기만 하지 말고..
언니는 여태 혼자 말하고 나보고 듣기만 한다고 타박이여? 시방?
일주일 내내 비가 오락가락하는 통에 사람 만나는 것도 축축하다. 오랫만에 뵌 나의 언니 떠벌이 아줌마다.
언젠가 아줌마 에세이방에 단골로 등장하던 욕 잘하고 목소리 크고 힘이 무지 쎈 여자다.
글을 몰라 나에게 한글 배운 나의 유일한 제자다.
유일하게 속상하든 즐겁든 희노애락을 말 안해도 표정만 봐도 안부를 알 수 있다.
그러니 얼굴 보자면 또 무슨일이 생겼나? 묻지도 않는다.
야야? 니 요즘 놀지 말고 그 옛날 군청직원들 벌벌 떨게 한 니가 아니냐? 비 온 다고 홍수 났다고 다아 떠내려 가기 전에 복개공사 안허면 니 진짜 청와대에 부침개 해먹으러 간다고 한 거 낸 지금 생각혀도 시원하당께.. 진짜로 내 말을 그렇게 써 가지고 보낼 줄 몰랐당께..흐흐..근디 니 지금 글은 쓰는 거여?
아아니~~~. 후후..지금 그런 게 통할 때여..인터넷이 후다닥 번지면 대통령도 바뀌는 스피드시대인데.. 언니는 지금 생각 해보니께 그 때가 전성기였어? 그지?
뭐? 그지? 내가 그지냐?
어? 그게 아니구.. 그렇다고! 또 또 말꼬리 잡고 업어치기 할려구?
이런 저런 애기하다 소주 두 병이 비었다.
우리 한 병만 딱 한 병만 더 할까? 내가 조른다.
그려 나는 집에 가도 기달려 줄 남자도 없고..닌 내 동생인께 내가 오늘 지켜주고 흐흐...
언니는 남자가 없는 집에 혼자 산다. 그래도 언니가 그런다.
누가 아냐..어떤 눈 먼 돈이 나한테 오면 냄새가 나가지고 그 놈 또 올줄 모른당께..
이 번엔 닭발말고 뭐 사달라고 할까? 정자야 니 골라 봐라?
내가 먹을 건가? 그랬더니
이번엔 임신 8개월 된 여자처럼 수박이나 뭐 메롱인가 뭔가 그런 거 있잖어?
언니의 수다는 아무래도 추가한 소주 한 병에 끝나지 않을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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