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남편은 알콜중독자인것같다.
아니 확실한 알콜중독자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흔히들말하는 알콜중독자라고 하는병은 아니 이제껏 내가 주워듣고 방송매체에서 보던 알콜중독자의 모습은 시커먼얼굴과 하루종일 술을 입에서 때지못하는 아주고달픈병이라고 알고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나의 남편이 알콜중독자임이 틀림없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증세는 이제껏알고있는 알콜중독자와 사뭇 다를 경향과 모습이다.
하지만
남편은 알콜중독자임이 틀림없다.
남편의 직업은 요리사
가족끼리운영하고있는 일식식당에서 형과 함께 요리를 하고 손님과 대화를 한다.
그리고 매일 술을 마시고 귀가한다.
매일 술에 절여 들어온다.
그리고 평소에는 말은 시키지않는이상 말이없는 남편은 2-3시간 가량 떠들어댄다.
그날있었던 온갖잡다한 이야기로 서서히 술에서 깨어난다.
결혼생활10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니 종합검진받는 하루전날을 제외한 364일을 술을 마신다.
남편은 술이 애인이고 술이 동무다.
다른건 다해도 술을 끊지못하는 내 남편.....
일주일 고작하루있는 휴일을, 그멋진휴일을, 아까운 휴일을 남편은 술과 대화한다.
휴일에는 눈을 뜨자마자 냉장고 문을 열어 캔맥주를 열고서는 아주맛있게
\"캬!...\"
라고 친구에게 답례한다.
고개를 설레설레흔드는 나를 보고 남편은 빙그레웃는다.
그리고 자기전까지의 13-4시간을 계속마셔대고 ...
술에 지친남편은 쓰러져 잔다.
침대위에서 2시간 가량 또 떠들어 가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상한것은 아직도 내가 이혼을 하지않았다는것.
남편은 그렇게 곤두레만드레술에 취해도 아침이되면 치킬박사와하이드처럼 언제그랬냐는 표정으로 제자리로돌아와있다.
항상 아침이 되면 잘잤냐고 묻고 아이들을 챙기고 그리고 식당으로 일을 하러 나간다.
식당에 나간 남편은 손님이 오기전 나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반찬이 뭐가 먹고싶으니 그것좀해주래?라고 친절하게도 부탁한다.
그런데 음식을 해놓고 기다리면 남편은 술어 절여 들어와 해놓은 음식을 허겁지겁먹고,입가심으로 캔맥주를 마신다. 그리고 그날의 알콜양이 부족하면 남편은 혼자 쇼파에 앉아 시끄러운 텔레비젼과 입씨름을 해가며 취해져 간다 . 그애인이 독을 품은지도 모른채 계속입속으로 흘려보낸다....
남편은 정기적으로 종합검진을 받는다.
본인이 술을 먹는것을 알고 또한 가족들이 매년 건강진단을 받으라고 병원에 예약을 한다.
무리하게 말이다. 그말을 듣지않고서는 피곤해지는것이 뻔하니 억지로 눈을 질금간고 간다.
검진을 받기 하루전날밤은 잠을 이루지못한다.
알콜올이 몸안에 돌지않으니 잠을 청할 수가 없는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검진결과는 매년 예상을 뒤집는다.
남편의 문제점은 너무 건강하다는것이 문제라면 문제인것이다.
간치수, 위, 장, 혈액등.....
남편은 기세등등으로 검진이 끝나고 결과가 나오면 그날 하루 마시지못했던 술의 양을
정확히 채워마신다.
남들이 말하는 체질을 가지고 태어난것이 틀림없다.
시댁식구는 시아버님을 제외하고는 술을 싫어하는 편이라 남편이 술을 마시고 항상하는
이야기의 장설을 늘어놓으면 하나,둘 자리를 피해 일어난다.
그리고 혼자주절대다 집으로 돌아오면 남편은 자기의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놓기시작한다.
남편은 친구가 없다.
술이 친구이고 2-3시간을 떠들때 건성으로 들어주는 내가 친구인것이다.
때로는 가엾어 보이고 때로는 바보같아보인다.
하지만 이런 남편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기에....
남편의 외로움을 알아버렸기에....
여기 이자리에 서있는 나를 발견한다.
남편은 알콜중독자가 틀림없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남편은 가을이 왔다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올거라고 하면서
베란다를 기웃거리다,
시끄러운 텔레비젼과 싸워가며 아마 오늘도 알콜올에 젖어 갈것이다.
그리곤 다음날 아침 아우일 없었던것처럼 잘잤냐고 묻겠지....
식당에 나가서 전화를 걸어오겠지...
언제나처럼 말이다.
남편은 내가 술을 사지않는것을 잘알기에 자기가 직접 술을 주문한다.
식당에 들어오는 주류업자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집으로 배달을 시킨다.
캔맥주 두박스와 소주
내가없을때는 그 주류업자는 아파트경비에 맡기고 간다
어느새인가 친해진 주류업자와 아파트경비....
사실 남편의 이야기를 했을거라는판단과 흔하지않게 매주 배달되는 대량의 술들....
부끄럽고 창피한마음이 앞서지만
사람이 부끄럽거나 창피하면 더더욱 얼굴에 철판을 깔게 되나보다.
당당하게 아무렇지도 않은듯 경비에게 부탁한다
맥주박스좀 들어달라고 말이다.무거운 맥주박스를 가끔 경비와나는 한박스씩 나눠들고
엘레베이터를 탄다....
그렇게 집으로 또다시 알콜올이 집으로 들어왔다...
일주일분의 대량의 알콜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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