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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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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속의 비명(돈)


BY 스크림 2007-08-17

깊은골짜기. 더깊고 깊고 깊은 그골짜기는 영문 V자로 내마음속의 찢어질듯한 비명소리가

메아리치고 메아리치고 또 메아리치고있다.

나이가 지긋이드신분들은 말하신다. 다 필요없다구.그저 천천히 여유롭게 살면되는것을

꼬부랑탱이 망탱이가 되고서야 깨닭게되어 여유를 즐기고싶어도 밥한술뜨는것조차 힘이든다구. 어서빨리 눈감고 편히 자고싶다구.

결혼을해서야 알았다. 돈이 무엇인지.

여자팔자 뒤웅박팔자라고 했던가.

내남편과 결혼할때 모두의 반대를 무릎쓰고 했다.

친한 친구한테까지 외면을 당했을때,참 서러웠다.

차사고로 장애자라는 또다른 이름을 가진 남편을 사랑했다.

남편의 삐딱한 성격도 내가 고쳐주리라 믿었다.

우린 열렬히 사랑했고 그결실로 아이들을 얻었다.

작은점포를,우리집을 가지게 되었고,힘들게 가난하던 시댁에도 집을 한채 사드렸다.

안먹고 안입고 안쓰고.

거지같은 행동에 친정엄마께 뺨을 맞고 같이 울었던 그 지난날도.

나에겐 좋은추억이 되었다.

난 지금이 좋다.악바리라는 별명도 좋고 왕소금이라는 소리도 좋다.

그게 최선이라 믿었다.최선이라,.정말 최선이라구........

큰딸은 어느날 시험성적이 뚝떨어져서 왔다. 어이가 없었다. 상위권점수를 받아오던

녀석이 왜 이렇게 함부로 시험을 쳤을까.

다급한 마음에 추궁하기 시작했다. 왜?왜? 왜!!!!

내딸의 대답은 날 땅바닥으로 두손두다리 꽁꽁 묶어서 공중회전하다 땅바닥으로 쳐박을만큼 위력적이였다.

\"엄마처럼 살까봐 두려워서 공부하기싫단다. 대학원까지 나왔으면서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사는모습이 너무 싫단다. 여자인생 남자하나만 잘물면 되는거 아니냔다.뭐하러 공부하냔다.외할머니도 엄마 이렇게 살라고 돈들이며 키운거 아닐텐데,엄마의지로 이렇게 사는건 좋은데 자라는 내딸눈에는 너무 지지리 궁상보따리란다.\"

나란여자. 나. 내이름도 까먹고 사는 00엄마인 나.

내손에 구질구질남아있는 많은 손금들속으로 눈물이 마구마구 쏟아진다.

그래..맞어. 나 그렇게 공부했었지.유학까지 같다왔으니. 답답하게 사는것처럼 보일수도 있지.

친구들의 싸이홈피를 찾아 다녔다. 몇십년이 흘렀는데 친구들의 사진을 보니 금방 알아볼수있다는게 신기했다.

외국에도 많이 살고 한국에도 떵떵거리며 시간강사로,학원원장으로 다들 열심히 사는모습이 부러워 한참을 쳐다봤다.

내딸 고생안시킬려고 아득바득살았는데,그게 이런결과를 초래할줄 감히 상상도 못했다.

남편과 헤어지기 싫었다.그만큼 사랑했다.

너무너무 못사는 시댁과 못배운그분들덕분에 참 많이 힘들었다.

달달이 보내주는 용돈이 과분하셨을텐데도 온천여행이며 먹고싶은거 사고싶은거 다하시고 사시니 그저 좋은덕을 보고 계시나보다 했다.

전기요금부터 그 잔잔히 돈들어가는것까지 모두 내통장에서 인출될때도 그저 한번 바보처럼 살아보자,생각하니 맘이 더 편했다.

그렇게 파마도 재대로 못하고 꾸미지못한 챙피한 엄마인줄도 모르고 설치며 돌아다녔다.

콩나물하나로 4~5가지 반찬을 해서 먹었고,뭐든 얻어서 입었다.

그래도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땐 메이커로만 입혔다. 내가 손가락질 당해도 친구들한테 못사는집 아이라고 말을 들을까봐 노심초사하며 키웠다.

친정덕분에 배운거라도 있어서 아이들 피아노를 체르니까지 내가 다 가르쳤다.영어도 수학도 가르쳤다.폐품속에 한번공부하고 버린 무수히많은 책들을 수도없이 가져와 공부를 가르쳤고 녀석들은 아는지모르는지 1~2등을 달리며 공부를 했다.

남편도 가계일이 잘되어 우린 또 모으고 또 모았다.

장애자라서 더 열심히 일했다.열등감이라고 해도 좋다.내가 선택한 삶이니 최선을 다하자 싶었다.그런나에게 우리딸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헤깔리는 답을 내려버렸다.

나처럼 살수도 있는우리딸. 날보고 배운다는 우리딸.

친언니도 날보고 많이 울고갔는데,손벌리면 언니따라 외국으로 가면되었는데

남편이 말안통하는 나라에 몸도 온전하지 못한데 어떻게 먹고 살거냐는 말에 그대로 주저 앉았다.

애들아.나처럼 살지말으렴.엄마처럼 사랑에 미쳐 물에 밥말아 먹어도 좋아서 하하 사람이 되지말으렴.

애들아. 나처럼 구질구질하게 살지말으렴. 공부해서 남주지는 않치만 뭐든 최선을 다하면 보람을 느끼게되니 지금처럼,지금까지 한것만큼만 그대로 해주면 안돼겠니..

친정에서의 도움을 안받으려 이렇게 구질구질해보일지 모르지만

엄만 참 행복해. 너희들 어렸을적 비오면 천장에 구슬러 떨어지는 빗소리가 무섭다고했지.

엄마랑 아빠는 그저 너희들의모습이 사랑스러워 이게 행복이려니했는데

엄마가 참 모질게도 너희들 생각을 파악못했구나.

그러고보니 녀석들 어렸을땐 친구들도 데리고오더니 요즘 커서 뜸한가 했더니

이제야 깨닭게 되었네.

너희들 외국이모한테 가고싶으면 가도돼. 외할머니댁에서 살고싶으면 서울 외할머니댁에 가서 살아도 좋아.

엄마가 그렇게 해줄께.그러니 엄마처럼 살지마렴.

바보처럼 이나이가 되어도 남편이 좋으니 남편옆에서 남편이 원하는대로 살아야지.

이제와서 딴여자되는게 부질없다 싶네.

비가 온다. 마당앞 정원에 내리치는 비에 허우적거리는 파란 잎세들을 보면서

그래도 떨어지지않겠지.라는마음으로 창문을 닫았다.

내마음속의 비명은 V골자기에서 연실 비명을 질러댄다.

남편은 내어깨를 조용히 감싸안고 미안해한다.

피식 미소지으며 다음생에는 좀더 멋지게 살아보자며 서둘러 남아있는 설겆이를 했다.

돈은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 바로 나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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