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준 귀촌 생활을 한지 5개월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몇 년 묵힌 땅을 포크레인 작업을 하여 땅을 뒤집고
트랙터로 흙을 보드랍게 만들어 골을 타고 비록 컨테이너지만 농막을 짓고
5개월동안 농사를 지었지요.
5개월 ...5개월의 시간은 내게 많은 교훈을 주기도 하였으며
힘이 들때면 “내가 미쳤지..편히살걸..”후회도 종종 한답니다
밭일을 마치고 산넘어 석양이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마시는 한모금의 생수맛은 하루의 뻐근함을 이완시켜줍니다.
길가에 가로등이 켜지고
연한 잉크색의 어둠이 내리면 그날의 수확물을 따거나 뜯은것을 정리합니다
나는 수확물들을 차에 싣고 밭을 향해 헤드라이트를 비추어
어둠속에서 내가 가꾼 푸른밭에 매료되어 감상에 젖습니다.
자동차 불빛에 비치는 참깨꽃의 은은함에 시름이 덜어지고
잔 바람에 하늘 거리는 콩닢과
농막앞 홍 코스모스와 그의 친구인 나팔꽃은 퇴근?하는 주인을 아쉬워 합니다.
내 키만큼 자란 들깨닢의 짙은 향내에 내 만족에서 깨어난 나는
다시 속세?로 들어갑니다
농사를 지어보니 깨닮음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같은 줄기에 달린 오이라도 편한 자리에 자리잡은 오이는 곧고 매끈하고
그렇지 않은 오이는 자리가 불편해서 꼬부라지거나
한쪽만 불룩 커지고 잘자라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사람이나 채소나 환경이 중요하는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또 알았지요..
잔디도 그렇습니다.
지대가 도로보다 낮은 탓으로 장마철에 물이 찰까봐
농막을 들일 자리를 높혀서 농막을 만들었지요.
그리고 농막 주변에 잔디를 심고 나름대로 관리를 잘한다고
열심히 잔디를 잘라주고 잡초를 뽑아내고 했습니다.
햇볕이 해질때까지 비추는 양옆은 덥다보니 손이 덜가고
오후 서너시면 그늘이 지는 농막앞 잔디는 손이 자주 갔습니다.
그런데 이상일 일이 벌어졌습니다.
손이 덜간 농막옆 잔디가 손이 많이간 가운데 잔디보다
훨씬 넓게 퍼져서 맨땅이 보이지 않고 잡초 또한 없는 거였습니다.
반대로 관심과 사랑을 지나치게 주었던 가운데 잔디는
처음 심은데만 무성할뿐 번짐이 더디고 잡초가 더많았습니다.
잠시 생각을 해보니 ..
그것은 ..자생력 부족이였습니다.
스스로 헤쳐나가서 잡초도 이기고 뿌리를 내려야 하는데
주인의 지나친 사랑과 보호탓에 연약해져서
옆으로 뻗어나기지를 못하고 잡초을 이기지못한 결과였지요.
우리 큰녀석 말따라 농사에도 우리네 인생이 있더군요.
농사를 짓고부터 마트나 재래식 시장은 아주 가끔
생선이나 고기를 사러 갑니다,
밥상에 오르는 모든 것은 밭에서 가져온 무공해 야채로 넘쳐납니다.
가지는 쪄서 무쳐먹다가 질리면 올리브유에 살짝 뽁아서 먹기도 하고
호박..고추..총각무.열무.가 요즘 우리집 반찬의 주메뉴입니다.
요번 농사에 대 성공한 작물은 참깨와 들깨와 방울 토마토입니다.
먼저 심은 수박과 참외는 장마철에 썩어버렸고
시차를 두고 늦게 심은 수박과 참외는 제법 달아서
과일 가게 또한 갈일이 없어졌습니다.
오이인줄알고 산 모종이 열매가 달리자 참외 였고
단 호박인줄 알고 산 모종이 알고보니 맷돌 호박이였지만
오이가 아니고 단 호박이 아니였어도 모종 보는 혜안을 배웠다고
생각하니 그것 또한 배움이였지요.
농막앞 마당 화단에 해바라기꽃이 지자 지금은 붉은 분꽃이
기염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한낮에는 꽃잎이 입을 앙 다물고 있다가
해가 지고 일마치고 가려하면 일제히 피어나.
분향을 뿜어 내며 속세로?들어 가려는 내 발목을 잡습니다
분꽃향이 없어질 즈음에는 국화향이 대신 하겠지요.
농사를 지어보니 무엇보다 농부들의 노고가 가슴으로 느껴졌습니다
수십번.아니 수백번의 손길이 가야 고추가 열리고
상추가 자라고 열매가 열립니다.
그 귀한것들을 손쉽게 사먹을때는 쉽게쉽게 쓰레기통으로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마늘깐 껍질도 버리지를 않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들도 모아모아 밭에 가져가서 거름으로 쓰는 내 모습에
혼자 중얼 거립니다.
“나의 선택은 아직까지는 탁월한 선택이였어 ”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