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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의 전원일기36 -정구지-


BY ㄴㄴ(된장녀) 2007-08-17

채전밭 한쪽에 조그만 정구지밭에

머리카락같은 정구지가 비리비리한다

비가 와도 비리비리 날이 가물어도 비리비리

그래서 니를 비리비리정구지라 명한다

 

머리카락 정구지를 가위로 잘라다가

매운고추 쏭쏭, 담장밑에 우거진 컴프리 한잎,

쑥갓 몇닢, 깻닢 쏭쏭, 금순이 알 두개넣고 노릇노릇 반죽

찌짐꾸버 묵는다. 움~ 꿀맛,

 

내밭에 비리비리 머리카락같은 정구지로 말할 것 같으면

불국사 장날 땅바닥에 보자기 펴놓고 씨앗 파는 할매한테

상추,쑥갓,정구지.. 씨앗을 사다 뿌렸는데

상추와 쑥갓은 싹이 나와 뜯어먹게 되었는데

정구지는 맹숭맹쑹 맨땅이 그냥있는 것이다. 내가 정구지를 잘못뿌렸나?

해서 그위에 한번더 정구지씨를 뿌렸는데 또 안나온다

 

열흘이 가고 보름이 가고 한달이 지나도록 정구지밭에 싹이 안돋아

장에가서 할매한테 따졌다. \'할매요 정구지씨 혹시 썩은거 팔은거 아녀요?\'

할매가 도리도리 절대로 그런일 없다한다

\'그라머 정구지가 와 안나와요? 두번씩이나 뿌렸구만\'

할매왈 정구지는 쪼매 늦가 나오이 좀만 더 기다려 보란다

 

씨앗 뿌리고 거의 두달만에 땅에서 비리비리 머리카락처럼 가는 싹이 나오는데

도대체 이기 정구진강?  애꿎은 땅을 원망했다.

이누무 땅에 거름이 없어가 그런갑다. 정구지에 비료를 뿌리까?

그러다가 정구지가 몽땅 죽어삐머 어짜노..

 

그냥저냥  머리카락정구지를 실패작으로 내쳐버리고

그 위에 다른거 심기로 작정한 어느 장날,

장판에 채소 파는 아줌마가 정구지단을 묶으는데

어째그래 남이 한거는 좋게 보이던지. 한단 사면서 물어봤다.

\'아지매 우리집은 정구지가 머리카락 같은데 어짜머 잎이 넙쩍하게 됨니꺼?\'

아지매가 일러주기를.. 씨 뿌린 첫해는 못먹는 거란다. 으아~!

정구지는 첫해 씨 뿌리면 비리비리 머리카락처럼 우거지고

비(잘라)도 묵어도 묵을꺼도 없으니 그냥 내버려두면 내년에 나고

후년에도 난다고.. 그럼 정구지는 여러해살이 풀이란 말인강? ㅎㅎ

그말 듣고 집에와서 정구지를 보고

\'끄덕끄덕^^ 옹냐옹냐~ 니 내년에 보재이\'

 

그래도 가끔 내가 심은 정구지가 묵고싶어

머리카락 정구지를 가위로 잘라다 찌짐 꾸버 묵는데

자르고 나면 다음에 쪼매 굵어지고 또 자르면 쪼매 더 굵어진다

지금은 첨에 머리카락 같던 것이 실낯만하다

한주먹 비어다가 찌짐꾸버 묵을만큼 된다. 후훗

 

그 실낯같은 정구지가 와이래 맛있는지 모리겠다.

컴프리맛인지 깻닢맛인지..  고소하고 상큼하고 움 ~,.~

갈라 묵을까요? ㅎㅎ

 

 

http://cafe.daum.net/jerone3 == 콕! 하면 나올까요?

토함산 된장녀의 카페에 놀려오세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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