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에는 조금 느슨하게 풀어져 아침 늦잠에 취해 비몽사몽 푸욱 빠져 있어도
좋으련만 어김없이 여섯시도 안된 시간에 기상이다
요즘 날씨는 예측불허라 게릴라성 폭우와 돌풍이 불어 오고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듯
화창한 맑음이다
변덕스런 날씨처럼 우리네 인생도 자연을 닮아 그간 이곳 에세이 방에
올려진 몇년간의 나의 흔적을 찾아 과거로의 추억 여행을 잠시 떠나 보았더니
물음표(?) 인생에서 점차적으로 느낌표(!)인생으로 바뀌어져 가는 내가
보여진다
희망없고 불안한 날들 새벽 귀가를 일삼던 남편이 그 시간 어디에
머물고 있었는지 답이 안 보이던 물음표에서 세월이 흘러 흐르다 보니
아~~그때 그랬었구나 느낌표!
귀가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자정이 넘어 새벽 3시 귀가를 서슴치 않았을때
행방은 이러했다
집안 경제를 풍지 박산으로 몰아가게 해 놓고 남편은 그 비상 시국에
길이 아닌 길을 가고 있었다
경매로 정들어 살던 아파트를 비워주고 어디로 가야할지 너무도
막막했던 날들 물음표에서 또 하나 얻게 된 느낌표!
법원에 소송중이던 일이 수월하게 잘 풀려 아파트 전세로 옮겨 갈 자금
마련되어지고 그 전세로 살던 아파트를 2년 후 대출 받아 내집으로
장만하였으니 앞이 안 보이던 날들에서 그 또한 답이 보여지는 느낌표이다
아들 딸 둘다 수시 모집으로 대학에 입학하여 기쁘고 행복하였으나
어찌 나 혼자 두아이 대학 공부를 다 마칠까 걱정의 물음표에서
어느사이 대학 3학년과 4학년 이제 장학금까지 받아 등록금 걱정의 시름도
마무리 단계로 들어섰으니 그 또한 느낌표이다
그동안 도시 가정 평균의 수입에도 못 미쳐왔던 결코 넉넉한 벌이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아이들과 지탱해온 힘은 얼마를 버느냐 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른 긴축이었다.
사는게 사는것 같지 않아 불안하고 괴롭고 눈물 많았던 날들, 물음표 인생에서
세월은 약이라더니 점점 답이 보이는 느낌표 인생인 요즘입니다
목적이 없는 인생은 방황이라는데
앞만 보고 열심히 살다 보니 정해 놓은 삶의 목적은 이렇다 없었지만
지나고 보니 방황은 아니였던 날들이였나 봅니다
애벌레에서 7년을 기다려 한 여름 잠시 목 놓아 울다 가는 매미 소리가 오늘따라
청량하게 들려오는 그런 주말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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