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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BY 일상 속에서 2007-07-13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동사무소를

2주일째 출근 했으니 좀 익숙해질 만도 하건만,

제법 하다가도 엉뚱한데서 종종 실수를 하고 있다.

역시 돌멩이가 잔뜩 와글거리는 내 머리임에 틀림이 없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근처에 있는 구청에서 연 이틀째

농성중이라, 산만한 머리 속이 엉켜버린 실타래 같다..

들어오는 민원들도 정신이 사납다고들 할 정도니

아침부터 퇴근 가깝도록 그 소음을 들어야 하는 직원들도

머리가 아프다고들 아우성일 정도다.


소음공해가 그 정도다 보니까

신출내기인 나는 발급해야하는 문서가 등본인지 초본인지조차 헷갈릴 판이다.

근처에 초등학교도 있는데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피해나 가지 않을까

타 지역 학교지만 엄마된 걱정이 앞섰다.


농성의 주도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메가폰 잡은 그분은 최신 신곡부터 흘러간 옛 노래까지

개사까지 하여 목이 터져 라고 불러 된다. (지금도 그런 상태...

점심시간에 잠시 조용하더니, 아마도 식사를 하고 다시 하는 것이 아닌가

짐작하여 본다. 하긴...다들 먹고 살자고 벌이는 일들일 테니까...)

무슨 일로 농성을 하는 건지, 무슨 구구절절한 사연으로

안간힘을 쓰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틀 연이어 외쳐대는 고성 앞에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무언(無言) 시위도 있건만, 하는 아쉬움까지 들었다.

하지만...

내가 그들의 입장이 아니기에,

내가 그들 속에 속해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은 아닌가하는 조심스런 마음이

들기도 했다.


직원 한분이 우스갯소리로,

“저분 노래 연습 좀 하고 오셔야하겠네...”

하는 소리에 한바탕 웃을 수도 있었다.


이제 2주일째 접어드는 직장 생활,

동사무소에서 있으며 공무원들과 민원들 사이에서

생각하게 되는 일들이 종종 있다.


민원인들 사이에 간간이 몇 분은

직원들에게 자신들의 볼일을 요구하면서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아랫사람

대하듯 말을 한껏 낮춰 말하는 분들이 계신다.

거기다 인증 값으로 받는 몇 백 원(등, 초본은 350원

인감증명 및 호적등본 등은 600원등...)에 만원짜리를 내밀면서 그 마저도

팽개치듯 던져주는 분들도 계시고,

등록증을 발급하는데 있어서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서 시간이

지연된다싶으면 바쁜데 일을 꾸물거린다며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시는 분들도 계신다.


전엔 몰랐던 일인데, 등록증을 발급함에 있어서 엄격한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점과

발급한 등록증에 문제가 발생하면 발급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무겁다 못해서 무서운 책임감 부여된다는 점까지...

며칠 전에는 인감증명을 본인이 발급받으러 온 적이

없는데 버젓이 본인이 뗀 것으로 되어 매도와 대출까지 이루어졌다며

인감등록자의 아들되는 분이 찾아와서

난리를 친 적이 있었다.

인감증명발급 직원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지는 것은

물론이요,

사무실 안이 일순간 긴장감으로 ‘쏴아’한 기운이 맴돌고

모두들 정신이 ‘쏙’빠진 것 같아 보였다.


정직원이 아닌 나조차도 긴장할 정도였으니...

그날 나 역시 본의 아니게 실수를 했지만 다행히

크게 일이 벌어지기 전에 발견이 되었다.

하지만 찝찝함으로 밤잠을 설치기까지 했다.

‘내가 이걸 왜 해가지고....’ 하는 후회까지 들 정도였다.


문제를 일으킨 인감증명서가 다행히도 교묘히 위조가 된 거라는 것이

직원들 사이에서 밝혀졌지만 하루에 한번씩, 3억이라는 돈을

사기당한 사람들이 찾아와서 직원들을 신문하듯 따지고

드는 바람에 담당자의 피를 말리고 있다.


매스컴을 통해서 접했던 사기꾼들의 행위가

주변에서 일어나자 더욱더 무서운 현 사회에 대해서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교묘히 찍힌 직인부터 인감등록 번호며 문서작성 앞에서

직원들이 혀를 찰 정도였다.


여러분들에게, 만약 인감 증명에 관련된 일을 접할 일이 있다면

복사본이 아니라 원본으로 확인하길 권하고 번거롭더라도

동사무소에 들려서 확인 한번 하는 것이 어떨까

기우에서 말해주고 싶다.

여기까지는 공무원들의 입장에서 본 민원인들의 문제점이었다.


공무원들이 민원인들을 대할 때의 문제점은,

겉으로는 상냥하게 민원인을 대하지만

여론을 의식한 가식된 것도 간간히 엿보인다는 점이라고

해야 하나?

직업의식 때문이겠지만...


내가 처음 ‘장애인 행정 도우미’에 지원할 때,

이력서란에 아무 것도 기재하지를 않았다.

책을 출판했다거나 글 쓰는 것이 일이라고 말하면

오히려 내게 마이너스가 될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어렵게 도우미로 뽑혔을 때,

동장님 앞으로 인사를 들어갔을 때, 전에 하던 일이

뭐냐는 질문에,

“전업주부로 있었구요, 취미삼아 글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책을 출판했던 적도 있었구, 간간히 인터넷에 에세이도 올리고

방송국에 글을 보내는 부업도 했습니다...“

라는 소개 말씀을 드렸다.


나는 일을 하다가도 시간 틈틈이 글을 쓰거나 다른 분들이 올려놓은

글들을 읽기도 한다.

여론을 두려워하는 직원들은 어쩌면 이런 나를

달가워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딱딱 부러지는 내 성격이 이로울 때도 있지만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

이곳에서는 아마 단점으로 비춰지지 않을까하는

조심스런 마음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믄...


첫 날, 직원 분 중에 한 분이 헤매고 있는 내게 와서 한다는 말이

“공무원들 하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니지요? 해보니까 어떠세요?”

하는 거다.

처음 접하는 일에 대해서 어떤지 묻는 다는 것 자체가

그분의 거드름으로 보였다. 삐딱한 마음으로 들었기에

내 대답도 삐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네요...”

“공무원 아닌 사람들은 공무원들이 편히 앉아서

그냥 편히 돈 받아먹는다고들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인터넷에 글을 띄우기나 하고...“

“죄송한데요, 저 역시 공무원들 편히 있으면서 월급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 중에 한명이거든요, 불친절한

공무원들에 대해서 민원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언젠가

뉴스에서 불친절하고 근무태만인 직원들 모두 벌점을 주어

공공근로나 치로 사업등으로 보낸다는 말에 잘됐다고

한사람들 많았어요. 저도 그런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와서 보니 쉬운 일은 아니군요. 그래서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나 봅니다...“


나름대로 무서운 독소 같은 내 말을

가느다란 채에 걸러내듯 조심스럽게 쏟아낸 말이

그 정도였지만...

내 생각엔... 그 역시도 달가운 소리로 듣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사회생활이 부족한 탓인지...

어쩌면 태성인지...

때로는 구렁이 담 넘어 가듯 대충대충 넘어가는

성격이 되고 싶다.


아...지금 나는 무지하게 발이 시렵다.

양말을 신고 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이 더위에 제대로 복이 터진 일상의 긴 넋두리였습니다.

참참!!! 주말들 잘들 보내셔요~~~ 월요일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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