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소리 안 나는 총 파는 데가 있으면 우리나라 총 맞아 죽은 남편들 디게 많을 거여?
나부터 벌써 몇 자루 사다 놓고 쟁여 놓았다가 속 썩일 때마다 확 머리에 대고 니 나랑 살려면 조신하고 말 들을 겨 안들을 겨? 하고 왜 영화처럼 러시아인지 뭔지 게임하는 거 이름이 뭐더라? 니 아냐?
그걸 내가 알면 여그 오냐? 영화 출연하지?
내 친구는 수다쟁이다. 아마 수다대회에 나가면 그랑프리감이다.
이게 그 잘생긴 남편때문에 느는 건 말빨이고.
바뀌는 건 어깨 떡 벌어져 근육이 생기는 게 어디서 육체미 운동하나 물어 봤더니
난 그날 이후로 말도 못 붙였다. 한 삼박 사일 동안 어찌나 수다를 떠는 지...
내 귀가 아직 먹먹하다.
이 친구가 늘 잘하는 수다주제는 뭐든지 간에 연애는 잘해야 한단다.
그러니께 돈도 잘 벌고, 거기다가 학벌도 빵빵한 디...
그러면 뭐하냐고 성질이 미친 개보다 더 지랄하면 그런 남자 열 트럭 갖다 준다고 해도
처치곤란이랑께... 그렇다고 집안을 무시할 수는 없당께..멸치라도 뼈대는 있는 법인디.
문어족도 아니고 산낙지과처럼 어디 소속인지 한 번 잘 살펴 봐야 디야...
그래서 넌 연애를 잘했냐? 나도 한소리 붙였는데..
또 확 쬐려보는데 심상치 않은 눈치다.
에궁 이거 또 뭐가 잘못 됐구나 싶고...
야그 하던 중에 삼베바지 뭐 삐지는 것처럼 튀지 말아야 매너여..니는 매너를 어따가 묶어 놨냐? ...
헤헤..매너가 무신 강아지냐? 묶어놓고 다니게. 나도 한 대답을 한다.
열 불이 나도 천 불이 날 것인데. 툭하면 내 친구 남편은 보따리 싸들고 집 나가서 한 열흘 되면 나 집에 들어갈까 사정하고 그러다 보면 그 웬수같은 정때문에 또 내 친구는 어쩌면 좋냐고 날 찾아오고.
내가 언제 남편 내좆으라고 시켰냐고 말 했더니
빌어먹을 이혼을 할려도 돈들고. 안 할려니 기막힌 내 팔자는 어쩌냐? 신세한탄 한 바가지 부어대니 나도 심란하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러다 내년이면 결혼 이 십주년이 다 되어가는 판에 또 남편이 이젠 가방을 두 개나 싸들고 나갔단다. 딴 여자랑 바람이 난 것도 아니고 이젠 자기 자신을 찾는데나 뭐래나...
언제 잃어버린 남편을 이제야 찾냐? 햇더니
내 친구 또 울다가 웃다가 진짜 미치면 속이나 시원하겄단다.
니가 왜 미치냐?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미친 마누라보고 또 나가게?
뭐? 너는 내가 그러 길 바래냐? 아주 악담을 해라! 해?
성질 팍팍 내고...
긍께 남편 어디 가봤자 지구촌이고, 어디서 뭔 일나면 인터넷세상에 위치 추적하면 다 들키는 세상인데..니가 속 썩는다고 누가 알아주는 세상은 가버렸당께..
그건 그렇다,,잉..정자야 뭔 좋은 수 없냐?
나도 결심한듯이 심각하게 톤이 낮은 목소리로 \" 하나 있다.\"
뭔디?
\" 니 잘 살고 잘 먹고 집 잘 보고 있으면 그게 복수다.
아! 니 자식이 다 본다. 지켜보고 있당께..
맨날 빌빌대면서 집 나가 언제 들어올까 하는 아빠보다
엄마는 건강하지. 애들한테 늘 잘해주지. 집도 잘 지켜주지...누가 더 휼륭하게 보이것냐?\"
맞다! 그려 그냥 한 우물만 잘 지켜도 왔다리 갔다리 하는 헷갈리는 놈보다 더 훨 끝발이 높다는 거지. 그려 그려... 그런디 기다려두 안 들어오면 어떻혀냐?
\" 뭘 어떻혀? 들어 올 때까지 너 잘살면 되지!\"
내 친구는 그렇게 돌아갔다. 나에게 수다를 엄청 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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