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 영화 같이 봐요. 무지 무지 재미있어요.”
남편이 아이들에게 붙잡혀서 영화를 본다.
보랏이란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상영이 되고 있는 영화이다.
내용은 카자흐스탄의 기자가
미국에 와서 문화의 차이를 보고 배운 뒤에 돌아가서
그 문화를 자신의 나라인 카자흐스탄 국민들에게 알린다는 내용이다.
잠시후,
“야! 뭐 저런게 다 있어? 아니 어찌 저런 말을 다해?”
“ㅋㅋㅋ... 아빠!! 이건 실지상황이 아니고 영화예요.”
남편의 질색하는 모습에 아이들이 배를 잡고 웃는다.
“그러니까 재미있지요. 그리고 아빠 이건 영화예요. 영화...”
“아니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를 저렇게 만들수 있어?”
“그래서요. 이 영화는 아주 소송이 많이 걸려 있다구요.
심지어 초상권 문제까지요. 영화중에서 소송문제로도 기록을 세웠어요.
그건 그 사람들이 알아서 할 일이구요.
그러나 덕분에 미국사람들이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지요.”
그 영화를 보고나서 우리아이들은
보래가 불른 노래를 따라 부르고 그 발음을 흉내내면서
아주 재미있게 웃는다.
그러더니 이제는 두놈이 나를 훈련을 시킨다.
“My name is A Borat.” 하면서 악수를 하게 하고
그사람의 문법이 틀린 문장과 이상한 억양을 훈련시키고는
하이 파이브를 하자면서 난리다.
“이놈아 이거 뭐 하는거야.
다른 아이들이 너네 엄마가 진짜로 그런다고 놀리겠다.”
하니 우리남편왈 “저놈들이 내가 그런다는데?”
“뭣이라~~~?”
그러고 며칠후에
아이들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 오기로 되어 있는 날이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바넬라 페이스니 초코렛 페이스니 하면서
나를 훈련을 시킨다.
그러면서 지네 친구들이 오면 하라고 한다.
이럴때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속아 준다.
마침 그 친구들이 도착하고 난 후에
나는 우리아이들이 나를 훈련시켰다고 이야기 하면서
“너 바넬라 페이스냐 ? 초코렛 페이스냐?” 하고 물어 보니까
배를 잡으면서 자신은 바넬라 페이스(하얀 얼굴)이고
초코렛 페이스(까만 얼굴)가 못 와서 유감이라면서
가방에서 \'보래\' 라는 그 문제의 영화 디브이디를 꺼내면서
나더러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손을 들어 올린다.
아이들은 그날 내내 영화의 장면을 흉내 내면서
나하고도 장난을 치면서 노는데...
그냥 영화는 영화란다.
그러고 얼마 후에 버지니아 총기사건이 생겼다.
마음 약한 나는 걱정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안 좋은 소식이다. 그 총기사건의 범인이 한국인이란다.
만약 누가 너에게 말하면 그냥 그런 말을 듣게 되어서 유감이다.
그러나 내가 아니다라고만 하고 피해라.” 하고 말했다.
“아니, 왜 엄마는 그걸 걱정해요? 그건 그냥 총기사건이어요.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