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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외과 수업시간...
정치외교학과 수업임에도, 이런저런 시계탑(문과대를 이렇게
부르신다.)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우리 교수님.
고려말기와 관련된 불교 이야기를 쏟아내시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흘렀다.
인생은 고칠락삼.
괴로움이 칠이요, 즐거움은 삼이로다.
윤주. 한 시니컬하는 원신연군과 앉아있다.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칠은 무슨, 구는 되겠다.\'
우리 교수님 참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신다.
갑자기 \'여러분들도 고민 많죠?\' 하시면서 물어보시기 시작하는데
턱을 괴고 멍하니 생각하고 있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내 눈을 마주치며 생각이 많지? 생각이 많지? 하시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 사람 딱 나한테 물어볼 기세구나.\'했는데
안그래도 물었다.
\'자네는 무슨 걱정을 하고 사나?\'
1초도 안되서 바로 입에서 터져나오는 윤주의 한 마디.
\'먹고 살게 걱정입니다.\'
약 0.5초 정적이 흐르더니.
100명 정도 되는 강의실에서
한 15명 정도의 학생들이 순간....
\'워.....\'하는 감탄사가......
아니 뭐 특별한가?
내 목소리가 좀 굵고 낮지... 너희들은 먹고 살 걱정 안하니?
아무튼,
우리 교수님은
갑자기 고개를 그덕그덕하며.
그렇죠. 뭔가 좀 더 복합적인 의미가 있는거지? 라고 하며
화두를 다시 넘어갔지만....
난
1초도 안되서 내 입에서
\'먹고 살 걱정이요.\'라고 말했던 천박해진 나의 사상과
한순간 날 보며 탄성을 질렀던 수많은 친구들을 생각하며
지금 나의 모습과
앞으로 나의 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에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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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랑지:
재미 있어서,
군대 끝나고 복학한 우리 아들의 홈피에서 가져온 글이다.
허락없이 가져 와서 어떨지...
우리 아인 막내로 두 누나밑에 태어나, 우리집에서는 용알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금이야 옥이야 자란 아이다. 헌데도 늘 좀 어른스럽다. 좋게 말하면 의젓 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보면
좀 시니컬 하고, 엽기스럽다.
난 그애의 전폭적인 지지자고, 펜이고,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
하지만, 그아이를 보면 때론 의아 해질때가 있다.
이기적이고 나태하고,... 아마도 나의 물색없는 사랑이 그렇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난 그 나이때, 무슨 고민을 하며 살았을까?
25살,
공부는 끝마치고 은행에 다녔을때니, 세상의 때가 적당히 묻을나이
였지만,올케밑에서 그저 멋이나 부리고 연애질이나 하면서 아마도
엉둥덩둥 살았겠지...
철은 하나도 안들고, 한심한 청춘이었다.
쉰둥이로 이곳 저곳에서 아이 취급을 해서 난 나이를 먹는다는걸
잘 의식 하지 못했다. 어른이라는 개념이 없는, 대책없는 아이였다
우리 아이들을 보면 야무지고 똘똘해서 자기 앞가림을 잘 하지만
한편으로는 낭만이 없는 것도 같다.
세상을 바라 보는 눈이 일찍 터득이 되었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도시에서만 자라고 특히 유복한
강남생활이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난 철없는 엄마고, 아이들은 철들어서 서울 깍쟁이인거지.....
푸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