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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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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운 마음으로..


BY 하늘사랑 2007-03-19

연이어 날씨는 꿀꿀하기만 하고 내 시린 등어리와 온 뼈마디마디는 오히려 더 시리고 아파오기만 한다. 봄이면 꽃이 피어 좋다 하지만 해를 보기 힘들어 너무 쌀쌀한 이 기운에 맥이 빠지는 날들이다.

 

봄이라 나른해 진다 한들 오히려 따스한 햇살에 빨래 마르는 것만 보아도 행복할 수 있을것 같은데 너무 흔한 일상도 내게는 지금 우울하기만 하다.

 

올 봄에는 꼭 아버님 모시고 벚꽃 구경을 가야지 마음 먹고 있는데 이 놈의 날씨는 언제 빛을 주실런지 속상하기만 하다.

 

이런 날씨에 이런 마음으로 고민 하고 있을때 걸려 오는 전화 소리.

내 휴대폰은 캔디폰일때가 많은 지라 한번씩 걸려 오는 전화에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얼마전 부터 연락하기 시작한 나의 대학 친구. 명주 였다.

 

같이 대학을 다녔고 같이 졸업을 해서 전공이 전공이니 만큼 같은 직장에서 같이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주 반가운 친구이다.

아무것도 모른채 사회복지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요양원 근무를 할때 서로 얼마나 많이 힘들게 일을 했는지 그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그 시절 만큼 소중한 시절은 없었지 않았나 싶다.

 

중풍 환자를 돌보면서 처녀 입장에서 남자의 신체 구조 안본것 없이 보아 가며 씻기고 닦기고 치료 하면서 어느새 그들 앞에서는 우린 여자가 아닌 진정한 사회복지사임을 알아 가면서 울고 웃고 보람을 느꼈던 날들이었다.

 

그런 친구와는 서로가 결혼을 하면서 헤어지고 직장을 다른 양로원으로 옮겨 가면서 헤어지는 안타까움 속에서 점점 더 멀어져 이젠 어색할것 같았는데 오늘에야 다시 전화를 받고 안하던 남편 흉도 보고 하니 서로의 또 다른 공감대가 생긴듯 너무 반가워 좋기만 했다.

 

너무 똑 부러지는 아이라서 좋은 신랑 만나 편하게 행복하게 살줄만 알았는데 내가 모르는 힘겨움이 많았던것 같다.

 

그러고 보면 사람사는것 누구 하나 힘겹지 않은 사람 없지 않을까?

 

아이 셋 낳아 기르는 동안 3년간 전업 주부로 살면서 얻은 병은 주부 우울증이다.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심란하고 날씨가 구리면 날씨가 구려서 미칠것 같고 계절이 바뀌면 어디론가 훨훨 날라 가고 싶고 이 주체 할 수 없는 마음을 남편도 고쳐 주지 못했지만 잠시나마 멀리 떨어진 내 친구는 잊게 해준듯 하다.

 

서로가 같은 힘겨움이 있기에 \"나만 이러고 사는게 아니구나\" 싶은 마음에  이기적인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껴서 인지도 모르겠다.

 

잠시나마 가라앉았던 내 마음을 추스릴 수 맀어 좋았다.

친구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내 고민 들어 줄 수 있는 친구 한명 내게도 있다는 것에 감사했던 순간 이었다.

 

정말 꽃이 만말하는 햇빛 찬란한 날이 오면 꼭 시아버님 모시고 꽃구경 가고 싶다.

이렇게 정겨운 마음 지닌채 고운 마음을 간직한채 우울해 하지 말고 그 좋은 날들을 기다려 보아야 겠다.

 

.....sky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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