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문주란에 작년에 꽃이 피었었다.
꽃대가 순식간에 쑥쑥 올라 와서는 초롱초롱 물방울 같은 꽃 송이가 폈고, 향기로움을 지닌 꽃은 그것을 시작으로 두 번인가 더 꽃대를 올렸다.
창문 안 거실 쪽에 있어서 씨를 맺을 까 걱정을 했더니 한번은 씨없이(알토란 중간크기다.)졌고, 나머지 두 번은 몇 개씩 씨를 맺었다.
그 중 두 개를 화분 한쪽 귀퉁를 파 싹이 돋기를 바라며 묻어 놓았다.
지지난 주에 남편이 깜짝 놀라며 \"이것봐 새싹이야.\"라며 신기해 했다.
그대로 두려다가 죽어가는 화초를 파 낸 화분에 문주란을 옮겨 심으며 동그란 뿌리를 보며 비로소 그 싹이 문주란임을 확인했다.
나는 생명의 신비로움에 감탄했다.
서리풀 공원에는 다른 곳 보다 빛이 많은 곳에 벌써 진달래와 아카시아까지 자신의 싹을 쏘옥 내밀고 있었다.
문주란, 진달래, 아카시아, 또 이름모를 나무들은 보이지 않게 새싹의 키를 조금씩 키우고 있는 것을 보면 어느 하나 시간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
그들이나 나나 세상의 흐름에 순응해 가며 어린싹을 보듯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일이다.
새로운 시작을 조금씩 해 가는 검은색 나무 둥치 역시 어김없이 푸르름을 자랑할 것이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또, 오늘 어린 문주란의 새싹에서 다시금 알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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