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기억이 난다.
연탄이 있기 전 한쪽 아궁이 (소 먹이를 끓이는 솥)에 볏집이나 깻단을 넣어 불을 지피면서 칼국수 끝트머리를 불에 부풀려 구워 먹었다.
할머니한테 그 국수 꼬랑지를 얻기까지 할머니는 밀가루 반죽을 수십번 때리고 수십번 밀어 밀가루를 뿌려가며 접기를 반복하셨다.
나는 칼국수의 재료 밀가루와 콩나물 시루에 기른 콩나물을 먹으며 자랐다.
셋딸 중에 맏딸로서 할아버지의 밥상에 쪄진 계란찜도 얻어 먹으며 자라 키가 딸 중에 제일 큰가 보다.
오늘 칼국수 한 그릇을 사 먹으며 할머니가 평상이나 마루에서 쿵쿵 하시던 그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참 무심한 세월의 저쪽이다.
불효녀로서 할머니의 제사 한 번 뫼시지 못하고 두 분 묘소 한 번 제대로 가 보지 못했다.
봄이 오는 기운이 느껴지고 3월이 지나 진달래가 피는 봄이 오면 꼭 두 분께 인사 드리러 가고 싶다.
칼국수로 인해 나를 반성해 본다.
하늘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저 용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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