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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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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빠와 그여자에게 연락하지 말자.


BY 도가도 2007-02-25

 

소영아,지영아...

너희들에게 이제는 제대로 뭔가를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아 글을 쓴다.

말로 하는 것이 더 편하나 긴 이야기를 조리있게 하는 것이 자신없고,

곧잘 흥분하는 엄마성격에 할이야기, 못할 이야기 구분 못할까봐,

글을 쓰는 것이 여러모로 나을 것 같아  편지를 쓴다.

사실 지금도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되었다고는 생각 안한다.

그러나 이대로 갔다가는 서로가 상처만 남을 것 같아,

특히 엄마가 힘들것 같아 이야기 하기로 결심했다.

 

 엄마는 이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아빠와 잘 지내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사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니들이 이모라고 부르는 여자에게서 전화가 왔더구나.

니 아빠가 애들보러 떠났다고 혹 만나지 않았냐고...

난 너무나 황당했다.

물론 네아빠는 오지 않았기 때문에 황당하기도 했지만,

여자가 그런 질문을 엄마휴대폰으로 전화해서 물어보다니..

꼭 아빠와 같이 사는 것처럼 말야..

그래서 같이 사냐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

엄마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아빠는 지키지도 못할 수많은 약속들을 어김으로써

엄마를 충분히 힘들게 했지만,

그 일만큼은 그때까지의 어느 충격보다도 큰 충격이었다.

생각해봐라..

이 엄마와 늙어 죽을때까지 평생을 같이 살겠노라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을 하는 결혼식을 올려놓구선,

네 아빠는 그것을 어긴 것이다.

그것은 엄마가 인간이기전에 여자로써 겪는 최대의 충격이고 고통이다.

평생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용서할 수 없어서 엄마는 니아빠를 기억에서 지웠고,

생활속에서도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엄마의 바램이고, 너희들은 문제가 달라진다.

어쨌튼 니네는 앞뒤사정을 모르고..또 알게 하고 싶지도 않고..

아빠는 아빠이니 보고 싶겠지..

니들 기억속에는 좋은 아빠일테니까..

엄마가 보기엔 자주 니들에게 전화하지도 않고 찾아보지도 않고,

용돈도 주지 않는 나쁜 아빠인데,

니들은 나쁜 아빠고 뭐고를 떠나 다른 애들은 다 있는 아빠를 너희들은 자주 보지를 못하니,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클거야.

그래서 니들이 딴여자와 사는 아빠일지라도 보고싶다면 보내야겠다 싶어 보냈었다.

처음엔 아빠가 혼자 산다고 해서 보냈었다.

그러나 그것도 거짓말이라는 것을 그여자 폰으로 보내는 니들문자로 알게 되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니네들은 아빠가 다른 여자와 같이 밥먹고 같이 자고 하는 것에 별다른 충격이 없어보이더라.

오히려 그여자를 너무나 좋아했지..

엄마가 있을 자리를 그여자가 대신 있는데도 그런 거에 대한 생각은 전혀없이

무조건 그여자를 따르는 니네들을 보면서 난 니들에게도 서운했었다.

 

소영이, 너 엄마가 결혼하면 그 남자에게 아빠라고 불러야 하니,

엄마가 결혼하는게 싫다고 했지?

마찬가지로 엄격히 따지면 아빠와 같이 사는 그여자를 너희들은 새엄마라고 불러야 한다.

그렇게 부르고 싶니?

 

어쨌튼 니들은 아빠와 그여자가 사는 집을 가고 싶어하니, 보내긴 했었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면 그냥저냥 왔다갔다 살았을테지.

그런데, 아빠는 그여자와 살면서도 여전히 성실하지도 책임감 있게도 살지 못해

그 이모가 많이 힘들어하는구나.

그 후유증으로 니들과의 약속도 번번히 깨지고...

그럼, 엄마도 엄마의 계획과 생활리듬이 깨지고...

그러면 그 두사람때문에 힘들어지는 것이 엄마는 참을수 없이 화가난다.

엄마가 왜 그사람들의 영향을 받고 살아야하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다고 생각된다.

둘다 엄마인생을 두고 크게 배신을 한 사람들인데,

너희들 때문에 어쩔수 없이 연락하고 지내는데,

번번히 약속을 깨뜨리는 행위를 왜 엄마가 지금까지 당하고 살아야하니?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 그들과 연락하고 지내는 것이 엄마나 너희들이나 좋을게 없다.

이제까지의 네아빠 행동들을 보면,

중학생이 되어 너희들을 데려간다는 것도 어림없는 소리야.

 

엄마는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엄마와 아빠가 같이 해야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니들도 공감할거야.

그런데, 엄마혼자 너희들을 키우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때, 아빠에게 화가 난다.

새끼들이 그립고 보고싶을 텐데, 어찌그리 무심한지..

왜 이 약한 엄마 혼자 그 책임을 다 떠맡고 버겹게 살아가야하는지....

왜 세상이 공평하지 않은지....

 

그런데, 외할머니가 그러시더구나.

물론 엄마아빠가 다 자녀를 보살펴야되지만, 아빠가 보살피지 못할 땐 엄마가 키워야하고,

엄마가 하지 못할 땐 아빠가 키워야 되지 않겠느냐고....

그말이 엄마가슴에 깊이 와닿더구나..

그래서 엄마와 아빠, 둘이 있는지 모르겠구나.

부모가 한사람밖에 없었다면,

그 한사람이 갑자기 애들을 돌볼수 없는 상황에 닥쳤을때 어쩌겠니..

그래서 부모는 둘인가보다.

하나가 키우지 못하면, 다른 하나라도 아이들을 키우라고...

그래, 그래서 이 엄마는 이제 니들을 열심히 키워보려 한다.

마음을 다시 다잡고... 물론 그동안에도 최선을 다해 키웠지만, 그동안 조금 지쳐있었나보다.

 

엄마랑 약속 한가지 하자...

엄마도 이제 더이상 니들 앞에서 아빠욕 안할테니,

니들도 이제 아빠와 그여자에게 전화하거나 문자보내지 않았음 한다.

우리 셋이서 알콩달콩 열심히, 재밌게 살자..

비록 남자 하나 없이 살았지만, 우리 셋이 나름대로 씩씩하게 잘 살아왔잖니?

앞으로도 우리 그렇게 살자..

아빠가 보고 싶다면, 꼭 만나야 겠다면 중학교 2학년이나 3학년때쯤,

니들이 뭔가 알게 될때쯤, 니들끼리 여행할 수 있을 때쯤 그때 연락하고 만나도록 해.

하지만 지금부터 중1때까지는 아빠와 그여자에게 연락하지 않길 바란다.

 

엄마 편지가 길어졌구나.

엄마글이 니들에게 다 이해되지 않았을거야.

하지만, 엄마가 말하려는 뜻이 뭔지는 알았을거야.

소영아,지영아.... 답장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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