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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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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캠프


BY 달맞이 2007-02-07

1월 하고도 30일 오후 1시

아들은 군입대를 했다.

매스컴 마다 강추위가 온다고 떠드는 바람에

몸과 마음이 함께 추운 하루였다.

 

1월 한달을 군주 마신다는 명목으로 술을 안마신날이 없었다.

결국 입대 며칠을 앞두고 속이 탈이 났단다.

술 냄새도 맡기 싫다고 다시 술마시면 내가 개다 이러고 다녔다.

 

먼저 입대한 친구들이나 제대한 사촌형들이 잔뜩 겁을 주었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단다.

캠프 가는 기분이란다.

그래 그런기분으로 가볍게 다녀오렴.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 않니.

 

군부대 연병장에서 행사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인사 하라는 방송에

운동장으로 달려가 많은 사람들 틈에서 이리저리 헤매며 아들을 찾았다.

캠프 가는 기분이라는 말과는 달리 동반입대하는 친구랑 두손을 꼭잡고

마치 헤어지면 큰일 나는 사람처럼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작별의 인사도 길게 할수 없을 만큼 사람들에게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하였다.

두 녀석의 볼을 쓰다듬으며 잘 갔다와 라는 말 밖에는 할수 없었다.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고개만 끄덕인다.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무리 바깥으로 밀려 나와 있었다.

아이들이 다 들어가고 주차장으로 나와 차가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으면서

앞뒤를 보니 눈물 바람의 엄마들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그래, 엄마는 저래야 하는데 나는 왜 눈물이 안나지?\'

 

나쁜 습관이 있다.

힘든일 슬픈일 가슴 아픈일이 있으면 생각을 안하려 한다.

아무도 없을때 조용히  꺼내어 보고 오랫동안 아파하고 힘들어 한다.

그래서 순간엔 늘 씩씩하고 용감하다고들 한다.

 

집으로 돌아와 아들 군대 보내고 울지 않았냐는 안부 전화를 받으면서

\"울기는 머하러 울어? 남들 다 가는 군덴데?\"

\" 아직은 잘 모르 겠네. 옷이 오면 눈물 난다든데......\"

 

아들이 벗어놓고 간 옷가지 들을 세탁에 돌리고

이불이며 베게며 다 빨아 놓고 방을 정리 해 놓고 나니

아들방에 들어 가기가 싫어진다.

방문을 잘 닫지 않고 생활 하는데 일부러 닫아 놓는다.

 

괜히 순간 순간 눈물이 난다.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오늘은 옷이 택배로 올거 같다는 생각에 종일 집밖을 나가지 않았다.

내가 이순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집 구석 구석 다 할일이 쌓여 있는데도

막상 할려고 하면 할일이 없다.

 

아들이 좋아 했든 음식을 당분간 못먹을 거 같다.

칼국수, 칼국수, 통닭, .....

 

이상기온 이라는 이번 겨울 날씨가 너무도 고맙다.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말로는 고생한 만큼 얻는게 있겠지 하지만

마음으로야 자식 고생하기 원하겠는가?

외아들이어서 오히려 강하게 키운다는 핑계로

사랑 표현에 소홀하진 않았는지..

 

그래, 아들

이년후엔 멋진 청년의 모습으로 변신하길..

헛된 시간이 아니라  또다른 너를 발견하길...

좀 길긴 하지만 엄마도 캠프 보낸거라

생각 하련다.

힘들지만 즐겁게 보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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