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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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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미인이 되다.


BY 정자 2007-02-07

밤새 안녕히 라고 하더니

그 말이 어쩌면 그렇게 딱 맞을까 싶었다.

 

시골은 변변한 미용실도 없다.

여자들은 맘 먹고 장날 달력에 표시하여 챙겨 나가는 게 큰일이다.

특히 아줌니들은 거기다가 시골 농사때는 나가는 것도 버스타고 들락날락하면 하루는

오부지게 잡힌다.

 

그러니 화장품이라든가 옷이라든가 하다못해 식료품도 방물장수처럼 갖고 들어오는 장사치가 제일로 반갑다. 그렇게 터 놓으면 평생 단골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막자언니 식당에도 그랬다.

재료대는 아저씨는 꼭 아침 일찍 오시고.

그 바람에 우리가 필요한 잡화들도 덤으로 주문하면 사다가 주시기도 했는데.

 

유일하게 나만 애가 둘 달린 데다가 시내에 집이 있으니  유달리 과자며 먹고 싶은 게 많은 둘리 아줌니는 나에게 종종 부탁하는 게 있었다.

 

바로 양주였다. 그것도 몇 만원짜리부터 몇 천원까지 하는 술을 사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알콜 중독자인 둘리 아줌니가 왜 그렇게 유독히 양주를 좋아하는 지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

 

 집에 한 번 가면 이틀은 쉬니까 사흘 되면 다시 가 곤 했는데.

그 사이에 막자언니를 비롯하여 떠벌이 아줌니 둘리 아줌니에 알바를 하고 있는 아줌니들 얼굴이 죄다 난리가 난거다. 누구한테 쥐어 뜯겨도 그렇지는 않을거고 맞아도 붉은 홍시처럼 전체가 붉지는 않을 건데 도대체 뭘 발랐길래 이 지경이 되었냐고 햇더니 점을 뺐단다.

 

 점이라면 나도 얼굴에 한 말은 있다. 어렸을 때 홍역을 앓은 후에 콧잔등에 까맣게 내려 앉은 주근깨부터 슬며시 뺨부터 번져오는 기미도 내가 네여자중에 제일로 진하고 많다.

 

\" 야야..니도 있었으면 만원은 더 싸게 해줄텐데?\"

\" 뭘 싸게 해준다는거여?\"

 

 점을 빼는데 야메란다. 하긴 그당시 성형외과에 가서 점 하나 빼면 만원이니 나도 한 번 견적내도 엄청 날 텐데. 네명의 여자가 점빼는데 단 돈 십만원을 줬단다. 왜 그렇게 싸게 했냐고 하니 대신 마취하는 연고 안 바르고 한 사람 소개해주면  얼마씩 할 거냐고 합의를 햇다나. 거기다가 내가 있었으면 더 깍을 수 있다고 하는거다.

 

 세상에 그 얼굴을 죄다 마취를 안하고 맨 얼굴을 지졌단 말여?

야야..이뻐진다는 데 그거 아무것도 아닌디...

아닌디가 뭐가 아녀? 맨 살을 막 지졌을 거 아녀?

 

그러니 옆에 있는 둘리 아줌니가 그런다. 두 번 죽을 뻔한 것보다 더 지독하더라,,잉?

막자언니는 얼굴이 화닥거린데다가 한 삼일은 물도 데지말라고 하니 네 여자가 식당에서 그렇게 앉아 잇는데. 나보고 그런다.

 

야 영은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니가 우덜보다 젤로 이쁜디... 손님들 오면 니가 안내해라..  

그러더니 안경을 끄내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옛날 고려짝 디자인으로 알이 무지 큰 선글라스들을 턱하니 끼니 오는 손님이 보고 도망가면 어쩌누...

 

 주방에 들어 간 사람은 그래도 괜찮은데 홀에 나와서 항상 밝게 인사하고 개그를 하는 우리들의 떠벌이 아줌니는 참 난감했다.

 

\" 언니..그거 언제까지 지나야 낫는거래?\" 했더니

\" 응..한 삼개월은 지나야 한데..그려야 뽀샤샤하게 된다는 구먼!\"

 

 언니 그럼 삼개월 동안 그 안경 쓰고 손님들을 봐야 되는겨? 멀리서 언니보고 무신 여간첩인 줄 알고 파출소에서 잡으러 오게 생겼당께? 했더니 걱정 말란다. 무슨 수가 다 있다는 데

 

 어휴...아니나 다를까.. 근처 할머니들이 계모임 하신다고 우르르 들어오시다가 언니보고 에그머니 얼굴이 왜 그 모양이여. 이게 뭔일이여? 하니 지가유 글쎄 인자 어른이 될려나 수두를 앓아서 그랬다고 하는데 그 때 마침 주방에서 인사한다고 나온 막자언니나 둘리아줌니들 얼굴보고 어른신들 모두 입 벌어져 입 다물즐 모른다. 오메 ...힘들것네...

 

 그런데 아니 웬 수두를 모다 번진 겨?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사실을 말씀 드렷더니

막 웃으시며 그러는거다. 그려 인제 여그가 젤로 이쁘구만.. 참 인상이 좋구먼. 이뻐진다고 점빼는 바람에 나만 미인이 되었으니.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도 그 흉터가 깔끔하게 지워지지 않으니 난리가 난거다.

멀쩡한 얼굴을 쪼개 놔서 낫지는 않고 그 점뺀 년 어디서 잡아오냐고 난 보지도 못한 사람 찾아오라고 하지 않나. 둘리 아줌니는 찾으러 나간다고 하더니 얼굴이 팔린다고 도로 오고 .

 

 한 삼개월 지나면 괜찮다고 했으니 쪼께 기다리라고 했더니 허구헌날 거울 보고 신경질내고 나보고 그래도 자연미인이 젤로 좋은 거라고 툴툴거리더니 진짜 석달들어가니 깨끗하게 변했다.

 

그러더니 나보고

인자 니 시상은 저물고 우덜 세상이다. 니도 점 빼면 이쁜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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