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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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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BY 선물 2006-12-19

 

잠깐, 아주 잠깐씩 마치 넋두리 같은······.

별로 진지하지 못한 소망을 품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 감히 이런 소망을 끝내 토해 내어도 되나, 어쩜 죄가 아닐까 참으로 조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축복처럼 선물 받은 큰 불편함 없이 제 기능을 다하는 나의 육체에 대해 참으로 감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래요, 감히 저는 불구를 꿈꾸기도 합니다.


때론 눈멀기를 꿈꾸고

때론 귀먹기를 꿈꾸며

때론 마음 속 생각을 미처 소리로 만들어 뱉어내지 못하는

그런 벙어리를 꿈꾸게 됩니다.


평생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단 한번만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그렇게 간절한 소망을 품은 사람도 있을 텐데

복에 겨운,

저는 가끔씩 정말 감긴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새소리, 바람소리를 머리로만 그리며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소리를 듣기 위해 불편한 보청기를 달고서라도 애써 듣기를 간절히 청하는 이가 많은데

정말 복에 겨운 저는,

가끔 될 수만 있다면 귀 먹기 바라면서 귀 막고 싶은 시간들이 자꾸 늘어만 갑니다.


그리고

더 더욱 처절할 만큼 바라게 되는 소망. 염원은,

내가 벙어리였으면.

벙어리였으면.

벙어리였으면.


그리고

이런 마음으로 지내던 제게 신체적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달 정도 앓던 감기 후유증인지 침을 삼켜도 삼켜지지 않고 목에 뭐가 걸린 듯한 불편함이 오래도록 계속 되더니 드디어 목소리가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게 되면 듣기 거북한 목소리가 나오고 성가라도 부를라치면 아예 쉰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이렇게 영영 목소리가 변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망은 정말 함부로 가지는 것이 아닌가봅니다.

삶은 더 진지해야 할, 어떤 묵직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 저를 낮추고 또 낮추려 합니다.


이젠,

예쁜 소망을 꿈꾸는 시간을 갖기를

그것을 소망해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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