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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포옹 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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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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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하오리까.


BY 도영 2006-12-15

 

휴..내 팔자야..소리가 저절로 나왔던 한달전 일입니다.

남편은 여행을 좋아 하지 않는 반면.

저는 여행을 좋아 합니다.

이러하다 보니  남편과 훌쩍  길을 나선본 적이 몆번 안됩니다 

그러던중 남편 밑에서 근무 하던 총각이 연고지를 찾아 대구로 근무지를 옮기고

일년후 결혼 한다는 청첩장이 날아왔습니다.

동행 하자는 남편의 제의에 집에 젖줄아가 있는것 아니고 콩밭 멜일도 없고

남는것이 널널한 시간뿐이라..

마스카라 올려서 눈에 힘 빡주고  립스틱 짙게 바르고

부부간에 나란히..길을 나섰지요.

 

길을 나서기전 낮선곳에가서 하룻밤 자보자 했더니

남편은 혼쾌히 그러자구..하였습니다.

언제나 운전은 나의 몫..

길치인 남편이 모는 차를 타다보면 답답해서 내가 운전하다보니

자연스레..운전석은 나..조수석은 남편자리로 자리매김이 되더군요

그렇다고 마누라가 운전 하는데 나몰라라는  절대 안합니다.

이래해서 저래가자는둥..이길이 가는길 맞냐는둥..

조선 간섭은 다하지요.

그럼 저는 남편의 벼라별 간섭에 아랑곳 않하고 결말은 내생각이 맞기에

남편의 무수한 간섭에 눈썹만 까딱 할뿐 내 소신껏 밀어 부쳐 버립니다.

 

대구가는 그날 역시 갈때 부터 남편의 간섭에  부부 사이가 삐끄덕 ..삐그덕 ..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옥씬각씬 말싸움을 하면서 대구에 도착..결혼식을 보는데 신세대 결혼식은 볼만 하더군요..

친구들이 댄스 를 가미한 축가에다가  덤으로 랩 까지 불러주는데.

오우~소리가 연발 나왔습니다.

뷔페로 배를 채우고 남편에게 청도를 가자고 했습니다.

 

청도에 가면 웬지..무언가 있을것 같은 ...

청도에 가면 웬지 ..깊은 가을이 기다릴것 같기도 하였기에

청도 가는 국도로 접어들었습니다.

첩첩 산중에 청도의 늦 가을은 역시 멋졌습니다.

낙엽이 눈처럼 날리는 운치있는 카페에 들어가서 차한잔 음미하고 싶었고

이면 도로에서 파는 청도의 특산물인 홍시 또한 사고 싶었지요.

 

남편 얼굴을 쓱 쳐다보니 남편은 졸린 눈으로

\"아니..조선땅은 맨 똑같은데 이 골짜기 까지 끌고 올께 모람..\"그런 표정이 역력한데

낙엽이 우수수 눈처럼 내리던 카페에서 차를 마시자는 말이 안나오더군요.

하긴..녹차 두잔 마시면 돈 만원 나올텐데..차라리 그돈으로 밥을 먹는것이

경제적이라..생각 했기에..멋진 카페를 안본척 지나쳤습니다.

 

그런데요..운전을 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옆에서 조선 간섭 다하면 나중에 같이 헷갈립니다.

그리고 소신도 없어질뿐만 아니라  가다가 길을 잘못 들면  은근히 쏟아지는

비난에 두렵기도 하다보니 분명히 이길 같지만 주눅 들어서 우왕좌왕 한답니다.

길치면서 길치가 아닌척 간섭하는 사람이 조수석에 앉아있으면

그거야말로 속시끄럽고 허베통 디끼는 일지요.

청도 가던 그날도 남편의 간섭으로 이리갈까.저리갈까 하다보니..

지척에 목적지<용암온천>를 건너뛰고 지나 갔지 뭽니까요.

 

시침 뚝떼고 여행은 재미없어 그런 표정을 애써 감추던 남편이 입을 열었습니다.

\"마..집에가자..우리동네에도 목욕탕 많다.\" 또 태클 들어오는군..중얼대며

오기가 빡 생겼지요 밀어부쳤습니다

\"아니 집에 젖줄 아가 있나 밥줄 아가 있나..길을 잘못들었으면 그길을 즐기는것도 개안치 난 오늘 청도에서 자고 갈거야..\"

나의 비장함과 단호함에 남편은 한발짝 뒤로 물러섰습니다.

 

드디어 용암 온천 입구를 찾아서 들어가는데 빽빽히 주차된 자동차들과

펄럭이는 만국기가 마치 외국에 온 기분이더군요

생소함을 경혐 한다는것이 여행의진수 아닌가요

나는 낮선곳에서 하룻밤.을 꿈꾸며..

목욕탕에 딸린 숙박시설 요금을 보니 7만원대.

목욕요금은 6500원..

다시 남편 표정을 살피니 영 아니였습니다.

 

표를 끊고 시간을 정하면서 \"6500원 짜리 목욕하려고 청도 까지 왔나..\"하면서

표를 내미는데 자고가잔 말이 차마 안나왔습니다

두시간만 달리면 집인데 거금 7만원을 내고 잔다니..

저역시도 아깝긴 했지만 저..멋 때가리 없는 경상도 남자와

낮선 숙소에서 멀뚱멀뚱..앉아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내키지가 않았지요.

 

6500원짜리 답게 목욕탕은 고추탕.허브탕 쟈스민탕 등등 색색에 오색탕이

구비?되어 있더군요.

정확히 두시간후에 다시만난 우리 부부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어느새 늦가을의 잉크색 어둠이 내리우고

청정 청도 하늘은 별들의 잔치가 한창 이였습니다.

 

별이 반짝반짝 거리기에

“보소보소 자기예~~별이 허벌나게 이쁘지예·~”하고 싶었지만

반응이 “별이 니보고 뭐라카드나..·~!”이런식으로

쫗크를 줄까봐 입을  꽉 다물었습니다

여기서부터 포항까지 가는길에 문제가 발생 했습니다.

 

내 상식으로는 포항-대구-청도순으로 왔으면  역순으로

청도-대구-포항..으로 오면 간단한거 아닌가요.

남편은 부산으로 가야 경주와 포항이 나온다며 부산가는 고속도로로

차를 디밀라 하더라구요.

아니다...아니다..우겨도..고집을 피우기에

저.아무말 안하고 부산가는 고속도로로 자동차를 들이댔습니다.

 

가도가도 경주 이정표는 보이지 않고

밀양이 나오자 남편은 그제야  아닌가..하며 밀양으로 빠지라 하더군요.

저속으로 휙 돌았습니다.

청도에서 대구까지 15분 거리를 부산가는 고속도로 를 탄탓에

갈때는 땡전 한푼 안들이고 청도를 갔건만 조선 간섭 하는통에

포항까지 오는데 톨비가 12000원..게다가 시간낭비.연료낭비.돌만 하지요..

 

언제나 그랬듯이 어깨 나란히 하고  다정하게 나가다가

돌아올때는 입 꾹다물고 벌레 씹은 표정이 되어 돌아오던 그 현상이 또 벌어졌습니다.

두시간을 묵묵부답..

자동차 엔진소리와  옆차 지나가는 소리와 쌩쌩 바람 소리뿐.

주파수 안맞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치치직 잡음속에 들려오는

\"사랑의 영수증을 써주세요~~\"트롯이 내귀에 거슬렸습니다.

에이...!별거아닌 사랑에 몬 영수증이냐고 신경질적으로 라디오 버튼을

탁 쳐버리니 자동차안은

나의 씩씩 대는 소리와 잠시후 남편의 코고는 소리가 불협화음을 이루더군요..

 

남편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지난날 일이 영사기 돌아가듯 차르르 차르르 돌아갔습니다

수년전 어느날 겨울.. 친정 식구들과 평창을 찾았을적에

귀틀집이 있는 팬션을 잡았는데  낮선곳에서 하룻밤에 부푼 우리자매들

기를 팍 꺽어놓았던일이 있었습니다

\"멀쩡한 집 놔두고 귀곡산장 같은 방에서 왜 자는냐\"는 표정을 지으며

썰렁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그런  남편을  보자

친정 언니는 “마냥 좋은사람인줄 알았는데  그래서 사람은 겪어봐야해 하며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었었지요. 그때 내가 나에게 약속 했던것이

 

\"다시는 내가 가는 길에 저남자와 동행은 안하리.\"했지만

제가 먹은 마음이 없는 성격이라 까맣게 그사건을 잊었기에

두달전 주말에 애들은 없고 남편과 실뜨기나 쎄쎄해 하며 노느니..

경주 보문단지를 가자고 했습니다.경주 보문 호숫가를 거닐었던 분들은 아실겝니다.

 

그 호숫가는 천천히...자연을 즐기며 걷는 산책 코스라는것을..

그 산책로를 다들 팔짱을 끼거나 어깨를 걸치거나 여유롭게 걷더구만.

남편은 경보 선수들 처럼 궁디 실룩거리면서 누구를 잡으러 가는듯

빠른 걸음으로 가더군요..

저요..저도 남편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양팔 흔들면서 경보를 해야만 했답니다.

왜냐면 바란스를 마추기 위해서..켁...

게다가 보문호숫가에서 길거리 사주를 보는데가 있기에 재미삼아 보자 했더니

지은죄가 많은건지.남편은 .펄펄 뛰며 말렸습니다

 

저는  수염기른 그 도인같은 남자한테 사주를 꼭 보고싶었는데

그날 도인 같은 남자 앞에 서있는 나를 질질 끌고 오는바람에

거기서 결정적으로 제가 삐지고야 말았습니다

경주 보문 호수간 날도 갈때에 다정스럽게 출발하고

오는길은  입꼭 다물고 바람소리 들으며 집으로 왔답니다.

말한마디 없이 배 쫄쫄 굶어가며 집으로와서 찬밥에 고추장 넣고 팍팍 비벼먹으면서

\"내가 당신과 어디를 간다면 내성을 홀라당 갈끼다\"그랬는데..청도 갔다오면서

성 갈일이 생긴게지요..

 

나갈때는 다정하게 올때는 한풀꺽인 표정을 하고 들어오는 남편을 제끼고 쌩하고 들어와서 안방문 쾅 닫고 들어가는 광경을 서너본 복달이는.

강원도 여행갔다가 간발에 차이로 우리보다 먼저 들어와 있었습니다.

냉랭하게 안방으로 휙 들어가는 에미와

거실에서 뒤늦은 후회를 하며 벌쯈하게 쇼퍼에 앉았있던 즈이 아부지를 보고는

뭐가 신이났는지 다다다다...안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엄마..또 왜에?\"

\"야야.말마라..포항-대구-청도 순으로 갔으면 되돌아올때는 청도-대구-포항 순으로 오는게 당근이제?\"

\"어..글치.글치..\"

\"참말로 ..부산가서 경주와서 포항오는게 맞따고 부산 거의 다가서 차돌려 포항 안왓나..위대한 느그 아부지가. 우겨서.헤맸다 아이가 한 두번도 아니고 이갈린다 이갈려..“\"

복달이는 나갔다하면 티격태격 싸우고 들어오는 우리부부를 보면서

어이가 없는지 킥킥...대며 웃는데 약간 추락하는 부부의 권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보문호수에서 경보사건이 불과 두달전 일인데

청도를 갔다오는길에 또 같은 일이 벌어진게지요.

그래도 속으로만 속을 부글부글 끓이고 말만 안했지 청도에서 포항까지 오는데

내색은 안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차를 몰았지요

그 참았던 인내심 끝에 매달려있던 심지에 마지막으로 남편이 불을  확 땡겼습니다.

포항 IC로 나오지않고 서 포항 IC로 나왔다며 자지러 지더군요

포항땅이야 좁아서 그기서 그긴데..서 포항은 이정표가 경주방면 흥해방면 영덕 방면으로 있다고 복잡다나..주로 북구에 사는 사람들은 서포항으로 빠져나가거든요 헐..

 

거까지도 참았는데..서포항으로 빠져나가니까..

흥해 반대편인 기계로 가야 흥해로 간다고 또 우기는 바람에 투다닥 거리는것도 지쳐서

가라는데로 갔더니 죽장 표시판이 보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