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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93

제 사랑을 지켜주세요.


BY 상학봉 2006-12-03

제게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습니다.

 

그 사람은 결혼한 적이 있는 사람입니다.
어린 딸도 둘 있습니다.

 

비록 이혼했지만
끝까지 가정을 책임지려고 노력한 사람입니다.

 

바보 같은
정의로움을 가진 사람입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가족과 친구의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저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이십 대 후반입니다.

 

그 사람에게 고백을 하였고
그 사람도 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마음 한 구석엔
늘 불안함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저에게 세상에서
딱 세 명의 여자만을 사랑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저와 두 딸...

 

저는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두 딸도 사랑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 부모님께 얘기조차 꺼낼 수 없습니다.

 

솔직히
저희 부모님의 반대를 이겨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아직 부딪혀보지도 않은 현실에 힘들어하며
술을 마시고 그 사람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지만
그 사람은 바로 데리러 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데리러 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크게 나고 말았습니다.

 

차가 고장 나서
늦은 밤 오토바이를 타고 외출하려는 그 사람을
가족들이 뜯어말렸지만
꼭 가야만 한다면서 집에서 나갔답니다.

 

두개골과 안면골이 골절되고 눈은 실명했습니다.
어깨도 부러지고 가슴팍에도 금이 갔습니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서도
계속 제 이름을 부르며
데리러가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제가 다치게 했습니다.

 

그 사람의 두 딸과 가족들마저 제가 다치게 했습니다.
전 정말 나쁜 여자입니다.

 

그 사람 앞에만 서면 눈물이 나옵니다.
모든 게 제 탓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바보같이 저에게 말합니다.

 

저를 위해서 두 눈이 아니라
두 팔과 다리도 내놓을 수 있다고.
하지만 제가 불행해지길 바라지 않는다고.....

 

요즘엔 차가운 말과 차가운 행동으로
저와 멀어지려 합니다.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나약한 저는
죽음이라는 탈출구만 생각합니다.

 

정말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가
그 사람과 살고 싶습니다.

 

너무 힘들고 지치지만
그 사람에 대한 제 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저의 사랑을
부모, 형제, 친한 친구들에게조차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어떡하면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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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답답하고 두렵고 막막할까요.
그 마음을 헤아리자니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극한 상황에서 죽음까지 생각하고 있는
오늘 사연의 주인공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 그 마음 이해해요... 용기를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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