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공항에서 포옹 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15

12/1 어제 첫 눈내린 날


BY 마포나루 2006-12-01

어제 저녁이었어요.
강남역에서 친구와 저녁을 함께하기로 약속을 했지요.
그런데 한 시간 정도 늦겠다는 연락이 오더군요.
솔직히,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부터 났습니다.
앞에 서 있는 한 남자도 누구를 기다리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더군요.

그런데 10분 후,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이상하군. 아까 그 사람이잖아\'
그리고 또 10분 후, 그 사람이 또다시 나타났습니다.
그 때부터 그 사람에 대해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어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기에,
10분에 한번씩 나타나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걸까?\'

그 사람은 정확히 10분이면 한 번씩 그 자리에 나타났어요.
20대 중반의, 그리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넉넉해 보이고,
잔잔한 미소를 가진 사람이었죠.


그는 10분에 한번씩, 결국 일곱 번을 제 앞에 나타나선
주위를 두리번거리곤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일까?\'
누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어버린 채,
그가 다시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바로 그때, 한 여자가 빠른 걸음으로 와서는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아주 초조한 얼굴로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자세히 쳐다보는 여자,
한눈에 그녀가 약속시간에 많이 늦은 줄을 알게 되었죠.
약속한 사람이 없는지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었어요.
그 순간 저 쪽에서 10분에 한번씩 나타나던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이야 10분맨 또 왔군\'


그런데, 갑자기 그의 눈이 커지는 겁니다.
그리고는 발을 동동 구르던 그 여자 앞에 오더니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었어요.
\"야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 첫눈이 와서 그런지 차 정말 많이 막히더라.
미안해서 어떡하지? 가자. 내가 오늘은 정말 맛있는 거 사 줄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