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살좋고 엉뚱스러워서 귀여운 후배가 하나 있다.
이 아이가 어느 땐가 서울엘 갔다.
선배 언니랑-이 선배 언니란 인물은 내 친한 친구다-
그 이름도 유명한 강남의 부촌중에서도
한 복판에 있는 명품이 즐비한 00백화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한 시간 정도가 남았더란다.
돌아다니기도 다리가 아프고 해서
그 백화점 출입구에 가만히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그 백화점에는 차를 세우고 들어오는 출입구가 두개더란다.
하나는 일반 손님들 용이요,
또하나는 말 그대로 VIP용이었는데
들어오는 차가 기본 외제차더라나.
내 후배도 우리 도시에서는 꽤나 한다하는 패션리더에다가
명품족에 속하는 편인데
그야말로 게임이 안되게 수준차가 나더란다.
\'그래 눈요기나 실컷하자\'
하고 한참을 구경하고 있자니
마침 점심때였는지라,
명품을 실내복처럼 입고선
나이드신 돈 많은 할배와 할매들이
점심을 드시러 손에 손잡고
드나들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재미도 있겠다
눈요기도 되겠다
촌닭처럼 눈알을 이리저리 둥굴거리며
눈 돌아가게 구경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돌연하게 나타난 한 아저씨!!!
너무나 익숙한,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얼굴의 아저씨!!!
\'분명 내가 아는 사람인데......\'
촌닭이 된 서울 한 복판에서
아무래도 같은 고향 출신인 듯한 아는 얼굴을 만났으니
이 아니 반가울쏘냐?
예의 범절이 반듯한(?) 집안에서 자란 나의 후배는
이 먼 타향에서 만난 동향(?) 분께
반가운 인사를 하기 위해
얼렁 100m달리기하듯
그 분 앞으로 잽싸게 달려갔더란다.
주춤거리며 놀라는 그 아저씨 앞에서
쪼르르 달려가 멈춘 나의 후배왈,
\"저~~~
아저씨,
안녕하세요.
제가 기억이 잘 안 나서 그러는데요
아무래도 얼굴이 익숙한게 아는 분 같아서요\"
처음 눈을 동그랗게 뜨시던 그 아저씨(?)는
곧 빙그레 웃으시더니
\"아 ~~~
네~~~에,
저는 000 0 입니다.\"
그의 이름이 귀에 들어오는 순간
그 아저씨(?)가 나오던 텔레비젼화면과
그가 실린 잡지가 번개처럼 머릿속을 스치면서
눈앞으로 휘리릭~~~~~
큰 실수를 한 걸 깨달은 귀여운 나의 후배는
\'아차~\'
싶었지만 얼른
\"반가웠습니다.\"
하고 넉살 좋게 인사했더랍니다.
그 아저씨(?)는 우리나라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텔레비젼에서건 잡지에서건 너무나 많이 접할 수 있는
그래서 연예인들 성대묘사 인물의 1순위에 있는
유명한 사람이었다는 것.
너무 자주 잡지나
텔레비젼에서 보는 바람에.......
아는 사람인 듯 익숙해진 얼굴탓에
아는 사람으로 착각했던
나의 후배는
현대 매스콤의 영향으로 인해 서울의 한복판에서
다시한번 촌닭이 되었더랍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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