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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아이함께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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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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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년7.......임신


BY 주연 2006-10-29

 결혼을 하고 나서도 나는 얼마간 직장을 다녔다.

직장을 그만두고 얼마 안있어 나는 내가 아이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됬다.

아 ...........

내 안에 아기가 자리잡고 있다는게 얼마나 신비롭던지.

6주가 지나서부터는 입덧이라는 것을 했는데.

지금생각해도 속이 얼마나 메슥거리는지.......

나는 주로 아침에 했는데, 먹은걸 전부다 올렸다.

올리기가 힘들어서 아무것도 안먹을라 치면 말 그대로 신물이 올라와 속이 더 쓰렸기에

일부러 밥을 약 두수저 정도 넣고 끓여 먹었다.

차라리 그게 나았다.

남자들은 이런 심정을 알려나 모르겠다.

과일도 신것은 못먹었다.

남들은 임신하면 레몬이든 뭐든 아주 신게 땡긴다던데, 나는 귤도 시어서 못먹고, 그당시는

겨울이라 과일도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바나나만 먹었던것 같다.

나의 임신소식을 알고 부산에서 시어머니께서 올라오셨는데,

그당시 나는 전기밥솥에서 나는 밥 냄새도 맡기 싫고, 김치냄새도 맡기 싫어했는데

시어머니의 방문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하였다.

어르신의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서 드려야 했는데,

나는 시어머니께서 왜 올라오셨는지 모르겠다.

며느리 힘들까봐 도와줄라고 오셨다는데, 내가 어머니 식사를 챙겨드리고

반찬거릴사러 시장에 다니고 , 아침마다 깩깩 거리느라고 기진맥진하고...........

사흘이 지나서 시어머니께선 당신이 하실일이 없다는걸 아셨는지 부산에 내려간다고

하셨고, 나는 시어머님을 수원까지 배웅해 드리러 갔다.

기차를 타기위해 수원 지하상가를 걷고 있는데, 상가안 악세사리 가게앞에서 어머님께서는

발걸음을 멈추시고 상가안을 보시다간, 나보고 저것좀 사달라신다.

당신이 하실건 아니고 형님댁 조카가 3살인데, 그 아이 것을 사달라신다.

그당시엔 나도 머리가 길어서 묶고 다녔는데, 친정 동생이 안한다고 준것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나도 아까워서 못사는걸 사달라신다.

한두개도 아니고, 무슨 애들 핀이 그리도 비싸던지.

한없이 고르시는 어머님께 미쳐 많이 준비해오지 않았다고 있는 만큼만 사시라 했다.

계산을 다 마치자 내주머니에는  오백원 짜리 달랑 두개만 남았는데,

딱 수원에서 용인까지 가는 차비다.

나는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시어머닌 둘째며느리가  아기 가졌다는 소식 듣고 오셨으면서,

어쩜 아기 내복 아니 아기 양말한짝도 사오지 않으시고 하신다는 말씀이

친정엄마가 오죽 알아서 잘 준비하시랴 그러셨다.

우리 시어머니는 성격이 괴팍하거나, 며느리 시집살이 시키는 그런분은 아니시다.

뒤에서 남 흉볼줄도 모르시는 천상 여자인 분이시다.

어려서는 아주 집안이 부자였단다.

그런 집안의 외동딸인 그분은 한겨울엔 호랑이 가죽으로 만든 코트를 걸치고 다니셨단다.

그늠의 전쟁이 웬수지.

그런 생활 습관이 있어서인가 그분은 웬만한것들은 눈에 차지도 않아 하신다.

가진것도 없으신 분이 백화점에서 옷을 사입으셔야 맘에 들어 하시고, 두분만 사시는데

세탁기 기능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우리도 사십만원짜리 세탁기 잘도 쓰고 있는데,

대리점에서 70 여만원짜리 세탁기 사셨단다.

두 아들에게서 생활비를 받아 쓰시면서 어쩜 그리도 돈을 펑펑 쓰시는지.....

내가 남편에게 화를 내는 이유는 그분들이 능력이 되면서 그런걸 사시면 나는 아무말도

안할것이다.

물건을 사고나면 전화가 온다.

아범 바꿔 달라고 하시면서.

그럼 나는 너무너무 화가 난다.

세탁기가 고장이 나서 새로하나 샀다는데.............

사시는게 옳다.

지금 연세도 있으시고, 지금의 시대에 세탁기 없이 어떻게 빨래를 하겠는가.

그.런.데

꼭 그렇게 비싼 세탁기를 사실 필요가 있었을까?

그러면서 큰아들에겐 아무 말씀 없으시던 분이, 작은 아들네 전화해서 세탁기값 달라고?

그런 어머님께서는 며느리한테 뭘 해주셨는데?

당신 제사 지내드릴 아들 낳은 며느리와 제사 지내줄 손주한텐 뭘 사주셨다고....

우리 친정엄마는 큰사위 생일이 되면 해마다 선물을 해주신다.

금액이 문제가 아니잖는가.

배달하는데 춥다고 안에 입으라고 내복같은것도 사주신다.

정성이고 성의다.

시부모님들 어렵게 생활 하시는거 아는데, 큰걸 바라는건 아니다.

선물?

그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며느리생일날, 손주 생일되면 미역국은 끓여 먹었냐고 전화 한통 해주시는게

그리 어려운 일일까?

내생일은 어렵지 않다.

양력으로 5월 7일!

5월 8일이 어버이 날이기 때문에 나는 하루전날이면 꼭 용돈을 부처 드리는데,

그게 그렇게 기억하기 어려운 날일까?

아니면 기억조차 하기 싫다는 것일까.

작년엔 우리 큰놈이 학교에 입학을 했다.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 데 연필한자루라도 공책 한권이라도 사서 보내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아님 전화라도 한통 해서 우리OO가 학교 들어간다면서? 에고 할미가 되가지고 해주는것도

없어서 미안하다............. 이렇게 먼저 말씀해주시는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지 한달쯤 되어갈때가 되서 전화가 왔다.

큰 애한테 들었다. 학교 들어갔다면서?

속에서 천불이 난다.

큰댁에도, 장사를 하는 우리집에도 없는 김치냉장고 까지 구입하신 시어머니.

두분 생활하시는데 얼마나 김치를 많이 해드시려고 그러는지.....

냉장고에 들어있는 각종 음료수들중 한개만 구입을 안하셔도 손자, 손녀 공책한권은

해주실수 있습니다....... 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아도 결코 입밖으론 못 하는 말!

나는 시어머니의 삶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나의 친정엄마와 비교를 하면 더더욱!

매년 사위 생일은 잊지 않고 선물을 사서 보내고, 매해 된장을 담아 보내고,

매년 어린이날이나,애들생일을 잊지 않고 항상 옷가지들을 사서 보내오시는 우리 엄마!

보통의 부모님들은 그러시지 않나?

자식들에게 베풀고, 항상 더해주려고 하시지 않는가?

자식에게서 하나라도 더 뺏을려고, 얻으려고 하는 부모님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마음을 품는 나는 나쁜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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