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창업박람회 65세 이상 관람객 단독 입장 제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77

전라도 영암 여행.


BY 도영 2006-10-28

최근 새로 시작한 운동을 하고 아파트 계단을 올라서는데

\"부재중이라 옆집에 택배 맡겼습니다..\"란

택배 쪼가리가  현관문 앞에 붙어 있었다.

짐작이 가는바.. 쨘한 설레임으로 ..

테이프로 야물딱지게... 봉한 박스를  열어보니

며칠전 이박삼일 남도 여행을 했을때 그 아쉬운 여운이

박스안에서도  몽실몽실 피어올라 거실공기를 타고 톡톡 터트려지고 있는듯 했으메..

------------------------------------------------------------------------

전라도 영암을 다녀왔습니다.

얼굴은 모르지만 이미 내면의 슬픔 ..기쁨..아픔..까지도 글로 함께한

세월이 있기에 왕복 열여섯 시간에 긴 여행이 즐겁기만 하였지요.

수년전 외가가 있는 전라도 보성을 처음으로 다녀왔을때를 추억하며

버스를 타고 다시 또 갈아타고 도착한 영암.

그곳에도 가을이 한창 이였습니다.

박실님의 죽마고우 산하님이 노란버스를 몰고와서 나를 태우고 식당 으로 안내를 했지요.

영암에서도 이십여분 걸리는 작은 마을은 가을 오후 햇살에 보드라움인지

평화롭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유달산에 웅장함..촌길 양옆에는 가을꽃이 하늘거리고..

집집마다 붉은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 가지는 가을에 풍성함을 더해주었습니다.

글속에 박실님과 산하님이 운영하는 식당앞에는 박실님이 오메불망 기다리다

나를보자 팔을 벌려 안아주며 \"여기가 어디라고 이먼데를...\"고마와 어쩔줄 몰라하는

박실님에 마음을 살짝 엿볼수가 있었습니다

 

커다란 동백나무와 은행나무가 우뚝 서있는 마당을 지나

이층 철계단을 올라가는 식당 외벽에는 붉은 담쟁이 넝쿨이

낮선 경상도 아지매에 방문에 작은 움직임으로 반겨주는듯 하였지요

창이 너른 이층식당에 자리를 잡고 너른 창문을 통한 하늘은

올라 오면서 보았던 은행 나무와 동백 나무가 가을 하늘에 여백을 채운듯 했는데

마치 살아 움직이는 그림 액자 같았지요

화가가 구상한듯한 한폭에 가을 풍경화 같은 너른창에

노을이 물드는 이른저녁 ...

나를 비롯한 .박실님...산하님...아리님..그리고 막내 오월이가 마침내 뭉쳤습니다.

동서남북에 흩어져 살면서 한곳에 모이기가 쉽지 않은 귀한 시간.

귀한시간을 만든 다섯여자는 ..

박실님 식당에서 마주 앉아 맛깔스런 전라도 음식에 복분자술이 몇잔 오고 갔지요.

차려준 밥상을 받아 먹어 보는게 얼마만인가..젓갈은 왜이리 맛난거야.

술도 댕기고 음식도 땡기고 분위기도 댕겼지만 예약 손님이 있는터라

박실이님 집으로 먼저 가있기로 했습니다

외식 할때 하고 또 다른 융슝한 대접..을 받고  아리님과 오월이와 함께

우리셋은 어스름한 어둠이 내린  다리를 지나

도로를 건너 골목을 올라가서 철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툇마루가  있는 일자형 한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박실님의 글속에 간간히 등장 했던 감나무 아래 잔디가 깔린 마당에는

감잎이 우수수 떨어져 있었으며 마당옆에는

샌드백이 걸려있었고 그냥 지나칠리 없는 저는

샌드백을 몇번쳐서 힘자랑을 하고 툇마루를 올라 방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주인이 기꺼히 내어준 집..

창이 많은 한옥..달빛에 비쳐지는 창밖에 앙상한 나무 그림자에.

주인의 허허로운 마음이 공기을 가장한채 훅..지나가는것도 놓칠수가 없었습니다

온천같은 매끄러운 물..

좋은 공기..좋은 바람이 넘치는 그곳에서 가을속에 세 여자는 자연스레 한 침대에 누워

붉은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에 시선이 갔지요..

\"와 운치 있다.\"

\"감이 툭 떨어질것 같아.내일 가기싫다.\"

\"우리 모레 갑시다.\"

\"아리님..그럴래요?오월아 너도 되니?나도 내일 가기시려...됐나?됐다..하루 더있자\"

오예~~그래서 이박삼일이 된게지요.

지금도 박실님에 집이  눈에 선합니다.

뒤란으로 돌아가면 무화과<있었나?긴가민가>와 감나무..앞마당에는 더 커다란 감나무와

채 따지않아 건 포도가 되어 버린 포도 송이들  길다라게 늘어진 수세미.

해가 잘드는 툇마루..담넘어 보이는 가을산에  완만한 곡선의 유연함.

정신이 정화 된다는게 이런건가요.

정을 받는 기분이 이런건가요.저는 그곳에서 배려를 배웠고..배려를 받았으며

배려할줄 아는 남도의 두여인을 보았습니다

잡생각이 사라져서인지 까르르 까르르..웃음이 저절로  흘렀습니다

말을 잘근잘근 씹듯이 말하는 아리님을 장난 삼아 빤히 들여다보면

\"머야~~아씨 ..말안해~~앙탈?에 눈물많고 웃음 많은 오월인 까르르 넘어가고.

기분이 유쾌하니 나의 멸치춤과 밸리 댄스도 저절로 나왔지요.

우리셋을 무엇이든 멕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한 박실님.

박실님을 받쳐주는 오래된 친구 산하님 ..진국인 산하님 남편..

게다 단란주점에서 마주친 산하님 남편의 매력?적인 친구분들..

이박삼일에 남도 여행이 며칠이 지났는데도  여운이 가시지를 않습니다.

떠나는날 모여인과 모여인은 눈물로 이별을 고하고.<얼레리꼴레리~~\">

두여인이 아쉬워 우는 모습에서 덩달아 눈물이 흘렀지요.

\"아씨이~~아리님 손 수건좀 줘요..홀짝...\"

\"도영님..이 손수건이 이거보다 더 좋은거여요.홀짝..\"

\"어마...그러네요 아까거보다 눈물이 흡수가  잘되네~~\"

울다가 하하 ~~호호~~웃을수 밖에 없는  좋은 인연들..

우물 만큼 깊은 정을 담뿍준 박실님..감사해요.!

한복만 다려 입으면 한미모 하신다며 잔잔한 웃음을 주시던 산하님..고맙습니다.!

나의 장난에도 삐지지 않은 아리님 땡큐!..

착한 오월아..목포역 카페에서 녹차 잘 마셨데이..

너만 목포역에 떼놓고 둘만 기차를 타고 와서 많이 아쉬웠데이..

박실님의 마당이 한눈에 보이는 안방 침대의 따근함과 맑은 공기가

오래도록 그리울겝니다.

뒷마당 창문 너머 감나무에 앉아있던 이름모를 새소리도 그립습니다.

늦은밤 창문에 비쳐지던 포도 나무의 앙상함 때문인지.

알수있을것 같은 애잔한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를 않은채 마음은 영암에 가있습니다.

오래도록 글 친구로서 좋은 인연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아컴. 엣세이방님들..다음번에는 꼭 동참 하지 않으시렵니까.?

중년의 뜨락은 정이 있고 배려가  있고 건강한 웃음이 있습니다.

다음에는 더 많은 님들과 좋은 만남을 기약하며..

 

 

 

포항에서 도영이가..

 

 

 

추신(우연에 일치로 글이 한꺼번에 올라왔네요..아,환상의 트리오야..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