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어나더+ 아이함께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26

가슴 먼저 알았기 때문입니다.


BY 오월 2006-10-28

가을이 보내는 휴혹때문이였나 봅니다.

사랑하는 님을 차마 그냥보낼 수 없는 아쉬움이 남듯 그렇게 가는

가을의 허리춤이나마 힘 껏 잡아보고 싶었습니다.

이른 새벽 코끝을 쨍하게 하는 찬 공기가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합니다.

좋은하루가 되고 싶은 나의 소망을 담아 택시 기사님께 거스름돈을 사양

하며 \"좋은 하루 되십시요.\"를 씩씩하게 외치고 새벽기차에 올랐습니다.

뿌연 안개 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새벽풍경이 잠에서 서서히 깨어나듯

눈 앞에 펼쳐집니다. 고요하게 피어나는 물안개,산 허리를 부드럽게

휘어감은 운무 촉촉히 젖은 고운 단풍잎 숨을 크게 쉬면 안될거 같습니다.

모두 놀라 후다닥 거리면 안될거 같아 창가에 바짝앉아 숨죽이고 새벽

경치에 취해 봅니다.

 

훌쩍훌쩍 가는 세월앞에 잃어버린 젊음만 서럽다 했는데,이렇게 아이도

남편도 집도 잠시잊고 온전한 내 시간을 가질수 있다는 생각을하니 오늘

만큼은 잃어버린 젊음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1인 몇 역을하며 살아가는동안 귀하게 얻어진 시간 책을 보자니 밖의

경치가 궁금하고 밖을 보자니 책이 궁금하고 그 사이사이 내가 지금 찾아

가는 박실언니를 생각하면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그래도 만나면 울지 말아야지 마음을 다 잡습니다.

5시 30분 집을 나서 목포역에 도착한 시간이 12시23분 7시간이 걸려 왔지만

지루하단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저 만치 보이네요 아리언니 그 옆에 분명 박실이 언니 .

\"제가 오월입니다.언니,제가 오월이라고요.\"

 

얼굴보다 가슴을 먼저 알아버린 우리는 굳이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꼭,잡은 손으로 가슴속 말들이 전해져오고 내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는

박실언니의 마음이 너무나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올걸 예상해 빌려논 유치원차에 수다는 떨지 않았습니다.

자꾸만 손만 잡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달콤한 무화가 밭이 즐비한 도로를 따라 영암 남도 한정식을 찾아

고~고~~

담쟁이 덩쿨이 고운 옷을입고 기어오른 이층집 밤이되면 푸른빛 조명으로

투명한 푸른빛을 발하는 동백나무 휘휘 늘어진 아직은 파랗던 은행나무

조명을보고 온갖 포즈를 잡으며 우리들을 푸른 웃음을 웃게한 도영언니.

멸치춤,살사댄스 우아한 포즈.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동작에 들어가는

몸으로 웃겨주는 도영언니.잔뜩 긴장하게 만들어놓고 시시 때때로 터져

나오는 아리 언니의 무장해제 시키는 웃음보.

 

아!!더이상 할말이 필요 없을거 같은 맛있다를 연발한 박실언니의 음식솜씨.

먼저 도착한 아리 언니와 체면생각없이 비워낸 반찬그릇.입에서 살살 녹는

다는 표현말고 달리 할말이 없는 준치무침회,전어 무침회 새콤달콤 고구마순

다양한 젓갈들 염치없이 먹고 또,먹고 정말 맛있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그 곳으로 갔어요.

지친 주인을 맞이하려고 피었나봐요.

문을열자 무지큰 장미 한 송이가 너무 이쁘고 싱싱하게 피어있었어요.

마당과 창문이 거의 맞 닿을만큼 낮은집 잔디 깔린 마당에는 땅을 타고 기는

비단풀이 지천이고 저홀로 익어 터진 붉은감이 바닥에 지천이고 내 어린날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있는 눈 올라앉은 눈부신 신우대.울타리가 있고 혼자익어

말라 버린 포도송이는 밤 달빛에 만들어내는 그림자로 그대로 한 폭의 동양화입니다.

 

늘 바쁜 주인이 거두어 주지 않아도 알아서 익고 알아서 크고 알아서 떨어지나 봅니다.

불었던 바람만큼 떨었을 수다.

쏟아진 비 만큼 남긴 아쉬움 .

고운 단풍잎 위로 구르든 햇살만큼 웃었던 우리들의 웃음.

보성 녹차밭의 싱그러운 향기.

듣기만하고 처음가본 노적봉,월출산,삼학도 줄기차게 내리는 빗속에 우리들의 안내를

맡아주신 산하언니 남편분 (표현을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서 실례라면 용서하세요.)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했습니다.

아컴을 통해 공개적으로 초대 합니다.

언제든지 꼭,오세요.웰컴입니다.

알록달록 색색 웃음을 웃게해준 산하언니 가수 뺨치는 노래솜씨.

코메디언 뺨치는 유머.

한복 입으면 뿅~~가는 미모.

언니의 매력의 끝은 어디인가요.??

 

박실언니 영원히 잊을수 없는 곳이지만 어쩌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곳.나이에 비해

내가 세상을 보는 눈이 많이 깊기 때문인지 아니면 언니의 얼굴보다는 언니의 가슴을

먼저 알아버린 때문인지 편견을 버리라는 언니의 마음을 읽고도 제 가슴이 아리고

내 가슴 한 켠 언니에게 도움이 된다면 내어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슬픔이 많아 그런가 봅니다.

제 기준으로 언니를 보고 있으니 부족하지만 어쩌겠어요.

어차피 찍히고 찍은 몸인데.....

가끔 살다가 우리들이 그리우면 집안 구석구석 살펴보세요.

아직 다 흩어지지 못한 웃음들이 침대밑에 감나무 가지끝에 걸려있을 겁니다.

동생이라고 끝까지 챙겨주든 잘 나가는 두 언니는 ktx타고 휙 날으고 지지리 궁상

오월이는 혼자서 무궁화호를 타고 간 길을 되짚어 오는길에 웃음이 해푼 여자가

성공한다는 내 컴플렉스 한방에 날려준 책 한 권을 사서 읽고 돌아왔습니다.

그래요.박실이언니가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행복하시기를 바라고 산하언니와

의지하고 도우며 식당도 대박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지간히 자리 잡히시면 세 분 훌쩍 한번오세요.

꼭,오세요.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오월이 긴 시간동안 밥 먹을때마다 눈가가 젖을거 같습니다.

박실언니 눈물도 짜답니다.ㅎㅎㅎ 안녕히~~~

 

꿈결인듯 들려왔던 \"오월님~~오월님~~\"모닝콜 인줄 알았습니다.

닉네임 만큼이나 곱디고운 이쁜꽃향님 음성만 돌아가며 듣고 그 먼곳까지 가서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강의 하신다는 대학교 앞에서 저 안에 이쁜꽃향님이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