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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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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것 두가지


BY 영영 2006-10-28

오늘은 딸 아이의 생일날.

어제 알뜰장에서 장을 봐다가 저녁엔 탕수육 한접시와

껍찔 베켜 데친 오징어에  무 오이 당근 넣고 시원한 배 넙죽넙죽 썰어

아삭아삭 새콤달콤하게 무침을 해주었더니 별식이라고 맛나게 먹고

지 동생이 케익과 립스로스를 하나 선물로 사 들고왔다.

 

나름대로 화려한(^^) 전야제를 치루었으니

오늘 아침엔 미역국과 밥 반찬으로 아침을 먹였다.

 

어저녁에 늦게 도착한 남편이 술안주로 탕수육과 오징어무침을

먹으며 \"국거린 사다 놨어?\" 하고 물었다.

내일이 딸 아이의 생일이라는걸 알고 있었다는 뜻.

 

그러고 보면 1년이면 365일을 무심한사람인데

희안 하게도 마누라의 생일날과 결혼기념일 만큼은 절,대 잊는 법이 없다.

아니 잊는게 아니라 그날은 마치 무슨 큰 거사라도 치루어야 되는 날인것

처럼 한달 전부터 생각하고 있다는것이다.ㅋ

 

그래서 그날은 금목걸이든 다이아몬드든 

마누라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카드빛을 내서라도

해 주려드는 의지가 다분히 있는 위인이다.

 

반면에 나는 나의 생일이 언제인지

결혼기념일도10월 18일인지 23일인지, 아무도 믿지 못할 이야기지만

솔찍히 26년째인 지금까지도 헤깔려 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츰에 끼는 생일은 그럭저럭하다 바빠서,

결혼기념일은 10월이라는것만 기억할 뿐,

요상하게도 그날이 18일인지 23일인지를

왜 그렇게 매 해 혼돈이 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결혼날자를 변경했던 기억이 있어 그런지도 모를일)

 

하여 내 생일때나 결혼기념일 날이면 딸 아이와 남편은

날 보고 어이 없다는듯이 웃고는 한다.

그때마다 난 이렇게 말한다.

일년이면  명절 세번에 시아버지, 돌아가신 큰시어머니(아버님 전부인) 제일에다

몇년 전까지는 배 다른 애들 큰 아버지 제사까지..

할머니 생신, 아빠와 너의 둘 생일날은 다 엄마혼자의 몫이잔아.

아무리 바쁘고 정신이 없드래도 저날 만큼은 엄마 혼자 다 한다~~ㅋㅋ^^

라는 말로 엄마기억력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변명하곤 했다.

 

오늘 말하려는것, 그래도 좋은것 두가지,

 

한가지는 그렇게도 무심한 남편이

마누라의 생일날과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결혼기념일 만큼은

챙기려든다는 것이고..

 

또 한가지는..

이건 말하기 좀 무었하지만,,

 

몇년 전부터 내 생일날 아침이면 딸 아이가 컷다고

고기 미역 사다 정갈하고 간초럼 하게 아침상을 보곤 했는데

 

그러는 딸이 기특해서 못 이기는 척하고 안자서

딸에게 미역국 좀 얻어먹는 날 아침이면

또 어머님이 아시고 무어라 초치는 말씀을 하실까 내심 불안불안..

 

하지만 영낙없이

 \"나이 환갑전에는 이런거 해 먹을 생각마라,,\"

 

몇십년을 당신의 남편의 제사상을 올리고

당신의 생신을 채려 드리는 며느리의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르시는 어머니..(바라지도 않지만,)

식탁위에 미역국과 케익을 보시곤

아 오늘이 애미 생일이구나..짐작하시고 

한말씀 하시고자 오늘이 뭔날이냐고 물으신다. 

 

어머니가 어떤 말씀을 하시려는건지

똑같은 레파토리.. 작년도 들었고 재작년도 들었기에

딸애에게 엄마 생일 운운 하지 말라고 눈 짓 하지만

딸은 이미  \"엄마 생일이야.\"

 

그 말 나오기가 무섭게 손녀딸의 말을 치받아서

 미역국과 케익보고 \"이런 거\"라고 거하게 표현 하시는 어머니.. ㅎㅎ

 

당신은 당신 딸의 생일날은 몇일 전부터

성화를 대시였으면서,,,

 

당신의 며느리는 생일날 다 큰 딸아이에게

미역국 한가지 얻어먹는것도 심술이 나신다는 말씀이다.

 

식탁에 안자서 꼭 한말씀 하고 넘어 가시는

시어머님의 언짢은 잔소리를

어머님이 저리 누워 계시니, 듣지 않아서 그래도 낳더라는 이야기다.

 

몸 저 누우신 어머님껜 정말이지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여름날 샤워하고 나오면 반드시

문도 열고 나오기 힘들정도로

화장실 문 앞에 바싹 발 판 깔고 쪼아리고 안자 계시다가

그 안에서 비집고 옷만 겨우 낑겨입고

수건들고 나오는 며느리의 온 전신을 아래 사타구니까지

뚜러져라 훌터 보시는 껄쩍찌근한 시어머니의 눈 길을

격지 않아서

예전보다 그래도 지금이 낳더라는 이야기다.

 

전엔

그러시는 어머님을 피하고져 산행이다 볼 일이다

낮에 나와 돌아다니도 했지만

 

지금은 어머님이 저리 계시니

비록 손에 똥내 가실날은 없지만도

 

예전에 비하면

그래도 지금이 낳더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에게 좋은것 두가지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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