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 말문을 꽉 닫아버린 그와 나.
말없이 사는 거 불편함과 편함을 동반 한다.
구찮게 안 해서 편하고
할 일 많은데 혼자 하려니 불편하고
에라 모르겠다.
혼자 할 수 있는데까지만 하지뭐.
나만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짓도 아니구만 어쩌면 저리도 비협조적인지.
그래 그러고 살아라.
젊어 잘해야 늙어 대접 받는다. 는 말이 요즘 참 잘나온다.
막내를 깨워 학교에 보낼 준비를 하는데 남편은 내가 무슨 말인가 건네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래서 더더욱 말 걸기가 싫다.
쳇. 두고 봐 나도 오기가 창창한 여자야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만만하다 이거지
그래보니 심심했을 것이다. 같이 산다는 이유가 사람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묵계는 아닐지니 너무 좋아서 좋은 줄 모르는 건 체험으로 깨닫는 것이
상책.
미련한지고. 애들까지 몽땅 내편인데 그래보니 자기만 섧지.
각시 애들 데리고 서울로 가버리고 혼자되어 동네 사람도 피하고 산다는
그 양반 얘기 아직 못 들었는강.
못 듣지는 않았을텐데 뭘 믿고 저리도 뻣뻣한거야.
오늘 아침도 혼자서 라면을 끓여 먹고 바다로 가는 눈치다.
그러셔요. 라면? 많이 드슈.
나 보란 듯 온 몸에 뻘을 묻히고 와다다 트럭을 내 코앞에 세운다.
이유 없는 머퉁이 한 방 날리는 남편 얼굴 보노라니 속으로는 웃음이
나는데 대놓고 웃으면 내가 지는 것 같아 꾹꾹 눌러 참자니 볼이 자꾸 부풀어 오른다.
전복 한 바구니 내리더니 툴툴툴.
봐라 내가 오늘 일을 이렇게나 많이 했다.
으스대는 모양이 또 우습다.
단순한 남자들. 밴댕이 속 남자들.
육지로 가봐라 남자들이 여자한테 얼마나 잘하고 사는지.
예전 습관대로 살려는 변화를 거부하는 섬 남자들.
우스겟 말 한다.
“밴댕이 속알딱지 남자들 함 모아라 새우 출하하고 나면 한 꾼에 몰아넣고 묻어불게 따로 하면 장비에 시간에 낭빈께로 우리 한 꾼에 하자!”
그렁께 다들 있을 때 잘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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