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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37

추석이 있는 풍경


BY 곤이네 2006-09-27

추석이 있는 풍경   

 

 

가을_들녁.jpg

 

 

윤칠월이 다 갔네요

이제 팔월 한가위도 카운터 다운에 들어갔습니다

 

장날에 나가보니 햇곡식이 저잣거리 명품입니다

 

땡볕에 태풍에 시달리다 비집고 나온 결실이라

분잡한 장날 장터에서 단연 인물입니다

 

프라스틱 함지박에 옥돌처럼 빛나는 밤톨이

알알이 어찌나 여문지 만지기도 아깝습니다

 

전을 펴놓은 아주머니 아저씨들..

저마다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합니다

 

오일장 장터에 겁없는 빨간잠자리가

머리위에서 앉았다 날았다 장구경에 신났습니다

 

초가을 햇살이 눈부시어 얼른 삼색 파라솔 아래 숨어 들었습니다

 

촌에서 나온 할머니 두분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촌찹쌀 한되 사고 일어서려다가  옆할머니가 \" 내것도 사가라 각시야~ \"

하는 소리에 익모초랑 칡즙도 샀습니다

 

두분은 거스럼 돈도 서로 바꿔주고

한분 화장실 가시면 한분이 대신 팔아도 주면서 장날을 보내십니다

 

빠듯한 시간 큰맘 먹고 장에 왔는데 오일장이 전만 못한게 눈에 띱니다

장꾼은 많고 사는 사람은 적고..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다 재미 없다고들 합니다

 

 

까만 비닐봉지 모자쓴 아저씨는 삼삼칠 박수에 개다리춤에

열심히 분위기 잡아보지만

할머니 따라 장에 온 손자 몇명만 쭈그리고 앉았습니다

 

자동차 소리 호각소리에 손뼉소리는 굿판에 추임새가 되어 푸른하늘가 깊은곳으로 묻혀갑니다

.

.

.

 

코스모스.jpg

 

 

 

 

사량도에 간 아이들 삼촌은 지금쯤 선산에서 벌초하고

갯바람에 한숨 돌리고 있는지..

형이 허리 디스크때문에 산을 오르지 못하니

해마다 동생이 형을 대신합니다

 

몇살 차이 나지 않는 형님에게

언제나 존대하고 고개 숙이는 차남에게

조상님의 은덕이 풍성하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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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주내 몸도 마음도 바빴습니다

느긋한 심정이 아니다 보니 눈에도 귀에도 무슨 일이고 들어오질 않습니다

 

올해들어 부쩍 이제 그만 싶은 마음이 많이 드네요.

지칠줄 모르고 달려왔는데 일선의 무게감이 유독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찬바람 한대접 마셔봅니다..

 

아마 십이월 연말까지 나는 이생각 저생각을

흩였다가 줏었다가 그렇게 세밑을 오갈것 같습니다

 

 

..................

 

 

 

마른 수숫대 스렁이는 가을 밤.

 

창넘어 저 동네 산만큼 높은 아파트에

별들이 내려왔습니다

 

아까부터 가만히 앉은 별.

몇번이고 깜빡이며 존재를 알리는 별.

잠깐 반짝이다 이내 사그라든 별.

 

나는 아직 잠들지 않았노라고 

가을 밤을 지킵니다

 

창가 관음죽 살사이로 후두둑 갈바람이 들어옵니다

시린 우물물에 등목한듯 어깨가 서늘하네요

 

 

별내린 집성촌에 추석이 오고

뉴스에는 인천공항이 터진다고 엄살입니다  

.

.

 

추석을 갖고 떠나는 사람

이자리에 이대로 추석을 안는 사람.

 

이즈음이면 또 생각나는 \" amazing grace \" ...

소리 조금 키워 들려주고 싶습니다

 

 

모두에게 나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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