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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10

연못에 빠진 우리짱구


BY 솔길 2006-09-27

여섯살인 아들은 요즘 짱구만화를 열심히 봅니다.

물론 분석적으로 보면 하나도 교육적이지 않고, 오히려

지탄까지 받을만한 만화지만 우리 아이들이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고, 어떨땐 저도 같이 보면서 킬킬 거립니다.

 

그러다보니 짱구를 흉내낸 말투도 따라하고, 엉덩이 까고 춤추는

짱구춤도 흉내냅니다.

아들은 아직 어리니  좀 구엽게 봐줄만한데, 열한살이나 먹은 덩치크다란

딸까지 똑같이 엄마아빠 앞에서 엉덩이 까고 재롱을 떠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참 난감합니다.

 

그래서 엄마아빠가 실실~ 웃으면(사실 민망한 웃음인데) 애들은

좋아서 그러는줄 알고 둘이 같이 한번더~~

 

요즘 추석을 앞두고 어린이집에서 세시풍속을 배운다고  한복을

입고 오라고 해서 아이들과 송편도 만들어보고, 팽이치기,

굴렁쇠굴리기, 제기차기등 옛날 놀이도 해보고 그러는가 봅니다.

 

 

어느나라 공주님인가 싶게 예쁘게 입힌 한복치마를 돌돌말아 안고

그아이의 한쪽손을 잡고 통원하는 차량에 태워주는 엄마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는걸 보면 모든 어린이집에서 그런 행사를

하는가 봅니다.

 

우리짱구,,여섯살짜리 아들넘입니다.

한복바지를 못찾았다며 청바지에 상의만 덜렁 한복을 입고 하루종일

어린이집에서 놀았다네요.

하도 장난이 심해서 옷을 따로 가방에 넣어주고 갈아입으라고 했는데..

 

집에올때 보니 처음보는 헐렁한 티와 바지를 입고 오길래 옷은

왜그랬냐고 했더니 하원담당 선생님이 \"연못에 빠졌어요~\"

하면서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빨개지네요..

 

차근히 물어보니 잠자리잡으려고 따라가다고 그만 어린이집앞에

만들어놓은 작은 연못에 퐁당 빠져 버렸나봐요..

 

그래서 요즘 유난히 예쁜 색깔로 날아다니는 고추 잠자리를 가게뒷편

풀숲에서 한마리 잡았어요..

 

자기가 잡겠다고 우겨서 결국 내가 잡은건 날려주고  적당히 낮은곳에

앉은 잠자리를 살금살금 다가가더니 결국은 한마리 잡아오네요.

 

잡힌 잠자리가 날개를 파르르 떠니, 놀라면서도 신기하다며 요리조리

뜯어보기에 내가 어릴적 하던대로 실을 길게 풀어서 잠자리 꼬리에

질끈 묶어줬어요.

날아가지 말라고~

 

그랬더니 이녀석이 화들짝 놀라면서 불쌍하다고 풀어주라고 난리네요.

그래서 할수없이 풀어서 날려줬어요..

묶인 상처는 낫지 않을텐데요..

 

가을 마당에 빨래를 널어놓고 긴 장대로 빨래를 받쳐두면 그근처에 하늘높이

날던 빠알간 잠자리가 앉으면, 그까짓거 손만대면 잡을수 있는 잠자리..

시집도 보내고, 실에 묶어 날려보내는것이 일상의 놀이였었는데..

그땐 곤충이나, 벌레는 우리에게 조금 생동감 넘치는 장난감일뿐이었는데..

 

아이앞에서 갑자기 쬐끔 부끄러워졌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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