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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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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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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지


BY 환한미소 2006-09-20

세수를 한다

푸~푸~푸~

고개를 들어 거울에 비친 얼굴을 들여다 본다 참으로 잡티도 많다 까뭇까뭇한점과티들

눈으로 하나 둘 세다 선반에 놓인 세안용품들로 눈이 간다

 

일년쯤되었나보다 작은 아들이 석고펙이라면서 아주 좋다고 엄마쓰라고 가져온거다

기초화장도 잘 할줄 모르고 그때는 지치고 지치던때라 밖에 나갈때만 겨우 화장을 했다

뚜껑을 열고 죽~욱짜서 발라본다 볼따귀며 이마며 콧등이며 턱에다 펴바르니 석고 도배를 한것같다

한결 부드러워진 얼굴을 매만지며 진작에 쓸걸 별 필요를 못느끼고 쳐박아 둔게 아들에게 미안하다

아무리 값진 물건이라도 쓸 줄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아무리 값지고 귀한물건이라도 용도를

모르면 어느 한 구석에 쳐박혀있게 마련이다

작은아들이 초등학교 다닐때다

스승에날에 엄마들은 뭔가 선물을 하고 싶어한다 나도 그날은 꼭 챙기고 싶어서 아들수준에

맞는 선물을 준비한다 과자를 사서 선생님께 드리라고 보냈었는데 하교길에 과자를 먹으며 오는아들을 보고 웃음이 나왔었다

아들친구 엄마는 돈도 없고 형편에 뭔가는 해야겠고 고민을 하다가 머리핀을 선물했다고 했다 담임선생님의 머리가 길어서 핀을 샀다는 거다

마침 선생님께서는 머리핀이 필요해서 하나 사려고 하던 참이었다고했다

그때 난 학교에서 큰아들학부형으로 특별활동반서예를 지도했었는데 아들친구에 담임선생님도 함께 서예를 하셔서 얼마나 착하고 예쁘신지 안다

꼭 필요한걸 선물로 주어서 무척 고마워 하셨다며 친구엄마는 가끔씩 그 이야기를 하곤했다

 

지난 어버이날도 아들들이 드라이기를 사왔다 몇년동안 드라이하는것도 귀찮아하며 미장원

에 가곤 했는데 요즘은 드라이기가 생겨서 잘 쓰고 있다

아들이 사온 석고팩도 거칠어진 얼굴을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아마도 계속 선반에서 섞고 있었을게다

어제는 퇴근후 언니네 집에 놀러갔다

언니는 남의집 신랑이 보약을 먹고 살이 졌다며 그 보약이 뭔지 알아보고 아들먹이려고 사왔단다 헌데 웬지 께림직해서 못 먹이겠다며 다 쏟아벼렸다 괸스리 돈만 날아갔다 한국사람은

우리네 정서에 맞는 보약도 한약으로 다려 먹이어야 제대로 보약을 먹었다한다

나라도 언니가 보여주는 그런 약은 절대로 아들 못 먹일것 같다 뭐든 제대로 모르면 그것이 아무리 귀하고 좋은거라도 내게 필요치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꼭 필요한 것을 주고 받을수만은 없지만 선반에서 어느 한 구석에서 섞게 하는 선물은 하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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