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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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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엄마의 꿈


BY 동그라미 2006-09-07

제목 : 엄마의 꿈

 

엄마...

나 엄마 마음 아플까봐 지금까지 한번도 엄마한테 이런 말 한 적없는데...

미안...

사실 나 엄마가 미웠어.

나를 낳아주셔서 고맙다고 했던말 다 거짓말이었어.

난 나를 낳아주신 엄마가 정말 미웠어.

이 험난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라고 말도 해주지 않을 거면서

무턱대고 낳아놓고

엄마 마음대로 늙어버리고....

 

나때문에 어쩔수 없이 아빠랑 살았다던 엄마의 그 말이 정말 듣기 싫었어.

차라리 내가 태어나기 전에 남들처럼 엄마 팔자 고치지...

그 말때문에 지금까지

엄마가 울면 나도 울었고 엄마가 웃으면 나도 웃었어.

그런 엄마를 보면서 혹시나 엄마 가슴 아플까봐 엄마 가슴에 난 상처 덧날까봐

난 엄마한테 하고싶은 말도 못하고 그렇게 컸어

 

엄마는 내가 착해서 좋다고 했지? 하지만 난 내가 착해서 싫었어.

다른 친구들은 욕심부린 만큼 자기 그릇을 가득채워갔지만

난 그런 아이들에 치여 욕심한번 부려보지도 못하고 내 그릇은 늘 텅빈 소리만 났어.

 

어린시절엔

자고 일어나면 엄마가 나를 떠나버릴까봐

엄마 가슴 만지고 엄마 손 부비면서 그렇게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는 진한 화장을 하고 회사에 간다고 하고 나가버렸어.

엄마는 나때문에 직장에 다녀야 한다고 했지만

난 직장을 다녀야 하는 엄마때문에

늘 엄마 마음에 들기 놀이를 하면서 그렇게 커왔어.

왜냐하면 엄마가 나를 버릴까봐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깐 말야

엄마는 아빠를 버릴 용기도 나를 버릴 용기도 없어서

지금까지 꾹 참고 살아온 죄밖에 없는데

난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속으로 엄마를 미워하면서 살아온거야

나 때문에 죽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엄마의 말이 거짓말 인줄 알고 있었던 거야

 

미안해 엄마

엄마 마음대로 늙었다고 해서 미안해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서 끝이되어도 아무것도 없는 건 당연한건데

아무것도 없이 늙어버린 엄마가 내 짐이 될까봐

미리부터 겁먹고 있어서 미안해

 

엄마는 나를 낳고 한번도 죽어야겠다는 생각 해본적 없다고 했는데

난 나 힘들까봐 자꾸만 죽어버렸으면하고 생각할때가 많아

 

그렇게 곱던 엄마 얼굴이 어느새 할머니로 변해가는 그 세월동안

난 어딜 보면서 산건지...

 

엄마를 보면

가슴이 아파

불쌍해

그런데 난 자꾸 엄마한테 아무것도 못해주잖아

나만 보고 살아왔는데

나는 다른 곳만 보고 살잖아

미안해 엄마

 

엄마가 밉다고 한 말 사실 내가 미워서 그러는 거야

엄마한테 착하다는 소리 듣는게

엄마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거라고 생각했기때문에

나 지금까지 착한척 하고 살았는데

나 사실 안 착해

 

그래서 이렇게 힘든가봐

이 험난한 세상 착한척 하고 살려고하니깐 말야

 

엄마...

늘 엄마 품이 그리웠는데

이제는 나 내 딸을 품에 안고 있어서 미안해

이제야 나를 엄마가 품에 안고 싶어하는 걸 느끼면서도

나는 내 딸만 품에 안고 있어서 미안해

 

엄마에게 하지못하는 말들

아무에게도 하지못하는 말들

이곳에 살짝 써놓은건 괜찮을까?

 

엄마의 꿈이 나의 꿈이었는데....

이젠 내 꿈은 내 딸의 꿈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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