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름이 물러가던 어느 늦은 여름
친구가 연극 구경을 가자고 한다
모처럼의 외출은 주부의 활력이 되기 때문에 흔쾌히 약속 장소로 나갔다
대학로는 젊음의 거리였지만 가끔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주부들이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파랑새 극장 앞에서 친구를 만나 극장 안으로 들어 갔다
백 여명 남짓 모두 짝짝이 앉았다
어두 컴컴한 분위기는 조금은 숨이 막힐 것 만 같았다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두눈을 크게 뜨고 시작 되기만 기다렸다
극장 안은 숨죽일 듯이 고요가 흘렀다
제목은 : 결혼한 여자와 결혼하지 않은 여자였다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결혼한 친구집에 노크를 하고
거실에 들어와 쇼파에 앉으며
\" 아이구 힘들다 힘들어. \" 그는 어느새 배가 남산 만해진
친구의 배부른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속으로 \" 결혼 아! 얼마나 행복한가.. 저 임신 나도 하고 싶단 말이야 \"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때 결혼한 친구는 부엌에서 예쁜 드레스를 입고 천사처럼 어여쁜 모습으로
미스인 친구를 바라보며 부러워 한다
\" 아니! 난 뭐란 말인가 ! \"
\" 나는 날마다.
여보! 신문.
여보! 물,
여보 담배..
아니 7년이란 세월속에 나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 \" 하며 앞으로 나오는 순간
\'나도 그와 함께 아니! 나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
언덕 위에 하얀 집 짓고 산다던 나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순간 나도 그녀와 함께 두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 순간 극장안에 불이 정전이 되어 깜깜해 졌다
연극은 중단이 되고 극단 대표는 쥬스 세병을 가지고 나오더니
\" 여러분 ! 제가 노래 한번 할테니까 누구 나와서 노래하면 이 쥬스를 드리지요
그랬더니 어떤 아줌마가..
\"아니 누가 요새 쥬스를 못 먹어서 노래해요? \"연극 티켓이나 주면 모르지만요 \"
하는거다..
극단 대표는
\" 아참 ! 그렇군요 네에.. 다음 프로 연극티켓을 드리지요 \" 하며
노래가 끝난 다음 뒤에 가서 가지고 나오더니
\" 이거.. 구만육천원어치 입니다
누구 노래할 분 안계십니까 ? \" 하는 찰라에 저요 ? 하며 손을 들고 뛰어 나갔다
\" 무슨 노래를 하시겠습니까? \"
순간 머리에 스치는 생각 \'
\' 저 할말이 있는데요? \'
\" 네에.. 하시죠! \" 극단 대표는 저에게 마이크를 다시 건네 주었습니다.
제가 미스때 빌딩 9층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나가려다 아랫층엘 내려 다 보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코스모스 백화점 부터 명동 성당에 이르기 까지
점심을 먹으러 나온 거에요
순간 저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만약 내가 여기서 뛰어 내린다면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 여자 이거 시련당했나 ? 하겠지만
나를 아는 사람은..아니 효숙아 네가 여기 왠일이냐 하면서
얼른 안아다 병원에 데리고 가겠지요
그 순간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앞으로 만나는 모든 사람은 나에게 귀한 사람이다
그래서 잘 해주어야지 생각 했지요
오늘 저는 결혼한 여자와 결혼하지 않은 여자 연극 관람을 오신 여러분을
만나뵙게 되어 저는 \" 만 남 \" 을 부르겠습니다 하고 만남을 불렀지요
다 부른 다음 상품중 두장은 오늘 상품을 티켓으로 주라고 한 그 여자분께 드렸지요
그랬더니 그 마음이 이쁜지 모두 앵콜이 터져 나왔어요
대표는 앵콜이 들어 왔는데요
순간 문득 또 머리를 스치는 말이 있었어요
\' 저어... 또 할 말이 있는데요 \' 했더니
사회자는
\" 네에 하시죠. \" 하는거에요...
어느날 옆 집에 놀러 갔었어요
커피 한잔을 마시고 나오는데 신발장 위에 이런 글이 있었어요
\" 어느날 나는 문득 누군가 만나고 싶다
그 사람이 여자 여도 좋고 남자 여도 좋다
나 보다 많이 배워도 좋고 못 배워도 좋다
나 보다 잘 생겨도 좋고 못 생겨도 좋다
다만 김치 냄새나는 옷을 입고 달려 가 내 속에 있는 말을 다 해도
그 말이 새어 나갈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그런 친구 \"
\' 그런 친구가 오늘 결혼한 여자와 결혼하지 아니한 여자 연극 구경을 오신
여러분의 이웃 여러분의 친구. 여러분의 연인 모두가
영원한 동 자 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행을 부르겠습니다. 하구.
동행을 불렀습니다..
아직도 내게 슬픔이 우두커니 남아 있어요
그날을 생각하자니 어느새 흐려진 안개..
긴밤을 오가는 날은 어디로 가야만 하나
어둠에 갈길 모르고 외로워 헤매는 모양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누가 나와 같이 함께..... 하는데
불이 쨘하고 들어와 연극은 다시 시작 되었습니다
저는 한시간 내내 연극은 눈에 들어 오지도 않고
옛날부터 꿈꾸어 오던 연극인이 되는 순간을 꿈 꾸었습니다
분명 끝나고 이 극단 대표는 나를 붙잡을 거라는 착각을 했습니다
연극이 끝나고 나오는데 그 대표는 쥬스를 덤으로 더 주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신문에는 어제 대학로에 극장마다 불이 정전되어 모두
환불 소동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파랑새 극장대표는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 이었음에도
나를 잡지 않았단 말인가...
혹시나 다음에 자리가 비어 있을 이유가 된다면 나를 불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는데 ....
아침마당 텔레비젼에 찾고 싶은 사람 프로에 그처럼 조용하고 멋진 시간을
마무리해 준 김효숙이를 찾지 않고 있단 말인가 하고 혼자 연출을 하며 웃었다.
좋은 챤스를.. 그 좋은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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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착각 속에 산다지만.. 정말 좋은 기회였는데
작은 내 꿈이 이루어지나 했는데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마음이 설레인다
주인공은 안 되어도 조연이라도 기회가 되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태어난다면 이끼를 살리고야 말리라 나 혼자 웃어 본다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꿈을 안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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