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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의 어머니


BY 영영 2006-08-06


시어머니와 동갑내이신 친정어머니는 돌아가신지가
이제 17년 쯤이 되가나 보다. 
칠순을 넘기신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돌아가셨으니까..
지금까지 사셨다면 90이셨을게다.

친정어머니는 스스로를 알아서 챙기셨고
이렇다 저렇다 자식들을 신경 쓰이게 하거나
누구를 구찬케 하심을 원지 않으셨던 분이셨다.

나는 딸 자식이 되 가지고도
어느날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신 엄마가
누운지 1개월 반만에 눈을 감으시라는 예상은
짐작도 못했었으니, 
엄마에 대해선 지금까지도 
그점이 가장 두고두고 오래, 가슴이 아픈사연이다.
단 하루의 효도라도 해 보았다면
이리 오랜시간 가슴 앓이는 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엄마는 그러셨다.
부모가 되가지고 자식들에게 물려준것도 없는데
피해만 끼쳐 미안하다고.,
그러시면서 맏 딸인 큰언니에게 말씀하시기를
\'애미(며느리)가 당신 병수발 들랴 몸이 고될텐데
밤에라도 너희가 와서 있었으면 좋겄구나\' 라고
하시더란다.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두분은 
달만 다를뿐 똑같은 해에 태어나 똑같은 세월을 살아 오셨는데 
두분의 성품이 어쩜 그리도 달랐을까..
한분은 양순한 마음에 세상 이치엔 지나치리 만치 밝으셨고
한분은 성미는 강했지만  세상이치엔 지나치게 어둡기만 하셨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입장에서 보았을때
알뜰살뜰하고는 거리가 너무나 먼 분이심이 분명한데
왜 그렇게도 당신 며느리가 하는 살림살이
일거일동에 대해서 모든걸 간섭하셨야하고
마땅찬케 여기셨는지 모르겠다.

며느리가 손주에게 엄마로서 책한권이라도 사주던지 
시장에서 싸구려 양말짝이도 사들고 오면 
영낙없이 심술을 내셨고 
당신아들이 나가서 등꼴빠지게 번 돈으로 
지랄하고 푼푼하게 쓰고 다니는 여편네..,,라고
딸네 집으로 시골 이모님댁으로 돌아다니시며
며느리의 흉보는일로 세월을 사셨다.

정작 나는 당신때문에 일거일동 스트레스에
몬마땅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건만...

화장실서 사용하던 수세미도 아까워서
은근슬쩍 주방씽크대에 가져다 놓으시는 어머니..
깜빡하고 쓸뻔 하다가 도루 화장실에 가져다 놓으면 
너가 나를 이길소냐?.. 
다시 씽크대에 가져다 노시는 어머니..

음식물 쓰레기를 나오기가 무섭게 제깍제깍 내다 버려야하나
어느때는 추운겨울이라 1층까지 내려가기가 구찬아서,
어느때는 급히 나가느라 깜빡 잊고 봉지에 담아놓고 놔 두고
나갔다 온 날은 영낙없이
재떨이의 담배 재,꽁초와 마른쓰레지통에
뒤범벅이 되버린 음식물들을  일일히 
손으로 다시 골라내어야만 한다.

어머니는 생선이든 야채든 들기름이나 식용유가 질펀하게 
들어가야 맛이 있는 음식이고
된장찌개 한냄비에 조미료는 큰수저로 서너숫갈,
국 한솥을 끓여도 양념으로 조미료 반공기는 넣으셔야 했으니
며느리가 맹근 음식은 당신 입맛에 맞으셨을리 없을터.,
아침만 드셨다 하면 며느리가 음식을 못해
밥을 못 먹겠다고 시누 집으로 불평을 하고 다니셨다.

결혼 후부터 거의 매일..
위와 비슷한 일들을 어머니와 한지붕에서
격어야 했던 일들이었는데,
차라리 어려서부터 시어머니 밑에서
자라 왔다면 저러한 일들이 아무 문제가 안되었을것이다.
모든게 당연하게 적응되었을테니까.

어릴때 보고 자랐던 친정어머니와
결혼후 함께 살아야 했던 시어머니.. 
요샛말로 두분의 코드가 너무도 달랐으니
그때부터 나는 스스로의 불운을 자초했던것에 대한
철 없던 어리섞음에 후회로 가슴을 쓸어내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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