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자언니네 식당은 늘 시끄러웠다.
근처가 공장이라든가, 사무실은 전혀 없고, 맨 버섯키우는 곳이나, 논농사에 비닐하우스를 하는곳이라 늘 새참 배달하는 통에 일부러 식당까지 찾아오는 손님은 드물었다.
어쩌다 점심이라고 찾아오는 손님들은 물장화에 흙이 더덕 더덕 붙은 채 저벅 저벅 걸어들어 오시는 데, 나나 둘리 아줌니는 싸리빗자루로 발바닥을 쓸어 내리는 담당이었다.
대부분 연노하셔서 발도 제대로 들지 못하셔서 그냥 선채로 털기도 했는데.
그래도 그렇게 오시는 손님들이 고맙고 귀하게 모셔었다.
처음 식당개업 할때는 일년 열두달동안 돌아가면서 한달 두 번을 쉬었다.
그래서 우리는 일요일은 당연히 쉬기로 하고 이렇게 하자고 했더니, 떠벌이 아줌니가 그런다. 농사짓는 데에서 식당을 하는데, 일요일은 그냥 하자고 하는 바람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를 지정하는 방법으로 쉬자고 했다. 그래서 난 수요일, 둘리아줌니는 목요일, 떠벌이 아줌니는 금요일을 할까 월요일을 할까 하는데, 그러는 동안 막자언니는 아무런 말이 없다. 왜그러냐고 하니 쉰다고 하면 어디 막상 갈 데도 없고, 집에 혼자 덩그러니 있으면 궁상맞을 것 같고 그렇다고 한다. 떠벌이 아줌니가 냅다 소리를 지른다. 그니께 놀아도 식당으로 오라구? 김막자 언니 식당아녀?
그렇게 봄이지나 여름을 막 들어설 무렵 우리식당 앞에 웬 지프차가 섰다. 별로 신경을 안썼는데 막자언니가 아끼고 잘 안입는 꽃무뉘 고무줄 치마를 입고 그 차를 타고 휭하니 나가는 거다. 그렇게 어쩌다 한 번씩 오는 지프차는 우리들의 최대 관심거리였다. 막상 언니가 들어오면 우리는 모른척 했는데.
나랑 떠벌이 아줌니는 아예 달력에 표시를 해두었다. 어디서부터 맨 처음왔더라 하며 날짜를 거꾸로 짚어 나가니 이상하게 화요일마다 걸렸다. 돌아 올때는 통닭이랑, 이것 저것 맛잇는 것도 챙겨오는데, 먹으면서도 우리는 그 지프차의 정체가 궁금했다.
미행을 해볼까 혹시 불륜 아녀? 아 !그때 병원에 입원 했을때 그 빤쓰 보낸 놈인가? 벼라 별 상상을 하던 차에 화요일은 잘도 달국 달국 돌아왔다. 이젠 막자언니는 아예 떠벌이 아줌니의 장미빛 루즈를 빌려 달라고 하고 분칠도 하고 가니 급기야 떠벌이 아줌니 성질 터진 것처럼 묻는다. 도대체 뭐하는 놈인디.. 우덜 무시하고 혼자 만나고 다니는 겨?
그래도 막자언니는 그랬다. 오늘은 내가 쉬는 날이잖어..
하긴 그랫다, 둘리아줌니나, 떠벌이 아줌니나 나나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쉬는데, 어째 꼭 막자언니만 제대로 쉬는 것 같았다. 느낌 상으로 이거 뭔가 있을 것 같고, 뒷조사를 하자니 달리 명분이 없다. 유뷰녀도 아니고, 지금은 조선시대에서도 한 참 벗어난 이십일세기에 애인이 열이냐 하나냐는 별 관심거리도 아닌데, 이상하게 막자언니의 사생활은 더욱 궁금 한 것이다. 그래서 난 떠벌이 아줌니랑 둘이서 궁리를 했다. 꼭 알아내자! 누굴 만나고 다니는 지.
그래서 난 지프차가 오면 자동차 넘버를 봐두어야 한다고 했다. 자가용 넘버처럼 파란색이 아닌, 노란색었는데, 혹시 택시지프인가 했다. 떠벌이 아줌니는 나만 다그친다. 야! 번호만 알면 어디서 온 줄 알아보냐? 점장이도 모르겄다, 자꾸 다그치는데 가만히 좀 있어 봐, 번호판을 자세히 볼려면 정면으로 차를 세워야 되는데 꼭 옆으로 세워 놓았다. 그래서 난 일부러 뒷문으로 나가 빼꼼히 골목 모퉁이에서 살짝 베꼈다. 서울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