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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89

보고싶구나 1


BY 올리비아송 2006-07-22

 

\"한국온지 열흘이나 되었는데 이제야 전화했어. 

아들 돌잔치와 시엄니 환갑잔치를 같이하기로 했거든  그 일 치르고 남편 미국들어가면 좀 한가 해...그때 너희집에 놀러갈께...\"

\"그래....빨랑와라....보구싶어 죽겠어  너보다 아들이 더 보고싶다 얘..ㅎㅎ\"

 

 

.

.

.

\"너희집이 어디라구?  음...그래서... 어디로 간다구?  잠깐..아저씨가 받아보세요...\"

운전사한테 전화기를 돌린다.

\"네 여차여차 저차저차해서 오세요....\"

택시가 와도 벌써 왔을텐데 더위를 잔뜩먹었나보다.  느린 거북이모냥 뿌연 더위속으로 스르르 밀려 들어온다.

택시문이 열리고 중학교 2학년인 딸아이가 기저귀가방을 들고 먼저내린다.

튼실한 아들하나를 옆구리에 척허니 끼우고 내린다.  

\'지지배 복두 많긴 젊은 남편에 미국생활에...거기다 아들까지.....\'

 

 

 

 

 

 

\"너무 덥지?  어쩌니 아직 에어콘을 못 달았어....시원한 차 한잔 줄께

그리고 점심을 나가서 먹으려고 했는데 아이들도 있고하니 간단하게 차렸으니 집에서 먹자....\"

\"그래 잘 생각했어...\"

캘리포니아롤과 큰아이들은 삼겹살을 지글지글 구어줬다.

친구의 아들은 끼우뚱 끼우뚱 걸음마 연습을 하려는지 뒤뚱거린다.

\"맥주한잔 할래 시원하게?\"

\"아니, 요즘은 좀처럼 술이 안땡겨....그 좋던 술이 말야....ㅎㅎ\"

\"모성 본능이 그 좋다던 술도 못이기나보지..애젖주느라고 말야...ㅎㅎ\"

 

 

 

 

 

 

\"너나 나나 참 주책이 영글었지?  남들할때 모하고 이제 이 나이에 갓난쟁이를 키우고....

 그러니 어른들 말씀이 딱 맞나보다.....뭐든 시기가 있다고...\"

\"마죠...ㅎㅎㅎㅎ\"

\"근데 요즘 너무 힘들다 얘...기운도 없고...소화도 안되고...등도 계속 아프고...

한국오자마자 모유도 끝었어....\"

\"그러니?  너 전에 교통사고 후유증인가보다 왜 등이 아플까?\"

\"그럴지도 몰라..그 이후 계속 등이 아프더라구....\"

 

 

 

 

 

 

 

\"내일 바로 병원좀가봐라 그 이쁜 얼굴이 그게 모니....쯧쯧...\"

\"시엄니가 얼굴이 안됬다고 한약도 해주시고 침도 맞았는데도

 계속 까부러져....아이 젖도 떼어서 젖떼는 약도 먹거든\"

\"침은 아무나 맞는게 아니라더라..침맞지말고 꼭 병원가서 진찰받아...\"

\"나는 그래도 막둥이가 4살인데 넌 이제 돌이 지났으니 언제키우냐....\"

\"야...거기서 거기지 모....지지배야.....\"

\"밥이나 많이 먹고 기운차려....\"

작은아이들 등살에 밥이 코로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모르게 먹으니 시간은 잘도

흘러가 버린다.

 

 

 

 

 

 

 

3년동안의 미국생활을 하면서 있었던 깨소금 나던 신혼생활이며 아이키우던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너 막둥이 돌사진도 찍어주었구나? \"

\"응.큰아이는 간단하게 찍어줬는데 나이들어 늦둥이를 보고나니까 젊은 엄마들 하는거 다

따라하고 싶어지더라 그래서 찍었어 너는?\"

\"난 안찍었어 그냥 어머님 환갑때 간소하게...그런데 이제 우리들도 서서히 부모님들 영정 사진도 찍어드려야 할 나이인가봐\"

\"얘는 뜬금없이 뭔 영정사진?  요즘은 시절이 좋아서 그런거 안해놔도 금방 할수 있더라..\"

\"니가 큰며느리 큰딸이 아니여서 생각이 못미치나 보다...다 해놔야해..\"

\"지지배두...\"

 

 

 

 

 

\"언제 미국에서 돌아올꺼니?\"

\"글쎄...되도록이면 아이들때문에 안들어 왔으면 좋겠는데 늙으면 너희들과 고향이 그립겠지?\"

\"당연하지 우리 늙으면 페루사는 친구도 들어오라고 하고 너두 들어오고 노년을 재미있게 보내자 여행도 다니면서 십원짜리 고스톱도 치면서 말야..\"

\"그래야 겠지?\"

 

 

 

 

 

 

 

친구는 해가 늬엿늬엿 질무렵 뒷걸음 힘겹게 떠나간다.

\"너 내일 꼭 병원가봐라 알았지\"  병 키우지 말고 얼굴이 너무 안되었단 말야..\"

\"알았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