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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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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회 기념으로 저녁을 쏘던 어느날


BY 새우초밥 2006-07-21

 

 

하늘위에 구름들이 잔뜩 몰려와 있기에 비가 내릴것 같은 작년 10월의 첫날이자
첫째 주말인 토요일 아침 11시,
오늘 잠시 물건 몇개를 전달할려고 병원에 잠시 들어갔다가 나오는데 마침,
가을비가  내리는데 난 가방을 머리위에 올리고 지하철역까지 걷기 시작했다.

지하철타고 서면으로 그리고 2호선 타고 약 15분 정도 달린끝에 병원에 도착

또 다시 가방을 머리위에 아까전처럼 올리고는 10분 거리에 위치하는 병원으로

빠른 걸음을 재촉하듯이 비를 조금 맞아가면서 걸어갔다.

옷 갈아입고 투석을 시작한다 4시간동안

그리고 투석 마치고 오후 4시 넘어가는 시간,

옷 갈아입고 다시 투석실로 파리의 개선문을 통과하는 개선장군처럼 당당히

들어서면서 침대에서 차트를 정리하고 있던 30대 초반의 털털이 간호사 옆으로

살짝 다가서면서

   \"저기 샘아~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우?\"
   \"무슨 날인데 생일?\'
   \"아니..한번 마춰봐\"
   \"뭔날인데? 혹시 장가가는날?\"
   \"틀렸다 여자가 있어야 장가를 가던지 시집을 가던지 하지 사실 오늘은...
   \" 나 투석한지 700회 되는 날이다 알우?\"
   \"어 정말이가? 아까 차트보니까 700회더라\"
   \"그래서 내가 오늘 투석 700회 한 기념으로 피자쏜다 후닥 전화해라\"

창밖의 풍경은 비가 그쳤는지 조용하지만 차량들이 질주하는 소리는 들린다.
비가 내렸더라면 빗소리에 스치는 차량소리도 좋을것인데 싶은

병원 앞 길 건너 피자 가게가 있다.

작년에 나도 그녀들을 위하여 피자를 시킨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도 시키고

싶었지만 그냥 가란다.
사실 난,
피자를 그리 많이 좋아하는건 아니다 아마도 5손가락정도 만큼 피자를 먹었을까
그래도 일주일에 3번 늘 하는 투석이다 보니  투석 700회가 되는날에는 피자가

먹고 싶었다.

그동안 투석했던 시간 700회 그 특별한 의미의 숫자를 위하여 축하를 하고 싶기에

그런데 마침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다 저녁 먹자는 친구의 말에 난 좋다면서

지하철 타고 친구 산다는 오피스텔로 갔는데 다른 친구들도 있었고 저녁을

시켰는데 조금 후 배달시킨 음식이 왔다 그리고.

 

  \"저녁은 내가 살것이니까 니들 돈 꺼내지마!!!!\" 라고 외쳤다.

 

누가 보면 별 희안한 일로 축하한다고 하겠지만


투석한지 700회,
생활 환경이 다른곳에서 태어난 남자와 여자가 성장을 하고 청년들이 되면서
어느날 특정 장소에서 만나서 눈에 콩깍지가 쒸우는 사랑을 한다.
그런 남여가 특별하게 챙기는 100일 200일 그리고 300일이 있다.
그런 연인들처럼 특정한 날을 기억하고 경축하면 오죽 좋을까만은

난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힘들게 투석하는 그 환경에서 살아가면서
그러나 나에게는 힘들지도 않고 우울하지도 않는,
투석하러 병원가는 시간이라면 출근이라고 하고 투석 마치고 집으로 가는
그 시간이라면 퇴근이라는 말을 하면서 4시간동안 수업 받는다는 은어를

사용하듯이 즐거운 투석을 늘 하며 TV속의 재미있는 코메디 프로를 보면서

크게 웃는다.

그리고 없는 이벤트도 만들고 싶었기에 다른 사람들은 전혀 생각못하는
몇백회 기념 이벤트를 난 재미있게 하고 싶어서 상상속에서 현실로 이끌어냈다.
뭐 어떤가 재미있게 살면되지


92년 군에서 재대하면서 알게된 신장병을 만성신부전이 되도록 8~9년 가지고

 있다가 수술할 시간이 된거 같아서 내발로 병원으로 걸어들어갔다
2000년 봄 엄마 신장을 받아 이식수술을 하기전 잠시 15일 목으로 응급으로

투석을 하면서 난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의 염려를 씻어주는 마치 아기를 낳을때 아이를 받아주는 산파처럼

난 그렇게 새롭게 태어나도 싶은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하늘은 나의 편이

아니였다.

2월초 이식수술을 했지만 수술은 의사들이 말하지 않았지만 실패를 눈치챘다.
그리고 7~8개월후 이식받는 나의 신장은 너무 허망하게 망가졌다.
그러나 난 원망을 전혀 하지 않았다 담담하게 받아들렸으며 순전히

그건 운이였으니까.

2001년 봄부터 다시 2005년 10월 지금 현재까지 설날과 추석 그리고 성탄절
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오나 늘 한결같이 화 목 토요일 갔었고
늘 평소 좋게 몸 관리를 하면서 정겨운 오후시간 4시간동안 투석을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흘러 투석 700회가 되었다 작년 봄 600회때 기념으로

피자를 샀었던 그런 기억이 있듯이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간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 700일이라면 더욱 의미가 새롭고 남다른,

사람이 살아가면서 투석을 시행하는 간호사들에게 어둡게 보일 필요가 없다.
항상 그들의 눈에는 저 사람은 항상 밝다는 기억을 심어주면 그것으로

난 만족한다.

투석은 단지 생활의 일부분이요 전체가 아니라는,
친구 만나서 밥도 먹고 혼자 여행도 할 수 있다 어디론가로 마음대로 가는,
물론 일주일에 3번 투석을 하다보니 올바른 직장생활도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당신을 좋아한다는 표현은 못했지만 그래도 난 봄에 병원에서

가는 야유회가 기다려지고 늘 성탄절이 되면 내 손으로 일일히 사연을 쓰고
그녀들에게 선물하는데 난 그 마음이 즐겁다.
그래서 병원 안에서 나의 미소 때문에 모르던 직원들과도 친구가 되는,
사람과 사람간의 교류도 알차게 하게되는 하나를 잃었지만 또 하나는 얻게된
그런 삶을 살아간다 가끔은 나도 좋은 사람 만나 내가 생각한 사랑을 펼치고

싶다는 무한의 다짐을 하고 있지만,


올 4월13일이 나에게는 투석 800회가 되었다.

혹시 내가 모를까 싶어서 핸드폰에 저장하지 하면서 D-데이까지 정했었는데

하루 하루가 흘러가면 다가오는 숫자는 그만큼 줄어들었고

그녀들에게 하드 하나씩을 사줬다 기념으로....

올 12월 연말에는 900회 기념인데 이때는 어떤 기념행사(?)를 할까 싶은

상상을 해보는데 그보다는 1000회가 되는 내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1000회 기념으로 저녁식사라도 하고 있을까 싶은 상상을 해본다.

 

   \"나 드디어 1000회 기념인데 축하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