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자언니가 떠벌이 아줌니네에 오셨다.
무슨일 있었어?
떠벌이 아줌니가 손사래치며 시상에 우리동네에 이사 온 그 도사라는 사람이 지 마누라를
거진 두둘 겨 죽일 뻔 했었는디 영은엄마가 담넘어서 빼 왔다니께...아따 그 도사 욕 잘하데... 근디 혹시 욕잘하는 걸 배웠나..어디 이십년 팍 묵혀가지고 나 도 닦았네~~ 멀쩡한 사람 넋빼먹고 그러는 도사 아녀~~힙껍했다니까...
막자언니가 그 큰 눈이 더 커지며 그런다. 니는 어디 욕만 가르치는데 아남? 영은아 니는 괜찮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담을 어떻게 넘어가냐? 그 말에 떠벌이 아줌니가 그런다.
언니! 영은이가 그러지 않았으면 울동네 송장 치울 뻔했다니께. 그 도사 눈깔을 언니가 봐야 되는디....뻘개져거지고 미친놈도 그렇지 않을 거여. 오죽 했으면 내가 영은이 뒤에 숨어 있었다니께...니가? 어이구...시상에 천하에 겁모르고 살더니 별일이네.
막자언니가 그 집에 가보자고 한다. 분?m히 집은 엉망진창일테고 이래저래 이웃이니 집이라도 치워줘야지 한다. 도사 마누라는 떠벌이 아줌마 안 방에서 곤히 잠이 들었다.
셋이서 대문을 밀고 들어가니 막자언니가 후라이팬을 집어들고 주방문을 연다.
접시가 있었던 선반이 아예 떨어져 박살나 버렸다.
아마 밀어서 그럴 수도 있고 전기밥통은 마당에 굴러 뒤집혀서 화단 끝에 박혔다.
이 멀쩡한 것들을 모두 부서놨네...여자살림이라고 그랬나 벼...안방으로 들어가더니 도로 튀어 나온다. 피가 있다고 난 못 들어간다고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막자언니가 들어가 걸레를 빨아 오더니 이불이며 옷들을 나보고 마당에 널으라고 한다. 얼결에 마당을 나가보니 도사가 서 있었다. 혼자 우두커니 서있는 사내를 보고 난 소스라치게 놀랐다.
난 도로 튀어 들어가 언니 뒤에 숨었다. 떠벌이 아줌니는 내 뒤에 숨고. 막자언니는 피 닦은 걸레를 들고 그 도사와 마주쳤다.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 남의 집에서?
청소를 해주고 있어요? 집이 엉망이네요.
별 말이 없다. 눈치도 살살 본다. 보아하니 내 눈치를 더 본다. 내가 신고를 하는 바람에 파출소까지 갔으니 신경이 쓰일 것이다. 막자 언니가 피 묻은 걸레를 그 도사에게 준다. 마저 청소를 하라고 한다. 마누라는 지금 우리집에서 쉬고 있으니께 그리 알라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 나왔다. 그제야 후두둑 소나기처럼 장마가 시작되었는지 굵은 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