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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82

안심.....


BY 올리비아송 2006-07-08

                                                                          엄마의 텃밭..

 

 

 

 

부랴부랴 달려간 병원

이미 내가 출발할때 검사실에 들어가신다고 하니
도착즈음엔 병실에 계실꺼란다.
한시간가량 달려서 도착하니 엄마는 병실에 올라와 계신다.
\"임00여사님~~~~~ 둘째따님 대령입니다~~~..ㅎㅎ\"
이미 엘리베이터 앞에서 아버지와 어제 엄마랑 함께 밤을 지낸 막내동생을 만나서
검사 결과를 안터라 병실을 들어서면서 여사님을 외치며 익살스럽게 등장했다.
 
 
 
 
 
 
\"울엄마 일하기 싫어서 꾀병부렸나봐, 이참에 일 못하겠다고 아버지한테 어기장을 놔버려..다 남주고 조금씩만 해서 먹고 살자고....\"
\"그러게도 말이다...집에 올라가는 계단을 올라가도 숨이차고 ...\"
소일거리라고 하기에는 좀 많은 듯한 밭이랑 논이지만
그래도 남에게 맞기면 생산의 20%정도 밖에 못 건진다고 한다.
꾀병이야 아니셨겠지만 워낙 자식들 걱정하는거 싫다며 쉬쉬하셨던거 같은데
결과가 잘 나왔다니 일단 안심이다.
 
 
 
 
 
엄마는 앉으나 서나 어디서건 든든하고 영원히 내 맘속에 엄마인데 엄마가 순간 아파서 자리에 누우신다고 생각하니 한쪽 맘이 풀썩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나는 늙어도 엄마는 영원히 늙지않고 내곁에 있어달라고 하면 이기심이려나...
그래도 좋다 엄마는 영원히 나와함께 늙어가면서 나와함께 영원하고 싶은 존재이니까...
 
 
 
 
 
딸들이 네명이지만 첫째와 세째는 직장에 나가고 막내동생은 어린 아이들이 세명이나 딸렸으니...그래도 어젠 사돈 어른께서 아이들을 봐주신 덕에 막내동생이 와서 밤을 세웠는데 오늘은 엄마의 올케인 외숙모가 오셔서 잠시 병간호를 해주신단다.  어찌나 고맙던지...
올케 시누이 지간의 정이 살겹게 느껴진다.  울엄마가 워낙 잘하시니깐
더불어 외숙모는 더 잘하시니까
늙어가는 마당에 시누이 올케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어디있냐며..좋기만 하다고..
 
 
 
 
 
 
세째 제부가 점심무렵 오더니 점심을 사준단다.
어라...메뉴도 안물어보고 주문을 하곤 자리에 털썩 앉는다.
뭐 맛난거 시켰겠지...어련하실려고...
역시 나오는 음식음식마다 맛난거만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삼치구이도 나오고...
제부의 음식고르는 안목또한 칭찬감이다.
 
 
 
 
 
 
병실로 올라가는 길에 일식집에서 초밥을 포장해서 들고갔다
외숙모는 아침을 늦게 잡수셔서 극구 안내려 오신다고...그렇지만 때되면 시장하실텐데 조카사위가 조금 여려우셨나보다.
사들고 들어가니 나름대로 좋아하신다.
검사를 하느라 대퇴부를 부분마취하고 했다는데 통증이 좀 심하신가보다.
얼마전 손가락 조금다친거 꾀멜때도 온신경이 쪼그라드는것 같는 스트레스가 밀려왔는데 사실 엄마는 병원에 입원하는것도 첨이고 환자복도 첨 입어보신 분이라
어제 저녁은 무서워서 잠도 제대로 못 주무셨다고 하신다.
 
 
 
 
 
 
 
퇴근하여 돌아올 언니에게 바톤터치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검사결과가 100%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술을 안해도 견딜만 하다니
고맙기만 하다.
아홉수를 넘기는 과정이 나름대로 어렵다고들 하는데 아마도 엄마에게도 힘겨운
70고개인가보다.
아무쪼록 엄마가 건강을 빨리 되찾으셔서 동네 마실꾼들과 자리다툼해가면서
십원짜리 고스톱도 치시고 감자도 쪄서 드시고 양푼에 열무넣고 꼬창 넣고 쓱쓱비벼서 비빔밥도 드시는 행복한 나날이 계속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