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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하늘나라로 간 진건이


BY 오리숲 2006-07-08

  (고도원의 아침편지)

매주 토요일엔
독자가 쓴 아침편지를 배달해 드립니다.

오늘은
박태현 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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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가라 -

숲은
오늘도 내게 속삭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라.
그것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이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


- 한상경의 《아침고요 산책길》중에서 -


아무리 바쁜 세상을 살고 있다 해도,
또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는 게 성공의 길 같아도,
실상 우리를 진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천천히 가는 인생일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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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명언 한마디)

감언이설로
합리적이고 쾌활한 이들을 사귀기는 힘든 법이다.

설사 그러한 이들과 친해진다 하더라도
우리가 그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에 진
심으로 응해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교활하고 아첨 잘 하는 인간들은
오직 자신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데에만 전력을 다하며
스스로 만족한다.

그들의 눈과 마음 속은
늘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대화의 화제를 바꿔보려는 생각이 가득하다.

그들은 온통
어떻게 하면 타인을 설득하여 호감을 사고,
또 그러한 결과에 스스로 만족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이들이 대화를 할 때
잘 들어주고 잘 응해 주는 것은
모두 그들의 치밀한 계산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라 로슈푸코 [잠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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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상식)

- 고구마를 맛있게 찌려면 -

제법 굵은 고구마를 통째로 찌는 데는
시간이 꽤 많이 걸린다.

전자레인지가 있다면 별 문제 없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엔 다시마를 조금 넣어 찌면
놀라울 정도로 짧은 시간에 맛있게 익혀진다.

다시마의 성분이
고구마를 한결 부드럽게 하는 데다
맛도 더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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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먼스토리 / 내 아이 진건아)

필자가 감동의 글을 받아 여러분께 전하고 있는
\"사랑밭 새벽편지\"라는 사이트와
\"진건이 어머니\"가 나눈 두 통의 편지,

그리고 8번의 고된 수술 끝에 하늘나라로 간
4개월 된 진건이.....
고개를 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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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편지 =

4개월 된 우리 아들 진건이.
태어나서 줄곧 병원 밖 햇살을 받아보지 못합니다.

보는 것과 듣는 것이
병원 집기와 간호사, 의사들,
삑삑거리는 모니터 소리뿐이고
하루 두 번, 통틀어 한 시간 엄마 아빠를 봅니다.

7번의 수술로 힘든 터널을 빠져나가는 아들.
주변에서는 그럽니다. 포기하라고.....

그런데
저는 너무 두렵습니다.

죽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될까봐.
그게 죽기보다 힘든 일인지 그제야 알았습니다.

앞으로도 몇 번을 더 수술실 앞에서 마음 졸이며
기다려야 할지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고비 한 고비 넘기면서
제가 배운 것은 두려움보다는 희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병원비가
저를 두려움에 떨게 합니다.

원무과를 힘없이 걸어 나왔습니다.
사람이 참 간사합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부디 살아만 달라고,
돈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수술실 앞에서 통곡했었는데
오늘은 중간 계산서 앞에서 한숨을 쉽니다.

구청의 사회복지과 직원도 만났습니다.
긴급 의료비지원 받을까 하구요.

\"왜 이렇게 자꾸 어깨가 좁아지는 걸까?
당당하고 멋진 엄마이길 바랬는데...\" 라며
낙담하고 있는 저에게
우리 아들이 큰 선물을 주었습니다.

한 번도 눈 뜬 상태에서
웃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던 아들이
저를 바라보면서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습니다.

비록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분명 웃었습니다.

옆에서 일하던 간호사에게
큰 소리로 자랑했습니다.

\"우리 진건이 저를 보고 웃었어요.
이런 모습 처음 봐요\" 라며.....

분명 그 웃음이 저에겐 희망입니다.
좁아진 어깨를 다시 활짝 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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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편지 =

오늘도 무거운 발걸음으로 병원 문을 나섭니다.
이미 2주째 잠이 든 내 아들.

지난 번 글을 남길 때만 해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 이후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
엄마와의 행복한 일주일을 보냈는데.....

8번의 수술이 우리 아이를 힘들게 했고,
병실에서의 힘든 일주일이
우리 아이를 지치게 했나 봅니다.

하루 24시간 동안 단 한번도
연속적으로 한 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함께 지냈던 일주일 동안
제가 우리 아이와 함께 한다는 행복도 느꼈지만
그 못지 않게 우리 아이의 고통을 함께 느껴야 했습니다.

혹여 아이에게 어떤 일이 생길까봐
발 밑에서 새우잠을 자야 했습니다.

참 가혹합니다.

살을 도려내는 아픔과
가슴을 저미는 슬픔이 이런 건가 봅니다.

이제 우리 아이는 수면제를 쓰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어졌습니다.

많이 악화되어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며 숨을 쉽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제 더는 없는것 같아
아이의 얼굴을 보면 절로 눈물만 흐르고
아이의 이마 위로, 뺨 위로 흐르는 제 눈물은
저의 죄책감으로 얼룩집니다.

저는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의사가 마지막을 준비하라 하여도,
그래도 전 어미이고, 그 아이가 제 자식인 이상은
절대 희망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어떤 결과가 찾아올지라도
저는 우리 아이에게 이렇게 속삭일 겁니다.

\"진건아,
너의 곁에 엄마, 아빠가 있고,
너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며,
그리고 네가 가쁜 숨을 쉬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엄마는 믿는단다.
네가 이겨낼 거라는 것을.....
사랑한다~ 진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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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진건아.\"

어머니가
진건이에게 건넨 마지막 말입니다.

어머니가
두 번째 편지를 보내온 다음날인 6월 8일,
진건이는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저희 새벽편지에서 도움을 드리고자
연락을 드리기 며칠 전 일이었습니다.

뒤늦은 후회와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슬픔에 잠겨 통탄하고 있을
진건이 가족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모두가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는 지금,
진건이 가족은 아픔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망연자실 슬픔에 잠긴 이 가족에게
희망을 잔뜩 드리고 싶습니다.

- 아픔의 나눔은 사랑의 실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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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닙니다.
웃어서 행복한 거죠!

주말에도 많이 웃으세요.
행복해질 거예요.

그럼.....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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