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라는 말은 남자와 여자사이의 만남에 주로 많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제대로된 운명론자들은 \'삶\' 그 자체를 운명이라고 말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것,누구를 만나는것부터 작게는 어느방향으로 몸을틀어 가는지까지도 모두 타고난 운명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난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아니, 제대로 말하면 30년 넘게 살면서 운명으로 믿고싶은 순간도 애써 부정하면서 살았다.
나에게 있어 운명을 믿는다는것은 자신이 선택한 결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보기좋은 포장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운명이 정해져있다면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운명때문에 결정된 선택일뿐 나의 책임은 아니라는 말이다.. 운명이라는 말은 많은것들을 한순간에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하고 아무 의미없는것을 순식간에 절대적 가치로 끌어올리기도 하며 사람을 눈멀게도 하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 결과를 상상할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운명에 대한 나의 이런 생각은....
\'나는 운명을 믿지 않아.. 내 인생을 내 스스로 개척하는거야..\'
모 이런류의 말들에 취한 나의 약간의 겉멋이기도 할것이다.. 이런말들이 왠지모르게 나란사람을 멋지게 만들어주는것 같긴 하니 말이다...
하지만 가끔은 나도 나에게 아주 그럴싸한 운명이 정해져있기를 바랄때가 있다..
조금 더 솔직해보면.. 누군가에.. 어딘가에 의지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고싶고,
또 그렇게 살기위해 늘 노력하며 마음을 다잡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나에게도 정해져있는 근사한 무언가가 있기를 남몰래 꿈꿔본다... 아마 30대가 되면서부터 이런 생각은 처음시작되어 더 자주, 그리고 가끔은 아주 간절히 들기도 하는데 이런것을 보면
\'선택한다는것.. 결정한다는것..그리고 책임진다는것\'
나이가 들수록 지독하게 점점 더 힘들어지는일임은 분명한듯 싶다. 쉽게 선택하고 도전했던 20대의 내가 그리워지는 여름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