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이십대 초반
모든게 싱그럽던 어느 여름날
친구 둘과 나 아름다운 청춘에 목말라 있을쯤에
보경사라는 곳에 놀려 가기로 했었다
면 소재지에서 포항까지 버스를 타고
나와 종점에서 다시 보경사 버스를 갈아 타고
덜컹덩 거리면서 달리는 버스안에서
초행 길이지만 겁도 없이
단지 집을 벗을 났다는 자유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던 그날~~~~
초록으로 뒤덮인 산은 아름다웠고
별일 아닌것에 까르르 웃고 떠들면서
사람이 가는 길에 걍 따라 가 보았다
하얗게 부서지며 무지개를 그리며 떨어지던
폭포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노라~~
너무 지난 버린 시간에 그날이 기억은 멀어 졌지만
그렇게 놀다 지쳐 산에서 내려오다가
아픈 다리도 쉴겸 계곡으로 갔었다
흐르는 물에 셋이서 바지는 동동 걷어 부치고
서로에게 물을 튀기면서 정신 없이 놀고 있는데
발자욱소리에 놀라 쳐보니 아뿔사
머스마 셋이 우리쪽으로 오고 잇는게 아닌가
가슴은 콩닥콩닥
자들이 우리를 보고 오는건가 (속으로 은근히 기다렸음)
셋이서 서로 쳐다보면 무언에 말을 하고 있었다
근데 한 친구가 한다는 말이 만약 불상사가 일어나면 한명씩
책임 질수 있나 하는거라
보아하니 그리 큰 키도 아니고 곱상하게 생겼으리
싸워도 그렇게 힘이 딸리지 않겠다 싶었다(그래도 남자인데 참 겁은 없었다...ㅎㅎ)
그렇게 우리는 물에서 나와 바지도 내리고
그냥 조신하게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바위에
걸터 앉아 있었다
드디어 한 머스마가 우리곁으로 점점 가까워져 오고 있는 것이였다
잠시 망설이다가 한다는 말이 대학생이고 부산에서 캠핑 왔다면서
같이 놀자고 제안을 했다 마음이야 바로 오케이 했지만
그래도 여자란 살짝 튕겨야 하는게 정석.....ㅎㅎ
좀 생각 해보고 답을 줄께예~~
돌려 보내놓고 집에 가려면 지금쯤 내려가야 겨우
갈 수있는데 우짜노 하면서
서로를 쳐다보다 그래 이왕 놀려 나온거
차를 놓쳐다고 하고 한 친구 친척집에 잔걸로
거짓말 하기로 하고 우린 그렇게 모험을 시작했다
아무 준비 없이 간 우리는 살뜰히 챙겨온 머스마들에게
맛있는 저녁도 얻어 먹고 녹음기 틀고 디스코 막춤
우리들의 청춘을 불 태우고 있노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는데 어디선가 확성기 소리 빨리 하산 하라고
관리하는 아저씨들이 여기는 위험해서 야영 할수가 없단다.
아쉬움 마음으로 텐트를 걷고 짐을 싸니까
아저씨는 빨리 내려 가라고 하면서 딴곳으로 간 후
누군가 우리 내려 가지말고 바위뒤에 숨어 있자고 제안을 했다.
모두들 아쉬운 마음인지라 바로 의기투합해서 어짜피
어두워서 후레쉬 안켜고 조용히 있으면 바로 근처가 아니면
잘 알아볼 분위기는 아니였다
점점 관리인 확성기 소리도 멀어지고 조용 해져갔다
근데 웃기는건 우리만 그런게 아니였다
사방이 조용 해지니까 다 내려 간줄만 알았던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텐트를 치는 거였다 인생은 너무 순진하면
안된다는 것을 그날 좀 더 깨달았다
텐트 안에서 서로 파트너를 정해서 게임도 하고
아무튼 재미있게 놀았는데
놀때는 몰랐는데 밤이 점점 깊어가니까 난 불안하고 좀 무섭기도하구
근데 하나 둘 잠을 청하더니 자기 시작 했다
난 좀처럼 잠을 잘수가 없어서
밖에 나와 평평한 바위에 앉아 있으니까
김군(성이 김씨여서) 사실 내 파트너는 아니였다
지금 밝히는 말이지만 사실 여고 졸업한지 얼마 안되었기에
우리도 대구에 있는 대학에 다닌다고 뻥을 쳤다
나이가 우리와 동갑인지라 살짝 한 학년 내려서
그 날밤 별이 쏟아내릴듯 그렇 커보이고 아름다운 별은
두번 다시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밤새워 김군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참 마음이 잘 통하는 것 같았지만
대학생이라고 뻥을 쳤기에 난 자신을 많이 포장 햇었다
이튼날 아침을 해먹고 차를 타고 나오면서 그 덜커덩 거리는
버스안에서 비뚤삐뚤 하게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서 나에게
건네주었다 꼭 좀 연락 달라고.....ㅎㅎ
김군은 장남이고 00 대학 00과
지난 밤에 신상에 대해서 별로 묻지도 않았는데
나 한테 애기를 한것이 였다 자기는 전공 살려서
대학원도 꼭 가서 열심히 할까라면서 포부도 컸었다
난 열심히 하면 안될거 없다고 한 것 같앗다...ㅎㅎ
포항에서 김군 일행은 먼저 부산버스를 타고 가고
나중에 우리는 집으로 왔다
결국 난 한번도 편지도 전화도 하지 못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했던 거짓말에 실체가 두려워서...ㅎㅎ
한참 잊을만한 시기에 내 친구가 부산 친척집에 간다면서
전화번호 좀 줄란다 사실 그때 그 친구파트너였다
이 친구가 부산가서 전화를 했더니
바로 쫓아 왔더라면서 근데 왜 같이 안왔냐고
나에 대해 묻더라는 얘기를 해 주었다 (많이 실망 하더라면서)
별 생각없이 한 거짓말에 난 끝내 한번도 연락을 해 보지 못 했다
한번씩 동네와 이름은 아직 잊지않고 있다
그러나 너무 멀리 와버린 지금에야
아름다웠노라는 추억이 되어버린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