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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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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방의위기


BY 도영 2006-06-21

 

나는 남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반면

남편은 여자를 무척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남편은 틈만나면 나와 스킨쉽을 할라하고

나는 그럴때마다 \"왜그래에~~건들지마~~\"앙탈을 부린지 어언 24년..

그렇게 살다보니 가늘가늘했던 내 목소리가 언제부턴지 득음에 경지에 들어선거였다

두아들을 키우다보니 목소리가 트였는지 앙탈을 부리다가 트인건지

득음의 정확한 근원을 모르겠다

30대 시절...

지금도 그때 생각 하면 키득키득 웃음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몆가지 있다

그때나는 상식밖에 시집살이를 하다 분가를 했기에

그 휴유증이 오래갔다.

만사가 구찮구 내삶의  의욕이 없었던 시절에

혈기왕성한 30대 남편은 호시탐탐 나를 노리는거였다.

그럴때마다 재주껏 피해 나갔지만 긴 목마름에 그날만은 남편은 포기할 기색이 안보였다.

그래서 나는 묘안을 쨔내어 남편을 베란다로 유인하고

안에서 베란다 통 유리문을 잠갔던 일이 있었다

또..이런일도 있었다

남편을 피해서 애들방 침대에 끼어 자다가 새벽녂에 열 받은 남편

애들방 창문 너머 세탁기를 밟고서 들어오는 습격사건도 있었는데

새벽녂 창문을 넘어서는 남편이 강도인줄알고 놀란것도 잠시

남편임을 알고   애들 방에서

전광석화같은 동작으로 안방으로 들어와 탈칵 안방문을 잠궜던 일도 있었다

베란다로 유인해서 남편을 베란다에 가두질 않나

창문을 터넘는 남편을 따돌리지를 않나

남편은 약이오를때로 오른 며칠후 사건이 터졌다.

그날 남편을 거실에 쫓아내고  안방에서 침대를 차지하고 댓자로 누워 자는데

거실에서 와장창 그릇 내던지는 소리가 났다.

나도 놀랬고 당시 어렸던 두아들도 놀래서 거실로 나와보니

남편이 술한잔 꺽고서 씩씩 거리며 서있게 아닌가.

거실바닥에는 식기건조기가 나뒹굴어져 있었고

저녁 설것이한 꽃무늬 접시들의 반이 파편 조각이 되어있었다

게다 아침 쌀을 불려 놓은 이남박속에 쌀들이 거실바닥에 쫘악 ~깔린것을 보자

이효석에 메밀꽃 필무렵에서 읽었던

\"달빛에 비치는 메밀꽃이 ..소금?같더라 \"한부분이 떠오른것을 보면

내가 문학적 소질이 그때부터 약간은 있지 않았나 싶다.

그때 시계가 새벽 두시를 가르키고 있었는데

정말로 나는 어이가 없었다.

영문을 모르는 어린 두아들들은 분개하는 엄마 옆에서

\"아빠..그릇값 물어주고 엄마 한테 잘못했다해요.\"

아빠를 설득하는 웃어야할 헤프닝이 벌어진적도 있었다.ㅠㅠ

그럭저럭 살다보니 남편과 나는 타협을 하는 지혜도 생겨서

별 트러블 없이 적당선을 지켜오며 살아왔다.

그리고 요즘 에스트로겐 부족인지

부스럭 소리에도 잠이깨는 나의 약한 불면증 증세에

남편과 합의하에 각방을 쓴지 2년여.. 뜻하지않은 합방의 위기가 닥쳐왔다.

나는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 새 물건같은 중고품을 사서 쓰는데.

며칠전 화장품 냉장고를 저렴하게 구입했다.

그 화장품 냉장고가 어제 도착 하여서 안방 화장대에 척 올려놓고는

싱싱한 화장품을 쓴다는거에 흐믓하기 그지 없었다

남편은 어제저녁 비지니스? 술자리가 있던차라 늦게온다는 날이라

아무도 없는 거실 한복판..대나무 돗자리에  누워서

화장품 냉장고에서 꺼낸 시원한 콜라겐 시트지를 얼굴에 부쳤다

청량한 시원감을 느끼면서 며칠전 프랑스와 무승부를 했던

축구를 다시보니 그 시간만큼은  내기분이 천국? 시려웠다.

한번 술자리를 가지면 본전을 빼는 귀가하지 않은 남편을 위해

거실에 남편의 이부자리를 펴고 안방으로 들어와서 장을 청했다.

말등에서 요즘 혹사 당하는 나.. 너무 피곤해서그런지

잠이 쉽게 들리지를 않았다.

그런데다가 잠이 들만 하면 화장대 위에서 화장품 냉장고 팬 돌아가는 소리가

((윙윙))거리며 나의 수면에 방해는 하는거였다.

안그래도 창문밖 정화조 돌아가는 기계 소리도 윙윙 거리는데

양 사이드에서 윙윙 대니 잠을 잘수가 없었다.

급기야 나는 예쁘고 깜찍한 화장품 냉장고 손잡이를 잡고 거실로 나와보니

시계는 새벽 세시를 가르키고 남편은 아직도 음주문화 삼매경에 빠져서

귀가전이였다

하늘색 화장품 냉장고를 들고 적당한 자리를 찾던중 현관앞 목욕탕 앞에

명당 자리 같아 자리를 만들려고 이리저리 살피는데

전자키를 뿅뿅 누르며 들어오는 남편과 마주쳤다.

마누라가 잘줄알고 마음놓고 들어오는 남편앞에 그것도 세벽 세시란 시간에

머리는 삼발을 하고

손에는 하늘색 반들반들한 사각상자를 들고 있는 나를 보고는

남편이 흠짓 놀라는 표정이였다.

몆년전 술 마시고 속 섞인다고  남편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옴과 동시에

나는 커다란 파란 짐 가방을 들고 나가는척 한적이 있기에...당연히 남편은 놀랄수밖에.

\"진을빼고 놀았나 보네..어여자소.\"하고는 화장품 냉장고를

거실 콘셑트에 꼽아놓고 안방으로 들어와서 설친잠을 마져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남편은..도데체 소리에 근원지가 어디냐며 묻기에

꿀물에 얼음을 동동 띄운 유리잔을 내밀며

\"화장품 냉장고를 싸게 샀는데 소리가 약간 나네..앞으로 거실에 둘테니  그리아소\"

남편은 그 소리때문에 잠을 설쳤다며 안방으로 들여가든가 반품하라는게 아닌가.

안방에 다시 들여 놓으면  쪼매난 화장품 냉장고 소리에 잠을 설칠께 빤하고

삼분의일 가격에 산 새것같은 화장품 냉장고를 반품하자니 아까웠다.

그리하여 남편에게 그랬다

\"저 화장품 냉장고 싸게 산건데 아깝지..그럼 오늘부터 거실서 자지말고 안방에 들어와자소.\"

나의 파격적 말에 남편은 입이 바솔처첨 벌어지며

\"야아~~화장품 냉장고 때문에 안방으로 들어오란 말이군..조오치~~\"

남편은 룰룰랄랄 출근을 하고 잠버릇이 심한 남편하고 합방을 하느니

차라리 아깝지만 화장품 냉장고를 반품시키는게 나을것 같았다.

하여..바로 나는 반품 전화를 눌렀다.

젊은 새댁 한데 샀기에..반품 문자를 넣으니

젊은 새댁 남편이 전화가 왔다.

\"저기요..냉장고 제가 아내에게 선물한건데 화장품 냉장고의 특성상 약간의 소음은 납니다..\"

\"죄송합니다..소음 때문에 합방할 위기에 놓여있으니..환불 해주시와요 대신 제가 색조화장품 몆개 보내드릴께요~~\"

젊은 새댁 남편은 유쾌하게 웃고는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고 나는

안도의 숨을 고르고 있었다.

섹시녀?가 아닌 마누라를 데리고 사는 남편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흠..